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전화받다 우리엄마가 태워먹은 수많은 냄비들... 또 전화가 온다. 우리엄마는 실컷 수다를 떤다. 그 순간 아차차....

“얘, 잠깐만 기다려, 가스불 끄고 올께”
우리엄마는 자신의 영민함에 뿌듯해 하며 가스불을 끈다. 그리고 나서 아까하던 김장 30포기를 마저 한다. 우리엄마는 그렇게 또 한 명의 친구를 간단히 잃어 버렸다.

2. 선생님 면담 때문에 나선 우리엄마. 근데 왜 동생 학교는 찾아가고 난리람... 들고온 촌지 동생 선생님에게 뺏기고, 겨우 찾아온 우리학교....근데 왜 우리엄마는 2학년 3반을 찾고 난리람... 난 3학년 3반인데 말이다. 그날 결국 담임을 못 만난 우리엄마는... “너, 엄마 몰래 언제 전학 갔어?”

3. 부창부수인지 우리아빠도 만만찮다. 출근하느라 정신없는 아빠.. 서류 가방 들랴, 차 키 챙기랴, 머리 염색약 뿌리랴... 한바탕 전쟁을 치룬 뒤 무사히 출근에 성공한다.

한참을 운전하던 우리아빠...뭔가를 빠뜨린 것 같아 핸드폰을 꺼내 집으로 전화를 한다. 근데 이상하게 통화가 안된다.

우리아빠는 욕을 해대며 다시 걸어 보지만 여전히 통화가 되질 않는다. 그날 우리엄마와 난 하루종일 없어진 TV리모콘을 찾아 헤매야 했다.

4. 우리엄마가 오래간만에 미장원에 갔다. 주인이 반긴다.
“정말 오래간만이네. 그동안 안녕 하셨어요.”

“네, 덕분에, 오늘 중요한 일이 있으니까 머리손질좀 빨리해주시겠어요? 시간이 없으니까, 30분안에는 완성해 주세요”

“30분 안에요? 네, 알겠어요” 한참 손질하던 주인.. “이왕 오신거 머리를 마는게 어때요? 훨씬 보기 좋을텐데.” 훨씬 보기 좋다는 소리에 솔깃한 우리엄마.그럼 어디 간만에 파마나 해볼까.”그렇게 우리엄마는 머리를 말았다. 꼭 3시간 걸렸다.

머리를 만채 뿌듯한 마음으로 집으로 온 우리엄마.. 집안의 공기가 썰렁했다. 그후 우리엄마는 누나의 결혼식을 비디오로 봐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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