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플루 확산에 대한 위기감이 커지면서 백화점의 내복 판매량이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감기만 걸려도 ‘혹시 신종플루’라는 걱정이 퍼지자 애초에 감기를 예방해야겠다는 소비자들의 심리가 강해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특히 부모님을 위한 효도 선물로 내복이 인기를 끌면서 그동안 자취를 감췄던 ‘빨간 내복’의 판매 신장률이 최근 ‘패션 내복’을 압도하고 있다.

롯데백화점은 지난달 19일부터 이달 5일까지 전국 모든 점포의 내복 판매량을 조사한 결과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매출이 44% 늘었다고 8일 밝혔다. 이 중 50대 이상을 대상으로 한 빨간 내복이 전체 내복 판매량 중 60%를 차지했다. 빨간 내복은 지난해까지만 해도 전체 내복 판매의 39% 수준에 그쳤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젊은층이 ‘신종 플루 대비용’으로 부모님 내복을 사기 시작하면서 오히려 빨간 내복 판매량이 늘고 있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실제 조사 기간 동안 20, 30대 젊은층의 내복 구매 비중은 지난해 33%에서 올해 38%로 올랐다.

이런 추세에 따라 내복 생산업체들도 적극적으로 빨간 내복 생산하고 있다. 비너스, 비비안, 와코루 등 주요 내복 생산회사들은 11월부터 빨간색 내복 품목을 70~90%씩 늘려 백화점에 납품하고 있다.

빨간색 내복은 복(福)을 불러온다는 속설과 함께 시각적으로 따뜻해 보여 50대 이상 계층에 인기가 많으며 젊은층에게는 디자인이 강화되어 두껍지 않으면서 겉옷을 입어도 티가 안 나고 브이넥, 후끈후끈 열이 나는 기능성 내복, 얇은 천이 몸에 밀착되도록 만들어진 ‘보디핏 내복’, 피부자극을 줄이는 친환경 내복, 알록달록한 색깔에 화려한 꽃무늬내복까지 옷 밖으로 보이지 않으면서도 따뜻한 실용성이 뛰어난 디자인이 다양하다.

내복 하나면, 건강은 물론 지구도 지켜줄 수 있다는 사실. 내복을 입으면 체감온도가 3~5도 정도 상승하는 보온효과가 있다. 온 국민이 내복을 입고 실내 온도를 3도씩 낮추면 겨울철 난방 에너지 소비량을 20% 가량 줄일 수 있고, 에너지의 97%를 수입에 의존하는 우리나라에서 실내온도를 1도 내리면 연간 약 700억원의 에너지 수입비용을 절약할 수 있다.

내복을 입어 에너지 소비가 20% 감소된다면 연간 약 2,400만톤의 이산화탄소 배출을 줄일 수 있다. 이야말로 건강도 지키고 비용도 줄이고 지구도 살리는 일석삼조의 효과가 아닐까..

그래서 최근 한창 이슈가 되는 탄소를 줄이는 그린스타트 캠페인 중 ‘온溫맵시 내복입기’가 포함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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