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 경영부실·도덕적 해이 ‘질타’

 여·야 의원들은 농협중앙회는 5년간 909명이나 징계를 받았고 이 기간 982억의 농업정책자금을 결손처리 하는 한편 821억원 상당 골프장 보유 등 부실경영과 도덕적 해이가 만연돼 있다고 집중 질타했다. 국회 농림수산식품위원회가 지난 5일 국회 본관 5층 위원회 회의실에서 최원병 농협중앙회 회장을 비롯해 임직원들을 배석시킨 가운데 진행한 국정감사를 심층 진단했다.


사업구조개편 상관없이 농업인 지원돼야
한나라당 김성수 의원(경기 양주·동두천시)은 “현재 경제사업 부분에서 비수익사업으로 영농자재 가격인하, 농기계은행사업, 농협풀 주유소 사업, 쌀 수매 등에 수천억원의 자금과 예산지원을 통해 연간 농업인에게 약 7천270억원의 혜택을 주고 있다”면서 농업인 지원사업은 사업구조 개편과 상관없이 반드시 유지돼야 한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농협의 사업분리의 핵심은 신용사업 분리가 아니냐”면서 “신용사업만 먼저 분리하고 경제사업은 추후 충분히 검토하고 제반 여건이 갖춰졌을 때 추진하는 것이 맞다”고 역설했다.

 쌀 대란속 주말마다 ‘골프’
민주당 김우남 의원(제주시 을)은 “농협중앙회 및 자회사가 857억원의 골프회원권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져 큰 충격을 주고 있다”면서 “회장은 골프장 출입기록과 사용목적에 대한 구체적인 자료들을 즉시 제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농협 자회사들 마저 300억원에 이르는 골프회원권을 보유하고 있고 남해화학과 농협사료는 각각 24억원, 44억원 어치의 골프장회원권을 취득하고 있다”면서 이를 즉각 처분하고 농자재 가격안정 등 조합원 환원사업에 재투입함으로써 농민의 아픔을 함께하는 농협으로 거듭 태어나야 한다고 주장했다.

민주당 김영록 의원(전남 해남·완도·진도군) 또한 “농협중앙회 및 자회사의 경우 90개 회원권이 매주말마다 활용된 것으로 밝혀졌다”면서 쌀 값하락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농업인들을 절망케 하는 충격이다고 성토했다.

대출이자 여전히 높아
한나라당 김학용 의원(경기 안성시)은 “올해 8월까지 일반은행의 공공부문 가중평균 대출금리가 4.73%인데 농협 농업경제사업에 대한 신용사업의 대출금리는 5.6%”라면서 “이는 농협의 공공부문 평균대출금리 4.36% 보다 높을 뿐만 아니라 농협의 기업 평균대출금리 5.31% 보다 높다”고 지적했다. 따라서 김 의원은 “농업경제사업에 대한 신용사업의 대출금리가 최소한 공공부문 평균대출 이자율은 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나로마트, 농산물보다 공산품 더 많아
한나라당 신성범 의원(경남 산청·함양·거창군)은 “2004년부터 2008년까지 하나로마트 상위 100개 품목 중 농수산품(1차 상품)은 2004년, 2005년 49개 품목, 2006년부터 2008년은 51개 품목에 불과하다”면서 “2004년과 2005년 2차 상품 매출액 대비 1차 상품 매출액은 각각 96%와 98%이다”고 지적했다. 2차 상품의 세부 품목도 생활필수품이 주가 되기보다는 주류와 담배, 가전제품, 가구 등의 매출이 상위를 차지하고 있다는 신 의원은 하나로마트에서 판매되는 물품구성이 이렇다면 본래의 목적을 상실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쌀 판매 독려 쌀값 하락 부채질
민주당 조배숙 의원(전북 익산 을)은 “농협이 일찌감치 쌀 재고를 우려해 전사적으로 쌀 판매를 독려하는 가운데 일부 조합들의 무리한 판매로 쌀값을 떨어뜨리는 문제가 있었다”면서 “농협이 오히려 쌀값 폭락에 일조했다”고 질타했다. 지금 쌀이 조금 남는 다고 생산기반을 줄이는 것은 절대 있을 수 없다면서 쌀 소비진작을 위해 농협은 힘을 기울려야 한다고 촉구했다.

 쌀 조기관세화 조기에 결과 도출돼야
한나라당 여상규 의원(경남 남해·하동군)은 “쌀값 하락 이유는 지난해의 대풍작, 계속되는 쌀 소비감소, 대북지원 중단(연간 40~50만톤), 의무수입물량(MMA)의 지속적인 증가 등 수급불안 요소가 중첩돼 나타나고 있다”면서 “쌀 조기관세화를 본격 논의해야 할 시기”라고 말했다. 여 의원은 “현재 주요 농업인단체들이 신중론을 견지하며 아직 논의할 단계가 아니라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면서 “농협중앙회가 농업인들의 여론수렴을 위해 적극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무분별한 해외투자 손실입고 자체감사도 안해
민노당 강기갑 의원(경남 사천시)은 “농협중앙회의 2008~2009년 6월 해외투자 손실 -2천652억원, 상호금융특별회계 2008년 운용수익적자 -1천777억원, 부동산 PF부실(2008년) -2천228억원 등의 적자를 기록하면서도 위험투자에 대한 관리체계조차 갖추지 않고 무분별한 해외투자 등으로 신용사업의 부실을 자초했다”고 성토했다. 강 의원은 “이미 지난해 수천억원에 달하는 손실을 입었음에도 불구하고 사업손실에 대한 자체감사는커녕 징계조차 하지 않았다”면서 원인을 규명하고 책임자에 대해 제재가 있어야 했다고 성토했다.

