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익을수록 독성 사라져 제맛

예로부터 집안 상비약으로 사용됐던 매실. 하지만 따서 바로 먹을 수 없는 과일이다. 알칼리성 식품이면서 신맛이 강해 그냥 먹으면 치아가 쉽게 손상되기 때문.

항아리에 삭힌 매실을 음료로 만들어 꾸준히 마시거나, 일본식 매실장아찌인 ‘우메보시’를 반찬으로 먹으면 여름철 식중독을 예방할 수 있다.

옛말에 ‘똥이 굵어야 잘 산다’고 했다. 어르신들은 젖먹이들 역시 동글동글 예쁜 똥을 눠야 건강하다고 말했다. 위나 장이 약한 사람은 매실을 꾸준히 먹으면 식욕도 돋고 소화도 잘된다. 매실에 들어 있는 카테킨산은 장 속 나쁜 균의 번식을 억제하고 장의 염증을 막아주기 때문. 동시에 장의 연동운동을 촉진시켜 변비 해소에도 도움을 준다.

또한 피루브산이라는 성분이 간 기능을 향상시켜 주기 때문에 술자리가 잦거나 만성피로에 시달리는 사람은 매실을 섭취하면 한결 몸이 가벼워진다. 또한 소화불량일 때 매실 원액을 물에 희석해 마시면 소화제 못지않다. 칼슘의 흡수를 돕기 때문에 성장기 아이들이나 임산부에게도 좋은 건강식품이다.

현대인들에게 매실이 좋은 것은 체내에 축적된 유해 독소를 제거하기 때문. 육류와 인스턴트식품을 자주 먹는 현대인들은 체질이 산성화되어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매실을 꾸준히 먹으면 알칼리성 체질로 개선하는 데 효과적.

매실엔 피로 회복에 좋은 구연산이 많기 때문에 스트레스로 불면증에 시달리거나 초조해하는 사람의 긴장을 풀어주는 데 좋다.

매실에는 살균 효과 성분이 있어 식중독을 예방하는 데 효과적이다. 여름철에 상하기 쉬운 육류나 생선에 매실청을 넣으면 누린내나 비린내가 제거되고 소독도 된다. 특히 새콤한 맛이 강해 더위에 지친 입맛을 돋우는 데도 효과적이다.

매실주를 담근 후 바닥에 가라앉은, 쪼글쪼글해진 매실을 건져 약처럼 먹으면 위장 기능이 강화된다. 건더기를 잘게 썰어 꿀에 재워두고 수시로 먹거나 장아찌나 무침 등으로 먹을 수도 있다. 쫄깃하고 질감이 부드러운 것이 특징.

한국 고유의 술인 매실주. 오래 저장할수록 향기로워지며 피로회복·식욕증진에 효과가 있다.
감기기운이나 몸살기운이 있을 때는 매실식초를 소주잔으로 반 잔 정도 하루에 서너 번씩 2, 3일 정도 복용하면 쉽게 낫는다. 매실식초와 따뜻한 물을 1대 3의 비율로 섞은 뒤 꿀을 타 잠자리 들기 전에 마시는 것도 좋다. 매실차를 수시로 마시는 것도 좋은 방법.

기침이 오래갈 때는 매실식초를 물에 10배 정도 희석해 양치하면 염증을 완화시킨다. 매실농축액에 콩가루나 감초가루를 섞어 손톱만한 크기로 둥글게 환을 만들어 10알씩 하루 3번 먹으면 기침이 말끔히 가라앉도록 한다.

술을 마시고 잠들 기 전 생수 한 컵에 매실 농축액과 꿀을 반 수저 정도 타서 마시면 다음날 숙취를 해소하는 데 도움이 된다.

땀띠 등으로 인한 가려움이 심할 때는 욕조에 물을 받아 매실식초를 희석해 목욕한다. 무좀에 걸렸을 때는 진한 매실식초를 바르면 효과적이다.

불면증이 있을 때에는 매실씨를 모아두었다가 베갯속으로 사용하면 머리를 맑게 해주기 때문에 숙면을 취하는 데 도움이 된다.

하지만 무조건 청매실이 좋다는 편견을 버려야 한다. 매실의 품종은 약 350가지. 그중 국내에 보급되는 품종은 10여 종 정도다. 매실은 잘 상하기 때문에 풋매실을 일찍 수확해 시장에 내보내는 경우가 많았다. 때문에 청매실이 싱싱하고 좋다는 잘못된 상식이 자리잡게 된 것.

매실도 과일이기 때문에 잘 익은 것일수록 독성이 사라지면서 제맛이 나며 구연산 함량과 당도도 증가한다. 매실 품종별로 완숙단계 색깔도 다르다. 남고 품종은 부분적으로 붉은색을 띠며, 청축, 천매, 백가사, 앵숙 품종은 청색을, 갑주최소 품종은 노란색을 띈다. 남고는 세계의 매실 전문가들로부터 품질을 인정받는 품종.

매실 피클을 만들 때는 초숙단계를, 소금 절임용엔 완숙단계의 매실을 사용하는 것이 좋다.
매실을 수확하기 가장 좋은 시기는 잔털이 3분의 1정도 벗겨졌을 때다. 또한 칼로 자르거나 세게 깨물었을 때 씨가 깨어지지 않을 만큼 단단하면 잘 익은 매실이다. 매실을 고를 때는 표면에 흠집이 없고 타원형이 잘 형성되었는지도 꼼꼼히 살펴볼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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