“예절의 기본은 남을 배려하는 것부터 시작”

“‘한가위’ ‘한’은 으뜸, 크다는 의미에 ‘가위’는 놀이라는 뜻을 가진 1년 중 가장 큰 놀이명절 입니다. 가족화합과 예절을 가르치는 교육의 장으로 활용할 수 있습니다.”

예절전문가로 7년째 과천예원을 운영하면서 도시민들에게 전통예절을 가르치고 있는 김계숙 원장(52). 과천시는 과천예원을은 시청 내 시장관사를 예절을 가르치는 공간으로 활용할 정도로 예절문화에 알리기에 앞장서고 있다.

각 기관의 전통예절 강사로 활동하며 현대사회에 잊혀져 가는 전통예절을 알리는 김 원장으로부터 추석 명절 전통예법을 들어보았다.

“내용이 없는 형식은 없습니다. 예절의 기본은 남을 배려하는 것이며, 명절의 전통예법은  풍습을 지키는 것에서부터 시작합니다.”

부모가 명절 풍습자체를 지키지 않으면 자녀도 무의미한 것으로 여기게 돼 가정예절 부재의 현상으로 이어진다.

김 원장은 “사는 게 바쁜 때 미리 산소를 다녀오는 것이야 어쩔 수 없다지만 선산을 찾아보지도 않고 여행을 다니면서 자녀에게 예절을 가르칠 수는 없다”고 말했다.

‘전통예절’이라는 단어가 사용되면 어려워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가정에서부터 예절을 지키면 자연스러워 진다“는 김 원장은 “생활예절은 자연스럽게 익히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오랜만에 뵙는 친척 어른들께 높임말은 기본이지만, 핵가족화 된 가정에서 익숙하지 않아 수 하는 경우도 많다. 특히 말 하는 상대보다 윗 분을 두고 이야기할 때는 높임말이 뒤바뀌는 경우도 많다.

김 원장은 가장 많이 하는 실수로 ‘아버지가 그랬잖아요’라는 말을 꼽았다. 그럴 경우는 ‘〜께서’로 높이는 것이 옳다.

또 “‘밥’은 ‘먹다’와 ‘진지’는 ‘잡수다’와 일치해야 하는 것처럼 어휘를 선택할때 신경써야 한다”는 것이 김 원장의 조언이다.

한복에 대한 조언도 덧붙였다. “일반적으로 한복은 입는 절차도 있고, 몇 번이나 입을까 싶어 구입을 망설이는 사람이 많다“면서 ” 그렇지만 한복은 나를 존재하게 해준 조상께 예를 갖추고 찾아뵙기 위해 입는 의상이다”“고 말했다.

김 원장은 “명절날 만약에 한복을 준비하지 못했다면 제사, 세배 등 의식행사에는 정장을 입어야 하고, 의식행사가 아니라면 평상복이라도 정갈하게 해야한다”면서 “차례를 지낼 때 뿐 아니라 손님을 맞이할 때도 자신의 옷차림을 단정히 하고 정중히 맞는 것이 예의다”고 강조했다. 특히 김 원장은 여성들이 한복을 입을 때는 목걸이, 귀걸이 등 장식품을 자제하고, 장식품을 착용해야 할 때는 저고리보다 옅은 색을 착용할 것을 권했다. 또 구두보다는 다소 불편하더라도 고무신과 버선을 신어주는 것이 예의라고 말했다.

더불어 명절을 “삶의 터전에서 바쁘게 일하다 오랜만에 생긴 가족간의 시간, 없어진 풍속놀이를 자녀에게 가르치며 가족간의 화합도 다지는 시간으로 만들어볼 것”을 권했다.

“예전에는 여자들이 두편으로 나눠 길쌈놀이와 베짜기를 한달동안 하며 베를 적게 짠 집에서 음식을 대접하고 춤추고 즐겼다지만 현대사회에서는 즐기기 어려운 놀이다”고 말하는 김 원장은 “요즘 사람들이 상상하기 어려운 닭잡기 놀이도 제주도 지방에서는 전통명절 놀이”라고 소개했다.

올해 놀이로 김 원장은 벼슬길 올라가는 놀이인 ‘쟁경도 놀이’를 추천했다. 큰 종이에 벼슬 이름을 적어 펼치고, 쌍육이나 윷을 던져 나오는 숫자대로 말을 옮겨 높은 벼슬에 올라가는 놀이로서 요즘 주사위 놀이와 같은 것이다.

“음식을 차리고 차례를 지내면서도 이유를 모르는 경우가 있습니다. 조상께는 은혜의 보답을 후손에게는 윗사람을 찾는 예절를 가르치기 위한 것이 차례입니다.”

추석 차례음식은 다른 기제사와는 다르다고 말하는 김 원장은 “추석 차례상은 차례상에 송편과 토란탕이 올라가는 것이 특징”이라면서 “향긋한 송진 향이 혈액 순환을 돕고 산삼만큼 좋은 토란을 탕으로 올리는 것은 조상들이 건강을 생각해 만든 음식이다”고 소개했다. 또 “쌀로 만들면 다 송편인 줄 아는데 솔잎을 깔고 찌지 않는 것은 송편이 아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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