이와함께 강 의원은 “신용사업에 자본금을 몰아주고 협동조합 방식이 아닌 지주회사 방식으로 분리하는 가 하면 품목별·축종별 연합회 활성화 고민없이 농업경제와 축산경제 통합 운운하는 중앙회의 신경분리방안은 심각한 문제가 있다”면서 농협개혁에 거꾸로 가는 신경분리방안 철회를 촉구했다.

1천억 정책자금 결손처리
한나라당 정해걸 의원(경북 군위·의성·청송군)은 “농협은 농업종합자금, 농축산경영자금, 농어촌구조개선자금, 농촌환경개선자금 등 각종 농업정책자금을 운용하고 있으면서 2005년부터 5년간 결손처리금액이 982억원에 달할 뿐만 아니라 정책자금 연체금액도 지난해 6천557억원, 올해 8월까지만 6천566억원에 달한다”고 지적했다.
또한 “부당 또는 규정에 위반된 대출금 규모도 2005년 62억원, 2006년 75억원, 2007년 47억원, 2008년 68억원, 올해 8월까지 35억원 등 총 287억원에 달한다”는 정 의원은 “부도·사업포기로 인한 경우가 가장 많았고 사업지침 위반, 용도유용, 무자격대출, 허위자료 제출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정 의원은 특히 “1천억 가까이 되는 정책자금이 결손처리된 것은 큰 충격이다”면서 향후 농업정책자금 대출심사시 부당·위규 대출금을 사전 차단하고 연체관리를 강화해 결손규모를 감소시켜나가야 한다“고 질타했다.

농업용 무인헬기 기량미숙사고 95% 이상
한나라당 조진래 의원(경남 의령·함안·합천군)은 “보급된 농업용 무인헬기 75대중 2분의 3인 50대가 사고가 났다”면서 “조종사 부주의, 기량미숙에 의한 사고가 95% 이상이다”고 지적했다. 조 의원은 “무인헬기 보급은 필요한 사업이지만 잦은 사고에 대해 대책, 과도한 비용 문제 등이 해결되지 않으면 500대 보급계획 사업은 문제가 있다”면서 “농협은 조종사 안전교육 및 안전체계 확립을 위해 농식품부와 농진청에 협조를 요청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또한 “2007년 9건, 2008년 10건, 2009년 7월까지 11건으로 하나로마트 등에서 원산지 표시위반이 적발되고 있다”는 그는 2007년 이후 농협의 허위표시로 인한 위반이 증가해 문제가 심각하다고 지적했다. 조 의원은 특히 조합장 선거관리 위탁 5년 동안 748건의 법위반이 적발됐다면서 조합장 선거운동 방식이 개선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자회사 순이익에 맞먹는 업무추진비 사용
한나라당 황영철 의원(강원 홍천·횡성군)은 “농협물류의 업무추진비는 2008년 1억6천400만원으로 전년도 7천800만원에 비해 8천600만원이 늘어난 108.8%의 증가율을 나타냈고 영일케미컬은 같은 기간 순이익이 10억2천900만원인데 업무추진비가 10억2천800만원으로 한 해 순이익에 맞먹는 업무추진비를 사용했다”고 지적했다. 농협경제연구소도 순이익의  47.3%, NH한삼인은 26.3%에 해당하는 금액은 업무추진비로 사용하는 등 방만한 경영을 했다고 질타했다.

 군납 핑계로 쇠고기 수입, 약속위반
선진당 류근찬 의원(충남 보령시·서천군)은 “농협이 지난해 국감에서 쇠고기 수입을 중단하겠다고 약속했음에도 올해 4월부터 군납을 이유로 쇠고기수입을 재개한 것은 약속위반이자 대국민사기극과 다름없다”며 강력 질책했다. “농협이 쇠고기 수입주체를 과거 ‘NH무역’에서 올해부터 ‘인천가공사업’로 변경한 것은 눈속임을 위해 간판을 바꿔달고 본질은 농협이 쇠고기 수입을 하고 있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137억원 공금회령 경징계
한나라당 이계진 의원(강원 원주)은 “농협중앙회에서 최근 3년간 35명이 약 137억원의 공금을 횡령했으나 형사고발된 사람은 전체의 23%인 8명에 불과하고 나머지는 대부분 정직, 감봉, 견책 등 가벼운 내부징계에 그쳤다”고 지적했다. 공금횡령 수법은 친인척이나 고객명의로 허위 서류를 작성해 돈을 빼돌리거나 고객 정보를 이용해 계좌를 만들어 횡령하는 등 다양하다고 이 의원은 덧붙였다. 특히 농협 RPC에서 규정을 어기고 수분이 많은 상태로 벼를 도정해서 쌀 무게를 속이는 수법으로 수업원 어치의 쌀을 횡령하거나 쌀판매대금을 횡령하는 사건이 계속 벌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양도성예금증서 716억원 부당발행
한나라당 강석호 의원(경북 영양·영덕·봉화·울진군)은 “농협중앙회 58개 영업점에서 발생한 양도성예금증서 91건 716억원을 만기일 전에 부당하게 발생이 최소돼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조치의뢰를 받았고 개인고객부는 24개 영업점이 발행 취소한 양도성예금증서 중 27건에 661억원을 정당한 사유없이 정기예금 기산일 거래로 승인한 규정과 타은행에서는 도저히 일어날 수 없는 문제가 농협중앙회에서 왜 처리됐냐”고 지 지적했다. 따라서 강 의원은 “농협중앙회가 금융사업에 있어 수익을 위해 불법적 관행적 업무행태가 있는 것 같다”면서 규정에 맞게 업무가 정상적으로 진행되도록 교육을 철저히 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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