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분보다 제조일자와 사용기한 확인 먼저

지난해 여름에 썼던 자외선차단제가 반 이상 남아있다. 대부분의 여성농업인들은 “얼마를 주고 산 건데…”라며 고가라는 이유 하나로 올해 다시 쓰려 할 것이다. 하지만 그것은 현명한 방법이 아니다. 화장품의 효능을 성분만으로 판단하는 것은 옳지 않다. 더 중요한 것은 제조일자와 사용기한이다. 화장품을 지혜롭게 쓸 수 있는 방법을 살펴봤다.


■ 화장품 밑면 반드시 살펴야

국내 화장품법은 설명서나 화장품 밑면에 성분과 용량, 제조일자를 표기하도록 하고 있다. 이 법에 따라 일부 샘플용 화장품을 제외하고 모든 화장품은 밑면에 연/월/일 순으로 제조일자가 표기돼 있다. 밑면에 ‘20080713제조’ ‘2010/04/08’ 같은 표시가 있다면, 각각 2008년 7월 13일, 2010년 4월 8일 제조됐다는 뜻이다.

‘MFG’ ‘MFD’ ‘M’이라는 영어약자가 날짜 앞에 붙어있을 수 있다. ‘MFG(Manufacturing)’, ‘MFD(Manufactured)’라는 말의 약자다. ‘MFG080804’라고 표기된 제품은 2008년 8월 4일 제조됐다고 보면 된다. ‘PROD’는 ‘Product of Date’이므로 그 뒤에 나오는 숫자가 제조일이다.

이처럼 제조일자는 명백하게 드러나 있다. 그러나 사용기한까지 표시된 화장품은 많지 않다. 국내 화장품법이 이를 강제 규정으로 정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다만 식약청이 인정한 기능성 성분인 레티놀, 비타민 A·C·E, 인돌아세틱애시드(ICA)를 포함한 제품은 사용기한을 함께 표기해야 한다. 예를 들어 레티놀 성분이 일정량 이상 들어있어 기능성을 인정받은 아이크림의 밑면을 보자. ‘091110’이란 숫자가 적혀 있고, 바로 아래 ‘111110’이 추가돼 있다면 제조일자가 2009년 11월 10일이고 사용기한이 2011년 11월 10일까지란 뜻이 된다.

■ 뚜껑 따면 빠른 시간 안에 쓰기

사용기한이 정해져 있다 해도 화장품의 뚜껑을 일단 열면 그 기한은 더 짧아질 수 있다. 화장품 성분이 공기와 접하면서 산화해 변질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일단 개봉한 화장품은 대체로 6개월 이내에 모두 쓰는 게 좋다. 가격이 싸다고 대용량 용기에 들어있는 제품을 선택하기보다는 소용량으로 포장한 스킨, 로션을 쓰는 것이 좋다.

화장품에 따라 사용기한은 약간씩 다르다. 이 경우 제조일자도 감안해야 한다. 스킨 제품은 3년 이내에 만들어진 제품을 써야 하며 개봉한 후 1년 이내에 모두 소비하는 게 좋다. 로션, 에센스, 크림은 개봉 전 2년, 개봉 후 1년 이내에 다 써야 한다.

기초제품보다는 색조제품의 유통기한이 길다. 메이크업 리무버는 개봉하지 않았을 때는 3년까지 보관할 수 있지만 개봉 후에는 1년 이내에 써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냄새가 나거나 침전물이 생기며 색이 변한다. 이런 화장품은 쓰지 말아야 한다.

기능성 화장품, 고농축 제품, 그리고 천연성분 제품일수록 유통기한이 짧다. 자외선차단제는 지난해 썼던 제품은 버리는 것이 좋다.

일부 피부과 전문의들은 “자외선차단제는 만들어진 뒤 1년 이상 지난 제품은 쓰지 말라”고 권하기도 한다.

화장품을 사용할 때에는 깨끗하게 씻어 말린 손으로 사용하고 깨끗한 화장도구를 사용하는 것도 변질을 막을 수 있는 좋은 방법이다. 화장품 내용물에 물기가 닿지 않도록 조심하고, 마스카라, 리퀴드아이라이너, 네일에나멜 등은 공기가 많이 유입되지 않도록 사용한 뒤 뚜껑을 반드시 닫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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