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세상의 아날로그적 여행을 떠나보자~

2010년 12월 복선전철화 공사가 끝나면 경춘선에도 수도권 전철이 운행된다. 올해가 지나면 없어지게 될 춘천 가는 기차 경춘선...
이제 나무침목을 울리는 두터운 바퀴소리를 들을 수 없음이 섭섭하지만 가슴 가득 추억을 담아 올 수 있는 경춘선 기차여행코스를 소개한다. 

▶▶대성리역
청량리역을 출발한 기차가 성북, 퇴계원 사릉, 금곡, 마석역을 지나, 대성리역에 도착하면서 경춘선 기차여행은 시작된다. 차창밖으로 북한강의 전경이 한눈에 들어온다.
수도권 대학생들의 MT코스로 널리 알려진 북한강변 대성리 관광지와 불과 100m거리다. 산책로, 야영장, 피크닉장등을 갖추고 있다. 면적이 8만평에 달한다. 취사도 가능해 경제적인 여행을 원하는 가족단위 나들이객에게 좋다. 강가에서는 지금도 보트를 즐기는 사람이 적지 않다.

▶▶청평역
경춘선 여행의 백미, 강태공에게 인기있는 청평호. 대성리에서 청평역까지 이어주는 코스는 경춘선여행의 백미로 일컬어진다. 기차아래로 보이는 북한강과 청평호반이 아름다운 전경을 만들어낸다. 여기에 강 건너 화양산의 경치까지 더해서 빚어내는 조화가 예사롭지 않다.
산장유원지, 청평유원지 등 야영장이 널려있다. 580만평 규모의 청평호는 수상스포츠는 물론 낚시를 즐기려는 강태공에게도 인기가 있다. 버스로 20분 이내 거리에 축령산, 화양산 등 수도권 대표적인 명산들이 즐비하고 영화 ‘편지’의 무대로 유명한 아침고요수목원도 멀지않다.

▶▶가평역
가평역을 찾는 관광객의 절반이상은 남이섬을 가기 위함이다. 역에서 버스를 타고 10분이면 선착장에 도착한다. 섬둘레에 심어진 자작나무를 따라 걷는 산책로는 젊은 연인들의 데이트코스로 널리 알려져 있다,
드라마 ‘겨울연가‘가 이곳에서 촬영된 이후 동남아 젊은이들이 가보고 싶어하는 최고의 관광지중 하나가 됐다. 회전목마, 모노레일, 낭만열차 등 선착장에서부터 놀거리가 널렸다.
섬주위를 일주하는 래프팅과 모터보트의 행렬이 끊이지 않는다. 단풍이 시작되는 10월에는 섬만 바쁜것이 아니다.
인근 명지산은 고목과 기암괴석과 빚어내는 가을 단풍이 압권, 소요산과 함께 수도권 대표적인 단풍산으로 알려져 있다. 용이 승천하면서 아홉구비 그림을 빚어냈다는 용추구곡과 수도권 유일한 청정계곡이 적목용소등도 빼놓지 말아야 할 볼거리.

▶▶강촌역
강이 있는 촌이라는 뜻의 강촌은 시골적인 맛을 고스란히 담은 이름. 하지만 일제시대 이전, 물가마을이라는 지명이 오히려 운치가 있었던 것 같다. 지명과 어울리지 않게 경춘선 관광객들이 가장 많이 이용하는 역이기도 하다.
강북으로 삼악산, 남으로 봉화산이 병풍처럼 드리우고 있어 수도권 대표적인 관광지로 자리잡고 있다. 역에서 4km 가량 떨어진 봉화산자락에 위치한 높이 47m의 구곡폭포는 아홉구비 물줄기가 아홉가지 소리를 낸다고 한다. 내친김에 깔딱고개 넘어 2만여평의 분지에 형성된 문배마을을 방문하는것도 좋다.
강건너 삼악산 아래에 있는 등선폭포는 아기자기한 모습이 어우러져 또 다른 볼거리를 제공한다. 폭포에서 정상까지의 길도 험하지 않아 초보 등산객들도 어렵지 않게 오를 수 있다.

▶▶ 남춘천역
춘천을 왜 호반의 도시라도 부르는지 알고 싶다면 이곳에 내리면 된다. 버스로 10분 남짓 거리에 있는 공지천을 시작으로, 의암호, 중도, 위도(고슴도치섬), 춘천호로 이어지는 춘천의 대표적인 호수공원의 호젓한 분위기를 고스란히 느낄 수 있다.
얼음이 어는 겨울을 제외하고는 연중으로 각종 수상스포츠를 즐길 수 있다. 곳곳에 위치한 유료낚시터에서 잉어와 붕어를 건지는 손맛을 맛본다면 금상첨화. 복선 전철화 공사로 춘천역이 영업을 중지하여 현재 모든 열차는 남춘천역까지만 운행된다. 남춘천역은 경춘선 여행의 종점이자 시작점이다.

▶▶ 그 밖의 간이역
가평역과 강촌역사이에 있는 경강역은 영화 ‘편지’에서 최진실과 박신양의 만남의 장소로 알려지기 시작했다.
강촌역과 남춘천역 중간의 김유정역(구.신남역)은 드라마 간이역의 촬영지로 유명해진 곳. 역의 규모가 크지는 않지만 소담하고 맛갈나는 분위기를 간직하고 있어 전형적인 시골 간이역의 모습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철길 건널목의 차단기처럼 우리 바쁜 일상에서 벗어나 ‘잠깐 멈춤‘으로 일탈을 꿈꿔보자.
경춘선역들의 모습은 변하였지만 등산객들과 여행객, 데이트족들의 모습은 여전히 청춘이다. 입영열차라고도 불리는 경춘선을 타보자. 좌석 휘익 돌려 마주보며 삶은 계란과 병사이다 먹으며 기분좋게 덜커덩거리는 흔들림을 음미해보자. 차창 밖으로 스쳐지나가는 풍경에 시름도 흘려보내고 시간도 거꾸로 돌려보자.
이제 디지털 세상속에 아날로그적인 여행을 떠나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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