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골 이상 넣은 나라 한국·독일뿐… "공인구 적응 문제”

지난해 12월4일 첫 선을 보인 2010 FIFA 월드컵 공인구 ‘자블라니(JABULANI)’는 남아프리카 공화국 공용어 중의 하나인 줄루어로 ‘축하한다(celebrate)’란 뜻을 갖고 있다.

이 공을 제작한 스포츠용품업체 아디다스 관계자는 ‘자블라니’를 소개하면서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영감을 얻은 디자인과 혁신적인 테크놀로지를 특징으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공 표면의 미세 특수 돌기와 공기역학방식을 적용한 외형은 세계적인 선수들이 어떤 날씨 환경 속에서도 최고의 기량을 발휘할 수 있도록, 매우 안정적인 슈팅과 완벽한 그립 감을 제공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월드컵이 시작된 지금 일부 선수들이 이 공인구에 불만을 터뜨리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한 통신은 “‘자블라니’가 줄루어로 ‘축하하다’란 의미를 갖고 있지만 아직까지 축하를 받지 못하고 있다”며 “이 공에 만족하는 선수를 찾기 어렵다”고 비판했다.

2010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 개막 사흘째가 마무리 됐다. 지난 11일(한국시간) 요하네스버그 사커시티에서 열린 개최국 남아공과 멕시코의 경기를 시작으로 15일 새벽 현재 조별예선 총 11경기, 22개팀이 맞붙은 결과 대한민국을 비롯해 아르헨티나, 슬로베니아, 가나, 독일, 네덜란드, 일본 등 7개국이 첫 승의 기쁨을 맛봤고, 나머지 4경기에서는 승부를 가리지 못했다.

그런데 지금까지 치러진 남아공 월드컵 초반 8경기만 놓고 보면 골 숫자는 13골로 경기당 약 1.625골이 기록되는 골가뭄이 이어지고 있다. 이와 같은 기록은 지난 2006 독일 월드컵 개막 후 8경기에서 나온 18골(경기당 평균 2.25골)에 비해 골 수로는 5골, 평균으로는 0.625골이 적은 숫자다.

남아공 월드컵 개막 후 8경기가 치러지는 동안 한 경기 최다 득점 팀은 호주를 4-0으로 물리친 독일로서 이 경기를 제외하고는 한 경기에서 2골 이상이 나온 경기는 한국-그리스전을 포함해 총 3경기, 1-0 경기가 3경기, 무득점 경기가 1경기로 기록되고 있다. 따라서 한 경기서 4골을 넣은 독일과 2골을 넣은 한국을 제외하고는 제대로 득점력을 발휘한 팀이 없다는 말이다. 심지어 대회전부터 막강 화력을 갖춘 것으로 평가받던 아르헨티나도 나이지리아를 상대로 단 한 골을 기록했을 뿐이다.

물론 독일 월드컵 개막 초반에도 무득점 경기가 있었고, 1-0 경기도 있었지만 3골 이상 다득점이 난 경기가 3경기, 한 경기에서 2골 이상을 넣었던 팀이 5팀이 있었다는 점과 비교한다면 아직 초반이기는 하나 남아공 월드컵에서 이어지고 있는 골가뭄은 분명 이전의 대회그렇다면 뭔가 다른 원인을 찾아봐야 할 필요가 있는데 일단 남아공 월드컵 공인구 자블라니에게서 그 원인을 찾을 수 있다.

남아공 월드컵 개막 후 현재까지 나온 13골의 패턴을 분석해 보면 가장 두드러지게 보이는 부분은 직접 프리킥에 의한 골과 비교적 먼 거리에서 날리는 중장거리 슈팅을 통한 골이 사라졌다는 점이다.

특히 페널티 에어리어에 근접한 위치에서 정교하게 감아차는 프리킥으로 골을 노린 공들은 여지없이 크로스바를 넘기고 있다.

앞으로 경기들이 더 치러져봐야 ‘자블라니 효과’를 좀더 계량화 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이지만 일단 자블라니가 선수들에게 익숙해 있던 공에 대한 감각과는 사뭇 다른 감각을 전해주고 있는 것 만은 분명해 보인다. 따라서 자블라니에 대한 적응이 예선 각 조의 16강행 진출 판도에 비중있는 변수로 작용할 공산이 클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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