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국내 수급과 ‘쌀 수입국’ 유지가 가능한 범위에서 민간업체의 쌀 수출을 허용키로 해 이르면 이달 안에 사상 처음으로 스위스에 200톤 규모의 쌀 수출이 이뤄질 전망이다.

정부는 지난 11일 과천 정부종합청사에서 권오규 경제부총리 주재로 경제정책조정회의를 열어 ‘쌀 수출 추진 방향’을 논의했다. 이 자리에서 농림부는 “미곡수출 추천 관리지침을 제정해 쌀 수출 추천을 개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정부는 당초 지난 2월 14일 쌀 수출을 개시할 예정이었으나, 쌀 수출 추천 개시가 한미 FTA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의견이 있어 한미 FTA 종료이후로 연기했다.
정부는 지금까지 도하개발아젠다(DDA)와 FTA 등 무역개방 협상에서 ‘쌀 개방 예외’를 주장키 위한 명분 때문에 쌀 수출을 꺼려왔지만 이제는 정책기조를 바꿔 쌀 수출에 적극적으로 나설 방침이다.

현재 국내 민간업체 4~5곳이 농림부를 통해 쌀 수출 상담을 벌이고 있으며 이르면 다음주에 경기 고양시 덕양농산영농조합이 신청한 200톤 규모의 스위스 수출계획에 대한 승인이 내려질 가능성이 높다. 일제시대 강제 반출을 제외하고는 우리나라 쌀이 외국에 수출된 적이 없기 때문에 수출이 성사되면 사상 첫 사례가 된다.

농림부는 앞으로 전체 양곡 수급상황을 고려해 우리나라가 의무적으로 수입해야 하는 시판용 쌀 최소시장접근(MMA) 물량보다 적은 양의 쌀 수출을 추천해주되 업체별 수출량은 선착순으로 배정키로 했다.

올해의 경우 전체 쌀 수입규모가 24만6천톤이고, 시판용 수입쌀 MMA(의무수입물량) 물량이 3만4천톤이므로 최대 3만4천톤의 쌀을 수출해도 여전히 쌀 수입국 지위를 유지할 수 있다는 게 농림부의 설명이다.

농림부 관계자는 “쌀 수출을 통해 우리 쌀 산업의 경쟁력 제고는 물론 우리 농업인들에게 새로운 시장개척의 기회를 부여하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쌀 수출 희망 업체는 미곡 수출추천 신청서를 수출계약서 사본과 함께 농림부에 제출하면 쌀 수출 추천을 받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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