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로 마트, 수입산 국산으로 속여판매

농협법 개정안이 국회에서 발목이 묶여 있는 가운데, 국회 농림수산식품위원회 소속 여, 야 의원들의 농업협동조합중앙회에 대한 국정감사가 지난 8일 농협중앙회 로비층 대강당에서 열렸다.

이날 국감 중 경제사업 부문 질의에 초점을 맞췄다. 여, 야 의원들은 농협중앙회가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로 2008년과 2009년에 걸쳐 겉으로는 임원 임금삭감, 직원 임금동결 조치를 했으나 비급여성 각종 후생복지로 돈 잔치를 벌였다고 주장했다.

농협이 손쉬운 돈벌이 부동산에만 관심있고 농업인은 외면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농민은 호당 2천626만원의 빚더미에 눌려있는 데, 농협은 딴 세상처럼 호화롭다고 질타했다.



농협, 원산지 단속현황 파악 부실
정해걸 의원(경북 군위·의성·청송군)은 “신토불이 농협 하나로 마트가 미국산 쇠고기, 뉴질랜드산 호박, 중국산 콩나물, 칠레산 포도 등의 수입농산물을 국내산으로 속여 판매했다”고 밝혔다. 또한 최근 4년간 농협판매장의 원산지표시 위반이 93건일 뿐만 아니라 원산지 표시를 아예 하지 않아 단속된 ‘미표시’ 위반 건수만 해도 50건에 달하고 있다.

정 의원은 특히 농협 제출 원산지 표시위반 자료가 농산물품질관리원에서 제출한 자료에 비해 단속현황이 턱없이 부실하다면서 “원산지사고 예방을 위해 위반사업장에 대한 자금지원을 중단하고 특별감사를 실시한다면서 단속현황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고 질타했다.

농업인자녀 장학금 지원 인색
정 의원은 “농업인자녀 학자금 지원이 농협직원 자녀 학자금 지원에 비해 턱없이 부족하다”면서 “직원자녀 국외학자금 지원은 즉각 중단하고 이 예산을 농업인장학금 지원사업 쪽으로 전환시켜야 한다”고 촉구했다. 농협은 최근 5년간 중앙회 직원자녀의 유치원, 초중고교, 대학교 학자금으로 총 1천314억원, 해외유학 자금으로도 4년간 527명에 18억3천800만원을 지원했으나 농업인자녀 장학금은 136억8천300만원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농업인자녀 장학금은 농협직원과 달리 대학교만 지원됨은 물론 1학기당 250만원 이내로 지원한도가 정해져 있어서 학자금을 받더라도 추가비용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농협 직원자녀들의 국내 유치원 및 초·중·고교 및 대학교 학자금에 대해서는 등록납입액 전액을 지원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국외 정규 중·고교 및 대학교에 대해서도 최대 591만원 한도 내에서 지원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고 역설했다.

교육지원사업비 줄고, 임원활동비 크게 늘어
정 의원은 “최근 지난 5년간 교육지원사업비 현황을 보면, 지난 2005년 3천390억원이었던 교육지원사업비가 2009년에는 2천484억원으로 매년 감소추세에 있다”면서  교육지원사업비는 줄이고 임원 경영활동비를 1인당 4천800만원이나 대폭 인상했다고 지적했다. 전무이사, 농경·축경·신용 대표이사, 감사위원장, 조합감사위원장 및 21명의 집행간부(상무)의 경영활동비 월 400만원씩 연 4천800만원이 인상돼 모두 13여억원에 달한다고 말했다.

최근 3년간 임원들의 총 급여현황(퇴직금적립 포함)에서 비상임 회장 2억1천100만원~1억8천300만원, 전무이사 3억500만원~2억5천400만원, 농경대표 2억9천900만원~2억4천400만원, 축경대표 3억2천300만원~2억4천800만원, 신용대표 3억3천600만원~2억4천500만원, 감사위원장 3억2천만원~2억4천100만원, 조합감사위원장 2억9천100만원~2억1천500만원, 집행간부 2억4천300만원~2억원 등으로 많은 연봉을 받고 있다고 강조했다.

농협 ‘NH-OIL’, 남해화학 독자발전 모색해야
류근찬 의원(자유선진당 충남 보령·서천)은 “농협중앙회가 남해화학을 경유하지 않고 직접 정유사와 거래할 경우 중간 유통비용을 줄일 수 있어 더 큰 기름값 인하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면서 ‘NH-OIL’은  ‘NH-OIL’대로 남해화학은 남해화학대로 경쟁과 협력속에 자율성, 투명성을 갖고 독립적 방향에서 사업을 운영해야 한다고 말했다.

