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 가족이 모이는 설 명절은 장롱 속에 묵혀두었던 한복이 오랜만에 빛을 발하는 날이기도 하다. 하지만 한복은 1년에 한 두 번 정도 꺼내입는 옷이다보니 막상 명절 당일 제대로 입는 법을 몰라 허둥대기 일쑤다. 민족의 명절 설을 맞아 우아하고 고풍스러운 우리 전통 한복을 멋스럽게 입는 법을 알아두면 요긴하다.

◇여자 한복 입는 법= 한복을 맵시나게 입기 위해 가장 중요한 점은 속옷을 잘 갖춰 입는 것이다. 여자의 경우 속바지를 먼저 입고 브래지어로 가슴을 고정시켜준다. 그 다음에 속치마를 입고 버선을 신는데 속치마는 겉치마보다 2~3cm 짧게 입는다. 원래 버선은 버선코가 안쪽으로 향하게 신도록 되어있지만 요즘엔 버선 자체가 방향에 상관없이 제작되므로 발 사이즈에만 맞추어도 된다.

다음은 겉치마를 입을 순서. 어깨끈에 양팔을 넣고 치마끈으로 가슴 부분을 둘러 매듭으로 고정시켜주면 된다. 이때 겉자락을 왼손으로 잡을 수 있는 방향, 즉 본인의 오른쪽 치마가 겉자락으로 오면 올바르게 입는 법이다. 치마끈의 매듭은 보통 중앙에 위치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것은 고름 부분의 모양을 울퉁불퉁하게 하므로 팔의 움직임을 방해하지 않는 범위에서 한쪽을 정해주도록 한다. 치마끈 자락이 저고리 밑으로 보이지 않도록 둘러진 치마끈에 한두 번 돌려준다. 치마가 겹치는 폭은 뒤에서 보았을 때 한 뼘 정도가 적당하다. 속저고리도 있지만 요즘에는 생략하는 경우가 많다. 마지막으로 저고리를 입고 고름을 맨 후 옷매무새를 정리해주면 완성이다.

◇남자 한복 입는 법= 남자의 경우 바지를 먼저 입는다. 앞 중심에서 왼쪽으로 주름이 가도록 접어 허리둘레를 조절하고 허리띠를 묶는다. 입은 사람의 오른쪽 방향으로 접힌 부분을 넘기면 방향이 맞다. 최근에는 허리띠를 바지에 붙여 디자인한 경우가 많아 편리하게 입을 수 있다. 저고리를 입을 때는 안쪽의 띠를 묶어주고 고름을 매면 된다. 버선을 신은 후 대님을 매는데 대님 대신 매듭 단추로 디자인된 경우는 단추를 잠그면 된다. 다음으로 조끼, 마고자, 두루마기를 차례대로 입으면 된다.

◇저고리 매는 법= 먼저 고름을 반듯하게 펴서 양손으로 잡은 후 긴 고름은 아래로, 짧은 고름은 위로 가게끔 ‘X자형’으로 잡는다. 위의 짧은 고름은 안쪽으로 집어넣어 잡아 빼고 위의 짧은 고름을 돌려 감는다. 돌려감은 짧은 고름 사이로 긴 고름을 넣어 고를 만든다. 팽팽하게 잡아당겨 고가 매듭의 1.5배 정도 되도록 만들어 준다. 끝으로 고름 매무새를 잘 정리한 다음 끝자락 두 고름을 가지런히 밑으로 늘어뜨리며 고름의 길이는 맸을 때 무릎 바로 밑까지 내려오도록 한다.

 ◇대님 매는 법= 안쪽 복사뼈에 바지의 사폭 시접선이 닿게 한다. 발목을 감싸듯 바짓부리를 바깥쪽 복사뼈에 접은 선이 닿도록 한다. 그 다음에 대님을 대고 두 번 돌려서 안쪽 복사뼈에서 한 번 묶는다. 매듭을 리본 모양으로 묶되 발목 안쪽에 오도록 하고 매듭 모양이 매끈하도록 다듬은 후 바지모양을 매만져 마무리한다.

세배하는 법 제대로 알고 계십니까?
우리 민족이 언제부터 세배를 했는지 남아 있는 기록은 없다. 다만, 약 400년 전 사계 김장생의 ‘사계전서’에 제시된 배례법을 전통으로 따르고 있다. 세배는 아침 차례를 지낸 후 하는 게 정석이다. 절을 받는 어른이 앉는 자리를 북쪽으로 보고 동서남북 네 방위를 정한다. 실제 북쪽이 어디냐는 중요치 않다. 아버지와 어머니 등 남녀 어른이 자리를 같이할 때는 동쪽에 남자 어른, 서쪽에 여자 어른이 앉는다. 절을 하는 사람도 마찬가지다. 남자가 동쪽, 여자가 서쪽에 선다. 이는 음양의 이치를 따른 것으로, 동쪽은 양을, 서쪽은 음을 상징하기 때문이다.

