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촌정착의 가장 큰 문제점이 자녀들의 교육환경에 있다는 것을 누구나 알고 있다.

농림부의 용역을 받아 ‘육아정책개발센터(소장 이옥)’가 발표한 ‘농어촌지역 소규모 보육시설 확충 및 운영방안’에 의하면 농촌어린이가 여성농업인센터에서 운영하는 보육시설까지 이동하는 시간이 평균 44분36초로 나타났고, 왕복시간으로 따지면 1시간30분에 달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더욱이 보육시설 이용 아동 중 17%는 왕복 2시간 이상 차를 타고 다니는 것으로 조사됐으며 심지어 왕복 4시간 이상 차를 타고 다니는 아이도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현실적으로 1면 1보육시설의 유토피아적 운영을 하려면 막대한 재정이 필요하겠지만 현재 보육시설이 관할하는 면적이 보통 두세 개 면, 어떤 지역은 무려 11개 면 지역까지 광범위하게 운영된다는 사실은 어찌 보면 생색내기 위한 전시행정에 머물러 있기 때문일 것이다. 도대체 어린아이의 체력으로 왕복 2시간 이상 차를 태워 보육이라는 미명으로 이동시킨다면 보육의 진정한 의미는 사라지고 그저 행정에 의한 요식행위에 불과한 결과만 있을 뿐이다.

어린이들을 제대로 돌보지 못하는 사회는 발전 가능성이 없는 사회다. 화려한 구호로 포장된 농촌살리기운동은 언어의 유희일 뿐이다. 나무가 온전히 자리 잡아 거목이 되기 위해서는 그 뿌리가 튼실해야만 한다. 어린이는 사회를 구성할 원초적 뿌리다.

지금처럼 농촌사회가 대내외적인 어려움에 직면한 때가 없다. 그나마 농촌지역에도 사람이 살아가는 온기가 있으려면 뿌리를 내리기 위한 특단의 정책이 도입돼야만 한다. 그렇지 못하면 농촌은 흉물스런 폐가만이 나뒹구는 황무지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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