농협 RPC 경영정상화 애써야
조진래 의원(한나라당 경남 의령·함안·합천)은 “2008년 165개의 농협 RPC에서는 141개 흑자, 24개 적자로 235억원의 흑자를 냈으나 2010년 현재 전국에 158개만 남아 있다”면서 2009년 590억원 적자로 경영상태가 극도로 악화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2010년에는 1천38억원의 적자가 예상된다”는 조 의원은 경영부실 RPC 통합 등 RPC 경영개선을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농협 마트, 생활물자 판매 더 늘어
더불어 농협 하나로 클럽 및 마트에서는 2008년 이후 생활물자보다 농축수산물 비중이 점점 줄어들고 있다고 지적했다. 양곡은 2008년(11.9%) 2009년(11.5%) 2010년 7월 (10.0%), 농산물은 2008년(26.6%) 2009년(20.3%) 2010년 7월(21.7%), 축산물은 2008년(16.7%) 2009년(17.9%) 2010년 7월(17.1%)등으로 줄고 있으나 생활물자는 2008년(36.6%) 2009년(42.0%) 2010년7월(42.4%)로 늘고 있다. 조 의원은 “농업인을 대신해서 우리 농산물을 소비자들에게 판매해야 할 농협유통은 농축수산물 판매비중을 일정 수준 유지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1천300억대 건물 신축…펑펑 지출
송훈석 의원(무소속 강원 속초·고성·양양)은 “2009년 말 현재 농가부채는 전년보다 1.9% 늘어난 호당 2천626만8천원으로 농업인들은 빚더미에 시달리고 있으나 1천300억원대 건물신축, 회원권만 544억원대를 보유하는 등 호화롭게 펑펑 지출하며 농민을 기만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농협중앙회 보유 부동산은 장부가 기준으로 토지가 1조6천억원, 건물이 1조3천억원 등 총 2조9천억원에 달한다. 2008년 3월에 새로 취득한 중앙본부 별관(지하 3층, 지상 7층) 연면적 8천286㎡ 건물을 짓는 데 156억원, 집기구입비 8억원을 각각 지출했다.

또 공사중인 농협중앙회 중앙본부 신관(지하 6층, 지상 21층) 연면적 4만7천136㎡ 사옥신축에만 무려 1천138억원을 투입했다. 농협은 본점 사옥인 중앙본부 별관과 신관 건물 신축에만 1천302억원의 예산을 지출했다.

송 의원은 특히 골프회원권 389억원, 콘도회원권 155억원 등 회원권 544억원어치에 달하고 최고급 랜트자동차의 월 임차료만 7천634만원에 주유비만 3억4천만원 등 월 수백만원의 임차료가 지출되는 고급자동차로 방만경영을 하고 있다고 질타했다.

농산물수출 해외사무소, 제구실 못해
김우남 의원(민주당 제주 제주시을)은 “농협중앙회는 1990년 우리농산물 해외시장 확대를 위해 전액 출자해 NH무역을 설립했음에도 불구하고 별도의 자체 해외사무소를 운영해 중앙회 직원의 해외연수 지원센터처럼 운영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지난 3년간 일본사무소의 경우 NH무역 현지법인과 공동으로 김치 등을 판매했지만 미국과 중국 사무소는 중개와 알선 업무만 하면서 매출실적을 제출하지 못했다는 김 의원은 “설립 후 지금까지 사무실 임대비, 임금 등에 연 평균 18억3천600만원 총 435억원이 지출됐다”고 지적했다. 

단란주점, 골프장서 클린카드 8억6천만원 사용
강석호 의원(한나라당 영양·영덕·봉화·울진)은 “2009년과 지난 8월까지 농협이 클린카드로 유흥업소와 레저업소 등에서 모두 8억6천여만원을 사용했다”며 노래방 4천34건(4억2천700만원), 단란주점 골프장 738건(3억7천600만원), 유흥주점과 단란주점 234건(5천300여만원)을 결재했다고 지적했다.

자회사 통폐합 등 경영합리화 필요
김성수 의원(한나라당 양주·동두천)은 “반드시 필요한 사업분야가 아닌 직원 4천500명에 총인건비 2천403억1천300만원 규모의 21개 자회사 통폐합 및 축소로 경영의 합리화를 기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성윤환 의원(한나라당 경북 상주시) 또한 “농협법이 국회에서 심의 중인 와중에 농협중앙회가 쇼핑몰, 택배회사에서 상조회사까지 새로운 사업을 구상하고 있다”면서 “경제사업 활성화 인지, 농업인을 볼모로 한 문어발식 자회사 확장인지 의문시 된다”고 지적했다.

농협사료 불량당밀 구매
김 성수의원은 또한 “(주)농협사료에서 사료제조에 사용되는 당밀을 구매하면서 사료등록을 하지 않은 업체의 당밀을 공급받거나 규결미달의 당밀을 공급받다가 문제가 일자, 뒤늦게 반품시킨 것으로 드러났다”고 밝혔다. 공업용 당밀과 사료용 당밀은 명확히 구분돼야 할 뿐만 아니라 철저히 관리돼야 하고 당밀의 도입과 관리도 철저히 이뤄질 수 있도록 제도개선을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NH개발, 98%가 수의계약
김 의원은 이어 “자회사인 (주)NH개발은 2009년도에 총4천828건(1천184억원)을 발주했는 데 이중 102건(2.1%)만 입찰로 계약했고 나머지 4천726건(97.7%)을 수의계약으로 발주했다”고 지적했다. “계약을 입찰로 바꿔서 투명하고 객관적으로 이뤄지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농업인은 뒷전
김효석 의원(민주당 담양·곡성·구례)은 “농협이 농약제조사들에게 농약을 낮은 값에 판매하지 못하도록 압박하고 농협중앙회는 사료를 공급할 때 신용카드 결제를 외면하고 축산농가들에게 현금결제를 고집했다”고 지적했다. 특히 경기도 이천, 여주, 안성 등의 지역에서 농협이 이미 수매한 쌀을 농민이 직접 판매하도록 강요하고 할당량을 완수 못하면 수매량을 줄이겠다고 으름장을 놓아 농업인들을 더욱 불안하게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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