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속적 영화, 세속적 비평〉                        
 허문영 지음 /도서출판 강·2만원
<씨네21> 편집장을 거쳐 시네마테크부산 원장으로 일하고 있는 영화평론가 허문영씨의 평론집이다. 한국 영화와 영화계에 대한 담론 비평과, 봉준호, 박찬욱, 클린트 이스트우드 등 13명의 국내외 영화감독들을 다룬 감독론 등을 모았다. “영화가 말하지 않거나 차마 못한 것을 은근히 짚어주는 사려 깊은” 비평가의 시선을 느낄 수 있다. 
  
〈코스믹 잭팟〉                             
폴 데이비스 지음·이경아 옮김/한승·2만원
과학자들은 우주가 무엇인지를 설명하는 데 진력하느라 우주의 존재 이유를 규명하는 일은 종교나 철학의 영역으로 미뤄왔다. 지은이는 현대물리학의 기본개념을 토대로 우주의 생명친화성의 근원을 파고든다. “우주는 지각 있는 생명체를 창조해 그들이 자신을 관측하게 함으로써 자신의 존재를 실현하고 있는 것”이란 결론이 흥미롭다. 
  
〈신라를 뒤흔든 16인의 화랑〉                          
 이수광 지음/풀빛·1만4500원.
<화랑세기>를 바탕으로 쓴 역사 팩션이다. <화랑세기>에서 활약이 두드러졌던 16명의 화랑을 뽑아 <삼국사기> <삼국유사> 등의 기록을 근거로 재구성했다. 권력집단인 화랑이 권력을 유지하고 확장하기 위해 어떻게 분투했으며, 그들의 문화와 일상은 어떠했는지를 법흥왕에서 문무왕에 이르는 140년의 화랑사를 통해 그려냈다.
  
〈8년의 동행〉                                         
 이수경 옮김/살림·1만2000원.
베스트셀러 <모리와 함께한 화요일>의 작가 미치 앨봄이 앨버트 루이스라는 유대교 랍비, 디트로이트의 가난한 흑인 목사 헨리 코빙턴과 나눈 이야기를 담았다. 현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믿음’의 소중함을 일깨우는 책인데, 이 믿음은 특정한 종교와 관련되는 것이 아니다. 그것이 기독교든 불교든, 삶을 공고히 지탱해 줄 수 있는 무언가를 가지라는 얘기다.  
 
〈동적 평형〉                   
후쿠오카 신이치 지음·김소연 옮김/1만2000원.
책의 제목인 ‘동적 평형’은 ‘움직이는 평형상태’라는 의미로 생명의 원리이기도 하다. 몸의 분자들은 빠르게 분해되지만 사라진 그 분자의 자리에 새로 먹은 음식물이 분자가 돼 들어가는 것과 같은 이치다. 기억의 정체에서 살찌지 않게 먹는 법, 콜라겐 화장품의 비밀에 이르기까지, 동적 평형의 신비를 일상의 소재를 통해 보여준다.

〈심 여사는 킬러〉              
강지영 지음/씨네21북스·1만2000원.
강지영 작가의 장편소설 <심 여사는 킬러>, 설정부터 범상치 않은 이 작품은 읽는 내내 독자의 뒤통수를 친다. 그렇지만 기분나쁘긴커녕, 맞는 맛이 끝내준다. 제목에 심 여사가 킬러라고 친절히 안내해주었어도, 막상 심 여사가 사람을 찌르는 장면에 이르면 살이 떨릴 수밖에 없다. 책은 옴니버스 형식이다. 주인공 소설은 여러 사람들의 시선을 통해 발랄하면서도, 예리하게 어두운 세상 곳곳을 다 쑤시고 헤집어 보여준다. 마치 한 자루의 칼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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