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용 철 한국농촌지도자중앙연합회 대외협력 부회장

사단법인 한국농촌지도자중앙연합회 역사는 여러 회원들이 알고 있듯이 1947년 4-H구락부 ‘성인자원지도자’로 농촌운동에 참여하기 시작하면서 태동됐다.

초근목피로 연명을 해가며 어렵게 살아왔던 시절, 농민들이 먹고 살아가기 위한 농업생산의 획기적 변화가 요구되면서 당시 앞서가는 젊은 사람들끼리 정보를 나누고 농촌현장에서 실제 실습을 거듭하는 과정을 경험해 만든 소수단체가 오늘날 지도자중앙회로 성장해 온 것이다. 1970년 2월14일 사단법인 ‘전국농촌자원지도자중앙회’로 명칭이 개정되고 조직정보와 농업기술의 상호교류를 목적으로 한 농업인신문이 그해 5월13일 창간되는 등 발전의 기틀이 마련되었다.

우리 농촌지도자회가 전국적으로 뿌리를 내리면서 사단법인 ‘새마을영농기술자중앙회’라는 정치적 목적의 명칭변경을 강요받기도 하는 등 우여곡절을 겪었음은 그만큼 지도자회가 농촌발전의 중추적 역할을 해왔기 때문일 것이다.

1999년 2월27일 현재의 사단법인 ‘한국농촌지도자중앙연합회’로 명칭이 개칭되면서 여성농업인의 권익신장은 물론, 여성농업인의 동참을 유도하기 위해 2005년 11월14일 ‘여성농업인신문’이 창간되기에 이르렀다. 2006년 10월16일 잘못된 농업정책을 비판하고 미래농업이 나아갈 길을 제시하기 위한 이론적 근거를 마련키 위한 ‘정책연구소’가 설립돼 명실 공히 한국농민단체의 맏형으로서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전국농민연합의 상임대표라는 중책을 본회중앙연합회장이 2회 연속 맡게 된 것도 그만큼 지도자중앙회의 위상이 높았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라고 필자는 말하고 싶다.

물론 그 밑바탕은 10만 회원의 적극적인 노력, 196개 시군회장님들을 비롯한 16개 시도회장님들의 미래의 행복한 농촌을 이루겠다는 비전을 위해 합심 단결한 결과고, 한국농업을 지키기 위한 대들보로서의 역할이 맺은 노력의 열매란 것은 의심의 여지가 없을 것이다.

2008년 초 농촌진흥청 폐지라는 MB신정부의 칼날 앞에 차라리 우리 농민의 목을 베라고 온몸으로 영하의 칼바람에 맞섰던 것은 어려운 농업·농촌을 살리는 길은 공익기관으로서의 진흥청이 존재해야만 한다는 신념이 있었기에 가능했고, 결국 이런 끈질긴 천막농성 같은 노력으로 정치권의 공감대를 이끌어 낼 수 있었던 것이다.

1993년 UR(우루과이 라운드)파동으로 촉발된 한국농업의 위기는 WTO(세계무역기구)와 DDA(도하개발 어젠다)로 그 위기감이 증폭되고, 급기야는 선진제국들과의 FTA(자유무역협정)추진으로 대한민국을 FTA천국으로 만들고 말았다. 농민들은 농사를 지으면 질수록 빚만 늘어 과연 농사를 질것인가, 말 것인가의 기로에서 깊은 한숨만 쉬게 된 것이 오늘 한국농업의 현실이다.

한해 피땀 흘려 수확한 쌀값은 생산비 이하로 떨어지고 있는데도 정부는 일시적이고 즉흥적인 면피행정으로 일관해 주저앉은 쌀값이 일어설 줄 모르는 기립불능으로 만들고는 농민단체들의 목소리는 외면하고 있으니 기가 막힐 노릇이다.

일전 여의도의 매서운 겨울바람 속에서도 3만여 명의 농민들이 모여 쌀값대책과 농협개혁을 위한 대규모 농민대회를 열 수밖에 없었던 것도 귀 막고 있는 정부에 대한 피맺힌 절규였음을 알아야 할 것이다.
왜곡된 농정을 바로잡기 위한 농민단체들의 노력은 때로는 단체별 이해관계로 불협화음을 빚기도 하지만, 종당에 농민단체들이 추구해야 할 목표는 올바른 농정으로 대한민국의 농민들이 다 함께 잘 살자는데 있다.

농촌지도자중앙연합회를 비롯한 한국농업경영인회와 전국농민회총연맹 등이 이를 위해 자체 신문을 발간하고 있음은 주지의 사실이다. 이는 미약한 힘이나마 한국농업의 현실을 올바른 방향으로 이끌어나가기 위한 자구책이고, 정부정책을 비판하는 통로로서의 역할을 수행하기 위한 방편이다. 전문지로서의 위상의 한계와 한정된 독자라는 굴레에도 불구하고 지속적으로 신문이 발간되고 있는 것은 오로지 농업현장에서 땀 흘리는 독자들의 애정과 지도편달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다.

농업인신문이 1970년 창간된 이래 내년이면 40주년을 맞이하게 된다. 사람이 나이 40이면 불혹의 경지에 달해 스스로 자기 얼굴을 책임진다고 한다.

신문도 이처럼 끊임없는 자기 성찰과 반성으로 흔들림 없는 본연의 얼굴을 만들어야 할 책임이 있고, 이를 위해서는 지도자회원으로서의 본연의 역할은 물론 농업인신문 독자로서의 역할도 중요한다고 생각한다. 기초가 되는 읍면동연합회로부터 회원가입을 독려하고 선후배회원들 간의 긴밀한 협조와 노력이 병행될 때 농업인신문의 위상은 제고되고, 지도자의 위상도 올라갈 것이다.
좋은 생각이 좋은 행동을 낳듯 신문에 대한 무궁한 애정이 좋은 신문을 만드는 힘이다.

전국의 지도자회원들이 맏형으로서 긍지와 책임감을 갖고 합심하는 일에 선후배가 따로 있을 수 없다. 잘못된 일은 꾸짖어 개선하고 잘한 일은 칭찬하면서 어려운 농업·농촌을 회생시키는 일이야말로 지도자회원들을 비롯한 연합회관련 임직원들이 해야 할 본연의 역할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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