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돌 ‘키사라기 미키짱’이 죽은 지 1주년 되는 날, 이에모토(오구리 순)를 비롯한 5명의 팬은 한 장소에 모여 그녀를 추모한다. 이들은 키사라기의 화보와 생전 기사 등을 보며 즐거운 한때를 보내지만 오다 유지(유스케 산타마리아)가 키사라기가 타살됐을 수도 있다는 폭탄선언을 하면서 분위기는 일순 험악해진다.
‘키사라기 미키짱’(2007)은 상당히 연극적인 영화다. 영화는 마치 연극무대를 스크린으로 옮겨놓은 듯하다. 하루 동안 한 장소에서 하나의 사건만 발생하며 등장인물도 7명에 불과하다. 각본가인 고자와 료타는 원래 연극용이었던 각본을 사토 유이치 감독과 함께 영화용 시나리오로 수정했다고 한다.
영화는 팬에 불과한 줄 알았던 이에모토를 비롯한 5명의 키사라기 마니아들이 어떤 식으로든 키사라기와 관련이 있다는 사실을 하나씩 풀어나간다. 그 관계망의 퍼즐을 맞추다 보면 키사라기의 비밀에 닿을 수 있다.
잠깐 다른 생각을 하면 이야기의 흐름을 놓칠 정도로 대사가 많고, 사건 전개도 빠르다. 눈에 띄는 호화로운 볼거리는 없지만, 배우들의 연기를 보는 즐거움은 있다. 특히 ‘딸기소녀’ 이치고무스메 역을 연기한 일본의 중견배우 가가와 테루유키의 코믹한 표정연기가 일품이다.
이에모토 등이 키사라기가 부르는 노래에 맞춰 춤추는 장면은 잠깐 울컥하게 할 정도로 인간적인 온기가 느껴진다. 영화 ‘심슨즈’(2005)를 연출한 사토 감독이 메가폰을 들었다.
지난 2008년 제31회 일본영화아카데미에서 최우수작품상을 받았으며 제9회 전주국제영화제(2008)에서도 소개됐다. 상영시간은 108분이다. 2월11일 개봉. 관람등급 미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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