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학여행은 학창시절 추억의 백미라 할만하다. 대체로 고교 2학년 무렵이면 수학여행지에 대한 각종 설문조사가 끝나 국내 유명관광지나 해외관광지로 결정되는 게 상례다.
그런데 대도시의 한 학교가 농촌지역 농업고등학교로 매년 수학여행을 간다는 사실이 밝혀져 세인의 관심을 끌고 있다.

서울 숭의여고 2학년 학생들이 경기도 여주에 있는 여주자영농업고등학교로 수학여행을 오기 시작한 것이 벌써 4년째라 한다. 사실 수학여행을 농고로 간다하면 상식적으로 이해하기가 힘들다. 그러나 여주자영농업고등학교가 이미 오래 전부터 주5일근무제에 대비해 철저히 학교를 체험학습장으로 준비했음을 알면 수긍이 갈 수밖에 없다. 여주자영농고는 30만평 대지에 논·밭은 물론 과수원, 목장 등을 비롯한 각종 체험장을 만들어 ‘그린피아’라는 체험학습프로그램을 운영해 왔다.

초창기의 어려움을 넘어 가족단위의 편안한 체험장으로 인기를 끌면서 자연히 체험프로그램은 입소문이 나 지난해에는 이미 1천여 명 이상이 이곳을 찾았다. 1인당 하루 3만 원 정도의 비용으로 각종 체험활동은 물론, 숙식까지 해결되고, 계절별로 체험프로그램을 선택할 수 있으니 대도시 근교에서 이처럼 저렴하게 농촌어메니티를 경험할 수 있는 곳은 없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농기계를 직접 조작해보고, 말을 타보고, 소시지나 요구르트 만들기 외에도 오이, 고구마, 감자 등의 농작물도 직접 재배해 보는 경험은 상업적 주말농장과는 비교할 수 없는 체험이다. 이 같은 여주농고의 선견지명은 도시와 농촌을 자연스럽게 연결하는 모범사례가 되고, 앞으로 농촌지역과 도시를 연계하는 프로그램개발의 시금석이 되리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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