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도사’ 강대인은 누구…‘친환경농법의 대부’

전남 고흥군 팔영산에서 숨진 채 발견된 전남 친환경농업인연합회장 강대인씨(59). 평생을 벼와 함께 해 온 그의 별명은 ‘쌀도사’.

강씨가 쌀농사를 시작한 것은 순천농림고등전문학교(현 순천대) 졸업을 앞둔 1974년부터다.

선친이 농약 중독 후유증으로 사망한 뒤 화학비료와 농약의 과다 살포가 인간과 자연에 얼마나 해로운지 통감한 강씨는 4년여 뒤 ‘정농회’에 가입하면서 땅을 살리고 자연을 소생시키기 위한 유기농 실천을 다짐한다.

‘화학비료를 쓰지 않겠다’는 신념 하나로 살아온 그가 택한 농법은 조선시대 실학자 홍만선이 창안한 ‘생명동태적 농법’.

우주의 원리를 이용한 방식으로 논에서 자라는 벼가 땅의 음기와 하늘의 양기를 조화롭게 받아들여 자라도록 하는 방식이다.

주변의 의심스런 시선을 뒤로 한 채 그의 의지는 끊임없는 노력과 연구로 이어졌고, 이는 국내 최초 벼 부문 유기재배 인증 획득을 비롯, 농업인 대상, 석탑산업훈장, 자랑스런 전남인상, 친환경농업대상 생산자 부문 최우수상 수상 등의 결실로 나타났다.

산야초를 썩혀 해충을 죽이고 목초액 원액을 물에 섞어 농약 대신 벼에 뿌리는가 하면 쌀겨를 논에 뿌려 잡초를 방지하는 그의 고집스런 농사 방식이 세상의 인정을 받기 시작한 것이다.

‘쌀도사’ 강씨는 여기서 만족하지 않고 친환경 농법에서 한발짝 더 나아간 기능미 생산으로 한국 농업에 희망을 던져주었다.

국내 최초로 재배에 성공한 녹미(청량미), 적미, 흑향미 등이 바로 그것이다. 기능쌀은 전국의 소비자들에게 입소문을 타면서 일반 쌀보다 두 배 이상의 가격에 팔려나가고 있다.

보성군 벌교읍 마동리에서 태동한 그의 결실은 강의와 현장학습, 지난해 준공한 교육관을 통해 전국의 농가에 퍼져 나가는 등 우리나라 친환경 농업의 발전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

보성군 농업기술센터 관계자는 “고인이 된 강씨는 농업과 지역 발전을 위해 평생을 바친 분이다”며 “그의 노력과 결실은 위기에 처한 우리 농업의 활로 개척에 큰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강씨의 농법은 부인 전양순씨와 처녀 귀농인으로 잘 알려진 딸 선아씨가 이어갈 계획이다.

한편 강씨는 88일째 단식수련을 이어가던 지난 30일 고흥군 영남면 팔영산 토굴에서 기도하는 자세로 쓰러져 숨진 채 발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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