가족이 모여 세배할 경우 먼저 내외가 절하는것이다. 첫째아들 부부부터 어른 앞에서 부부간 절을 하고 어른에게 세배를 드린다. 부모에게 인사를 다 한 후에는 형제자매 간에 평절로 인사하고, 부모 옆에 앉아 아들딸의 세배를 받는다.

◇남자 큰절 하는 법
= 우선 바른 자세로 서서 두 손을 앞으로 모아 잡는다. 모은 두 손을 바닥에 짚으며 왼쪽 무릎을 먼저 꿇는다. 오른쪽 무릎을 왼 무릎과 가지런히 꿇고 왼발이 앞이 되게 발등을 포개며 뒤꿈치를 벌리고 엉덩이를 내려 깊이 앉는다. 팔꿈치를 바닥에 붙이며 이마를 양손의 손등에 댄다. 이때 엉덩이가 들리면 안 된다. 잠시 머물러 있다가 머리를 들며 팔꿈치를 바닥에서 뗀다. 오른쪽 무릎을 먼저 세우고 모은 두 손을 바닥에서 떼어 세운 오른쪽 무릎 위에 얹는다. 오른쪽 무릎에 힘을 주며 일어나서 왼쪽 발을 오른쪽 발과 가지런히 모은다. 남자의 평절도 큰절하는 법과 같다.

◇여자 큰절 하는 법
= 모은 두 손을 어깨 높이로 수평이 되게 올린다. 고개를 숙여 이마를 양 손등에 붙이되 엄지 안쪽으로 바닥을 볼 수 있게 한다. 왼쪽 무릎을 먼저 꿇고 오른쪽 무릎과 왼 무릎을 가지런히 꿇는다. 오른발이 아래로 오도록 발등을 포개며 뒤꿈치를 벌리고 엉덩이를 내려 깊이 앉는다. 윗몸을 45도쯤 앞으로 굽히며 이때 손등이 이마에서 떨어지지 않도록 한다. 잠시 머물러 있다가 윗몸을 일으키고 오른쪽 무릎을 먼저 세운다. 일어나면서 왼쪽 발을 오른 발과 가지런히 모은다. 수평으로 올렸던 손을 원위치로 내리며 고개를 반듯하게 세운다.

◇여자 평절 하는 법= 바른 자세로 서서 두 손을 앞으로 모은다. 오른쪽 무릎을 세우고 왼쪽 무릎을 꿇으며 조용히 앉는다. 두 손을 양 옆으로 해 손끝을 바닥에 짚는다. 머리를 숙이지 않고 상체를 25도 정도 구부린다. 두 다리를 겹쳐 오른쪽으로 접어놓으며 엉덩이는 바닥에 닿게 앉아 상체를 곧게 한다. 두 손을 양 옆으로 해 손끝을 바닥에 짚는다. 머리를 숙이지 않고 상체를 25도 정도 구부리고 잠시 멈추었다가 일어난다. 두 무릎을 세우고 엉덩이를 바닥에 닿게 앉으며 발바닥이 비스듬히 서로 향하게 한다. 두 손을 앞으로 손끝을 바닥에 닿게 상체를 구부리고 잠시 멈춘다. 상체를 구부리고 손끝을 바닥에 닿게 한 후 가볍게 일어난다.

◇손의 위치와 자세= 절할 때 보통 두 손을 모아 앞에서 가지런히 잡는데 이것을 공수라 하며 절하기 전이나 절한 후 혹은 손윗사람 앞에 서 있을 때에는 공수를 하고 있어야 예의에 어긋나지 않는다. 두 손을 맞잡을 때 엄지손가락은 엇갈려 깍지 끼고 나머지 네 손가락은 가지런히 붙여 곱게 포갠다. 평상시에는 남자는 왼손이 위로 가게, 여자는 오른손이 위로 가게 하며 손의 위치는 팔을 자연스럽게 내려 엄지가 배꼽에 닿을 정도의 위치가 좋다.
덕담을 들을 때는 무릎을 꿇은 자세에서 남자는 허벅지 중앙에, 여자는 오른쪽 허벅지 위에 손을 얹는다.
저작권자 © 여성농업인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