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권 후반 국정주역 ‘세대교체’
이는 세대교체 효과를 겨냥한 파격적 인사로 이 대통령 집권 후반기 ‘젊은’ 국정운영을 예고하는 것으로 관측된다. 40대 총리는 1971년 당시 45세 김종필 총리에 이어 39년 만이고 역대 다섯 번째다.
경남 거창 출신인 김 내정자는 거창 농림고, 서울대 농대를 졸업하고 1992년 이강두 민자당 의원 보좌관으로 정계에 입문한 뒤 경남 도의원, 거창 군수를 거쳐 2004년 최연소(42)로 경남 도지사에 당선돼 재선한 바 있다.
홍상표 청와대 홍보수석은 브리핑에서 “젊고 역동적인 총리가 내각에 참여함으로써 활기차고 창의적, 미래지향적인 국정운영을 해 나가는 데 크게 기여할 것이라는 판단이 이번 인선에서 가장 크게 작용했다”며 “청년세대와 소통하고 교감을 나누는 데도 중추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김태호 총리 카드에는 특히 ‘차기 대선주자 키우기’ 의도도 담긴 것으로 받아들여져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가 독주하는 여권 대선 경쟁 구도에 변화가 이뤄질지 주목된다.
이 대통령은 또 ‘왕의 남자’, ‘정권 2인자’로 불리는 이재오 한나라당 의원을 정무와 대북관계 등을 담당하는 특임장관에 내정하는 등 7개 부처 장관을 대상으로 중폭의 개각을 단행했다. 교육과학기술부 장관에 이주호 교과부 차관,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에 신재민 문화부 1차관이 승진 기용됐다. 농림수산부 장관에는 친박계 유정복 의원, 보건복지부 장관에는 친이계 진수희 의원, 고용노동부 장관에는 박재완 전 청와대 국정기획수석, 지식경제부 장관에는 이재훈 전 지경부 차관이 내정됐다.
정치인 출신이 대거 입각한 게 특징이다. 홍 수석은 “당·정·청 쇄신 요구를 수용하고 친(親)서민 중도실용 중심의 국정운영 기조를 더욱 확고히 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번 8·8 개각은 이 대통령 측근을 전진 배치해 친정 체제를 강화함으로써 국정 주도권 확보와 레임덕 차단을 중시했다는 비판도 나온다.
이 대통령은 이날 일부 장·차관급 인사도 단행했다. 국무총리실장에 임채민 전 지경부 1차관, 중앙노동위원장에 정종수 전 노동부 차관이 기용됐다. 차관급인 국세청장에는 이현동 국세청 차장, 법제처장에는 정선태 ‘대일항쟁 강제동원피해조사 및 국외 강제동원 희생자 등 지원위원회’ 위원장이 내정됐다.
한편 이번 국무위원 인선과 관련해 정운찬 총리가 인사제청권을 행사했다고 홍 수석은 전했다. 김 총리 내정자 등에 대한 인사청문회는 24~25일에 열린다.
박명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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