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쟁 60주년 특집 드라마ㆍ영화 ‘홍수’

한국전쟁 60주년에 맞춰 전쟁을 다룬 TV 드라마와 영화가 봇물 터지듯 쏟아져 나오고 있다.
KBS는 1970년대 드라마 ‘전우’(극본 이은상ㆍ김필진, 연출 김상휘ㆍ송현욱)를 리메이크해 19일부터 방송하고 있으며, MBC는 23일부터 한국전쟁 전쟁을 배경으로 한 ‘로드 넘버원’(극본 한지훈, 연출 이장수ㆍ김진민)을 선보였다.

전쟁물의 제작은 영화계에서도 활발하다. 학도병들의 이야기를 담은 ‘포화속으로’(감독 이재한)가 이미 16일부터 관객들을 만나고 있고 한국전이 배경은 아니지만 연평해전을 다룬 영화도 2편 제작 중이다.

‘튜브’로 대작 만들기에 재능을 인정받았던 백운학 감독은 ‘연평해전’의 프리 프로덕션을 진행 중이며 ‘태풍’의 곽경택 감독은 ‘아름다운 우리’(가제)를 3D로 제작할 계획이다.

■ 한국전쟁 잇단 영상화 ‘기대’

한국전쟁 전쟁은 그동안 시대 상황 혹은 경제적인 여건 때문에 제대로 영상화하기 어려웠던 소재였다.
1960~1970년대에는 전쟁물이 적지 않았지만, 반공물만 쏟아졌으며 이후 1980-1990년대에는 거대한 제작비 부담 때문에 영상화된 작품들이 많지 않았다.

한국전쟁 전쟁이 동족 간 전쟁이며 그 영향이 현재 진행형으로 60년이나 이어지고 있어 TV 드라마나 영화가 다룰 만한 중요한 소재이지만 제대로 다뤄지지 못해온 것이다.

특히 이런 경향은 영화보다는 TV 드라마에서 더 두드러졌다. KBS는 1975년부터 ‘전우’를, MBC는 1983년부터 ‘3840 유격대’를 제작, 방송했지만 국군의 영웅담에만 몰입했다.

근래 한국전쟁을 본격적인 소재로 사용한 것은 검열에서 자유로워지면서 근대사 영상화의 붐이 일었던 영화계에서 먼저 시작됐다.

2003년 강제규 감독이 만든 ‘태극기 휘날리며’는 화려한 볼거리, 장동건ㆍ원빈 등 배우들의 호연, 비교적 균형 있는 시각 등으로 호평받으며 1천만명 이상 관객을 동원한 2번째 영화가 됐다.

■ 과거로의 회귀?… 우려의 목소리도

한국전쟁 소재 영상물에 대한 이런 기대에도 불구하고 전쟁을 피상적으로 다뤄 남북 간의 대결 관계만 강조하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한쪽에서는 있다.
‘전우’의 경우 1970년대 대표적인 반공드라마였던 까닭에 리메이크 소식 자체에 과거로의 회귀가 아니냐는 우려가 나올 정도다.

‘로드 넘버원’은 인민군의 민간인 학살이 다뤄지고 인민군 캐릭터는 배신을 반복하지만 국군이 미욱했던 부분은 언급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영화 ‘포화 속으로’의 경우 학도병들이 전장에 몰리는 과정에 대한 설명이 자세하지 않고 이들이 애국심과 전우애로 뭉치게 되는 과정의 설득력도 미흡해 역사성이 부족하다는 평단의 ‘포화’를 받기도 했다.

 이들 영화나 드라마가 국방부의 대대적인 지원을 받아 제작되는 점도 균형 있는 시각을 담아내는 데 한계로 작용하는 게 아니냐는 우려를 낳고 있다.

익명의 한 영화 프로듀서는 “‘실미도’나 ‘태극기 휘날리며’ 같은 영화는 당시 국방부의 시나리오 수정 요구를 제작사가 거절해 결국 지원을 못 받게 됐었다”며 “최근 한국전쟁 소재 영상물이 결국 민감한 부분은 제외된 채 전투 장면의 볼거리만 강조돼 전쟁을 미화하는 결과를 낳지 않을까 걱정”이라고 말했다.

이런 우려에 대해 18일 제작발표회가 열린 ‘로드 넘버 원’의 김진민 PD는 “정치적인 부분은 우리 드라마와는 맞지 않다고 생각하고 정직한 방법으로 인민군을 묘사하려 했다. (정치적인 부분은) 역사 속에서 각 개인이 살아가면서 판단할 문제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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