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서 판매되는 똑같은 한우고기라도 판매처에 따라 판매가격이 2배 가까이 차이가 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소비자시민모임이 농림부 의뢰를 받아 서울시내 10개 대형유통업체를 대상으로 실시한 현장 가격 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12월30일 기준 한우 1등급 등심(100g) 판매가격이 신촌 그랜드마트가 가장 낮은 6천500원인데 반해 압구정동 현대백화점은 1만900원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상위 등급인 1+급 등심도 구로동 애경백화점에서는 7천980원에 불과했지만, 미아동 신세계백화점에서는 5천원가량 비싼 1만2천800원에 팔렸다.
등심과 함께 대표적 구이용 부위인 안심과 채끝살도 마찬가지였다. 미아동 신세계백화점의 1등급 안심 가격은 9천800원으로 돈암동 대한통운마트와 신촌 그랜드마트의 6천500원보다 50%이상 비쌌다.

채끝의 경우 1등급은 최하 6천500원에서 최고 9천100원, 1+급은 7천980원에서 1만800원까지 차이가 벌어졌다.

전문가들은 한우 브랜드에 따라 가격 차이는 인정할 수 있지만, 지나친 가격차이는 유통비용을 과대하게 책정했기 때문이라고 입을 모았다. 소시모 관계자는 “유통업체에서는 고급육 브랜드 관리 비용 등 때문에 한우고기가 상대적으로 비쌀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며 “결국 브랜드 관리를 빌미로 필요 이상으로 비싼 값을 받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게다가 유통업체들의 판매가격은 농림부가 제시하는 쇠고기 권장 소비자가격보다 크게 높아 눈총을 사고 있다.
쇠고기 권장 소비자가격은 농협중앙회가 최근 10~15일의 쇠고기 도매시장 경매낙찰 가격 등을 토대로 정육 원가를 구하고, 여기에 15개 표본 농협점포 조사로 산출된 직접비와 점포운영비, 10% 정도의 이윤 등을 더해 산출한 가격이다.

농림부 관계자는 “보통 설문조사 결과 등을 보면 소비자들이 한우 브랜드에 지불할 의향이 있는 웃돈은 일반 가격의 5~10% 수준”이라며 “이 정도의 격차는 브랜드 여부 문제라기보다 대부분 매장 입지 등에 따른 관리비나 이윤, 목표 고객층의 차이로 보는 것이 맞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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