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가(休暇)라 하면 한자뜻 그대로 느긋하게 쉬는 것을 말하는데, 요즘 말하는 여름휴가는 현실적으로 그렇지 못한 듯하다.

오히려 뜨거운 햇볕과 열대야, 찬 음료수와 과일의 과다 섭취로 인한 장염, 휴가지에서의 과식과 과음으로 인한 소화기 질환, 회나 익히지 않은 어패류와 상한 음식으로 인한 식중독, 수면부족, 피로누적, 햇볕에 덴 피부화상 등 그 폐해는 한두 마디로 정리할 수 없을 정도다.  지루한 일상에서 벗어나 새로운 에너지 충전을 위해 일주일 동안 휴가를 다녀왔지만 피로가 가시지 않고 의욕이 생기지 않는 ‘휴가 후유증’을 앓고 있다. 

대부분은 며칠 지나지 않아 적응하지만 일부는 피로감, 무기력감, 수면장애, 피부·눈 질환에 이르기까지 크고 작은 여운으로 고생을 하기 마련이다. 휴가 후유증 극복법에 대해 살펴봤다.
 

규칙적인 생활로 생체리듬 찾아야=휴가 후유증의 큰 원인은 수면주기나 호르몬체계 등이 변하면서 오는 생체리듬의 불균형 탓이다. 휴가를 다녀 온 뒤 낮잠을 많이 자는 사람도 있다.
그러나 과도한 낮잠은 밤 시간 숙면을 방해할 수 있다. 낮잠은 30분에서 1시간 잠깐 자는 것이 좋다. 밤에 잠자리에 들기 전 미지근한 물로 가벼운 목욕을 하면 근육을 이완시키고 스트레스 해소에 도움이 된다. 선선한 저녁시간을 이용해 20〜30분간 자전거 타기·조깅·산책 등 가벼운 운동을 하는 것도 숙면에 도움이 된다.

잘 먹는 것도 중요하다. 단백질이 많은 육류와 함께 비타민을 함유한 채소와 과일을 많이 섭취해야 한다. 이들 영양소는 신진대사를 원활하게 하고 원기회복에 도움이 된다. 당장 피로를 피하려고 커피나 피로회복제의 드링크류 등 카페인 음료를 복용하는 이들도 있는데, 이는 중추신경을 자극해 숙면을 방해하므로 생체 리듬을 더욱 혼란에 빠뜨리기 쉽다.

휴가를 다녀 온 뒤 일주일 동안은 무리하지 않는 것이 좋다. 밀린 일들을 짧은 시간에 몰아서 하려 하지 말고 하루 중에 여유 있게 시간 분배를 하며 일하는 중간에 짧은 휴식을 취한다.

빨갛게 붓고 지친 피부는 달래야=여름철 햇빛이 강렬할 때는 아무리 자외선 차단제를 열심히 발랐다 하더라도 강한 자외선으로 인한 피부트러블을 피하기가 어렵다. 일반적 증상으로는 벌겋게 달아오르고 따끔거리고 아픈 경우가 대부분인데 물집이 잡힌 경우라면 2차 감염의 위험이 있으므로 병원을 찾아 치료를 받고 진통소염제를 복용하는 것이 좋다.

햇빛에 덴 부위는 바셀린 등 연고를 바른다거나 찬 물로 자주 식혀주는 것이 좋다. 심할 경우 얼음을 수건에 싸서 대주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화상이 있은 후 얼마 지나지 않아 피부 껍질이 생기게 되는데 이때 억지로 손으로 떼어낼 경우 색소침착이 일어나기 쉽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떨어질 때까지 기다리는 것이 좋다. 피부를 건조하지 않게 유지하기 위해 하루 7〜8잔의 물을 마시는 것이 필요하다.

상한 음식으로 인한 배탈, 수분과 전해질 공급해야=바뀐 환경으로 인해 설사·장염·급체 등 흔히 물갈이로 통용되는 소화기 계통의 질환은 대부분 바뀐 환경 때문이 아니라 세균이나 바이러스에 오염된 음식을 먹었을 때 나타난다.

이는 체력 저하 등으로 인해 면역력이 떨어지면서 더욱 쉽게 나타나게 되는 것이다. 대부분 열·구토·설사·복통 등을 호소하는데 어린이와 노인은 가벼운 설사로도 탈수현상이 일어날 수 있으므로 물과 이온음료 등으로 충분한 수분과 전해질 공급을 해주는 것이 중요하다.

설사가 난다고 해서 식사를 안 하면 오히려 면역력이 더욱 떨어져 증상이 악화할 수 있으므로 죽이나 미음 등 소화가 잘되는 부드러운 음식을 섭취하는 것이 좋고 배를 따뜻하게 해주면 도움이 된다.

뜨거운 물주머니나 전기 핫팩을 배 위에 올려두고 10분 남짓 따뜻하게 하면 온몸이 가벼워지는 것을 느낄 수 있다.  또 설사가 난다고 해서 무턱대고 지사제를 먹으면 감염성 설사일 경우에 더욱 상태를 악화시키므로 설사가 2〜3일 이상 지속하면 반드시 병원을 찾아야 한다.

결막염이나 외이도염도 챙겨봐야=여름철 유행하는 눈병은 주로 바이러스 질환이 대부분으로 보통 1주일 정도의 잠복기를 거쳐 발병한다. 수영장에 다녀온 후 어린이에게 나타나는 흔한 질환 중 하나가 유행성 각·결막염이다.

세균이나 바이러스 감염 2〜7일 뒤 눈이 간지럽고 모래가 들어간 것 같은 이물감이 느껴지다 점차 눈이 새빨개지고 퉁퉁 붓는 게 주증상이며 눈곱이 많이 끼고 눈두덩이 부어오르며 진득한 분비물이 나오기도 한다. 심할 경우 각막상피세포가 손상돼 눈이 시리고 상피세포 아래가 혼탁해져 시력장애가 생길 수 있다.

이때는 눈을 비비지 말고 병원을 찾아 치료받아야 한다. 본인은 물론 타인에게 재차 전염되지 않도록 수건을 따로 쓰는 등 개인위생을 철저히 하는 것이 좋다.

또 물놀이 후 자주 발생하는 외이도염에도 주의해야 한다. 외이도가 물에 젖으면서 피지선과 땀샘이 확장돼 포도상 구균 같은 세균의 감염으로 발생하게 되는데 주로 귀에 들어간 물을 빼내기 위해 귀를 무리하게 후비다가 감염된다. 증상은 처음에 귀 점막이 붓고 진물이 흐르다가 통증이 심해지면 수면장애에다 식사하기조차 힘들어진다. 생리식염수로 가볍게 외이도를 세척해주는 것도 좋으며 귀를 후비지 말고 전문의의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 

 휴가가 가장 필요한 때가 휴가 직후라는 우스갯소리가 있다. 업무에 적응하기 위해 적어도 1주일가량은 음주나 야근을 피해야 한다.

또 생체리듬을 회복하기 위해 하루 7〜8시간의 충분한 수면을 취하고 식사 후 10〜20분 정도의 짧은 낮잠도 도움이 된다. 또 휴가 후 2주 동안 비타민 B·C 등을 충분히 섭취해 주면 피로 해소는 물론 집중력 저하나 나른함을 줄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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