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희설 농촌진흥청 국립축산과학원 축산환경과장

꿈 하면 ‘똥 꿈’을 제일로 친다. 돈과 연결되기 때문이다. 돈(豚)-똥-돈(元)을 늘어놓고 보니 같은 한 몸이다. 꿈 해몽 중에 분뇨(똥과 오줌)에 대한 것을 보면 이렇게 해석되어진다. 꿈에 화장실을 청소하면 횡재할 운이요, 대소변이 몸을 더럽히면 재물을 얻게 될 징조이며, 자신이 변소에 빠졌다가 나오면 만사가 대길하고, 똥이 땅에 가득하면 사업이나 투자 등의 성공으로 인해 큰돈을 만지게 될 징조이라고 한다.

이처럼 똥 꿈은 재물 운과 직결된 길몽으로서 운수대통 하는 좋은 꿈으로 여겨진다. 그 이유는 어디에서 나온 것일까? 아주 먼 옛날 농경시대가 열린 이 후부터 재물은 땅에서 이루어졌고 수량 많고 값비싼 농산물 생산은 똥과 오줌 없이는 불가능했기 때문에 그것은 귀하고 귀한 것이었으며 꿈에서라도 보게 되길 바라는 간절한 마음의 표현이 아니었겠는가?

그러나 현대에는 가축분뇨가 환경을 보전하는 자원이고 자연순환농업의 핵심이라 부르짖어 봐야 얼굴만 찡그리는 상황이 되고 말았다. 왜 그랬을까? 국민소득 증가와 더불어 축산물 소비량이 증가하면서 농업분야에서 축산업의 비중이 점차 높아졌다. 그 결과 축산규모는 가축사육 형태도 집단화, 규모화로 전업화, 기업화가 됨으로써 분뇨발생량이 증대하게 되었다. 가축분뇨를 자원화보다 처리개념으로 인식, 그 결과 한계점에 도달하게 되었고, 일부 축산농가의 무관심으로 주변의 하천 및 강을 오염시키는 일이 빈번하게 일어났다. 이러한 상황변화로 언제부터인가 가축분뇨는 가치 있는 자원으로 대접받지 못하고 오히려 환경을 오염시키는 골치 아픈 것으로 인식 되어졌다.

일반 국민들은 가축을 사육하면서 주변 환경을 오염시키는 것에 대해서 과거처럼 그렇게 관대하지 않았다. 더욱이 주5일 근무제가 점차적으로 정착되어 가면서 삶의 질 향상을 추구하게 되었으며, 레저산업의 발달, 푸른 들과 맑은 시냇물, 그리고 산에서 야유회, 캠핑 등을 즐기고 있다. 오염된 물이 냇가에 흐른다면 즉각적으로 민원이 제기되고 있다. 따라서 환경을 보전하는 자연순환농업이 왜 필요한지, 무엇을 가져다 줄 것인가를 분명한 목적의식을 가지고 추구해야 한다.

가축분뇨는 땅심을 돋아주는 유기물의 자원이지만 화학비료 수요를 대체하지 못한 결과, 벼농사, 채소농사 등 에서는 화학비료의 편리성, 속효성, 성분균일성 등에 대한 장점으로, 작물재배에 화학비료 남용으로 땅 힘이 약해지고 생물체가 줄어드는 문제점이 있다는 것을 부인할 수는 없다. 자연순환농업이란 자연생태계의 연속적인 물질순환 기능을 활용하여 작물과 가축이 건강하게 자라게 함으로써 농축산물의 안전성과 품질을 높이고자 하는 것이다.

자원이 부족한 우리나라에서 농업생산 과정에서 나오는 부산물인 가축분뇨 퇴비와 액비(액체비료) 등 유기질 자원을 토양에 환원시켜 토양 환경을 건전하게 유지, 보전하면서 농업생산성을 확보해야 한다. 가축분뇨에는 비료성분과, 칼슘, 마그네슘 등의 다량 원소와 철, 아연 등의 미량 요소도 포함되어 있을 뿐만 아니라 화학비료를 절감할 수 있어 자연순환농업의 일등공신 역할을 할 수 있다. 퇴비와 액비에 함유된 유기물과 유용미생물이 토양유기물 함량을 높여 주고 토양 물리성을 개선하는 효과를 가져와 작물을 건강하게 자라게 하고, 토양 내 생물상을 다양하게 유지시켜 준다. 현재 연간 4천5백만 톤의 가축분뇨가 발생, 이것은 연간 질소비료로 24만3천 톤이 발생 자원화가 가능하다.

더욱이 한·미·EU FTA 체결에 따른 농업의 경쟁력 강화, 생산비 절감으로 거대한 파고를 헤쳐 나갈 수 있도록 새로운 아이디어, 새로운 방식, 새로운 것을 만들어가는 것이 더욱 필요하다. 우리 국민들에게 안전한 먹을거리를 생산 공급하고 환경과 생산성을 동시에 고려하는 지속가능한 자연순환농업의 비중이 더욱더 커지는 상황에 처해 있다. 그 대안이 가축분뇨를 이용한 자연순환농업 이다. 이에 맞추어서 가축분뇨의 환경 친화적인 자원화 촉진을 위해 농·축산업 현장에서 시급히 해결해야할 과제를 최우선적으로 수행하고, 연구결과를 다시 현장에 적용시킬 수 있는 현장중심의 연구를 농촌진흥청에서는 자연순환농업 연구사업단을 작년부터 발족하여 2011년까지 5년 계획으로 추진하고 있다.

지난 9월에는 저탄소 녹색성장을 견인하기 위한 축산 바이오가스 시설을 설치하여 가동 중에 있다. 자원의 재활용과 아울러 2012년 해양투기 금지에 대한 대비책 뿐만 아니라 온실가스 감축에도 무한한 기여를 할 것이다.

우리 모두는 가축분뇨를 오염원이 아니라 환경을 보전하는 자연순환농업으로서 2차, 3차 산업으로 옮겨 갈 수 있도록 경종농가나 소비자들의 의식을 함께 공유해야 할 것이다. 이제는 가축의 똥과 오줌, 이는 듣기만 하여도 기분 좋은 이름이 되고, 이것이 땅을 기름지게 하여 생명을 유지시키고 농촌을 살리는 자원으로 새롭게 자리 매김함으로써 그야말로 자연순환농업의 일등공신이 되고 있다. 이것이 바로 진정한 푸른농촌가꾸기 운동의 모습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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