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물없이 볼 수 없는 엄마이야기
엄마들의 삶을 조사해와 발표하라는 둘째 며느리(박지아)의 딸(이재혜) 영어숙제를 위해 이들은 자신의 삶을 조금씩 풀어낸다. 원작자는 미국 작가 윌 컨. 한국에 자주 드나들면서 ‘아줌마’에 호기심을 느꼈고, 1년 반 동안 수많은 아줌마들과의 인터뷰를 통해 이 작품을 완성했다. 숙제하기 위해 얘기를 재촉하지만, 쏟아져 나온 수많은 사연을 어떻게 정리해 영어로 옮길까 막막해하는 딸이 바로 작가 윌 컨의 분신인 셈이다. 원래 제목이 ‘마더스 앤드 타이거스’(Mothers and Tigers)라는 점도 재밌다.
이들 네 며느리에게는 그만한 나이쯤이면 하나씩 품고 있을 법한 사연들을 고루 분배해 뒀다.
생활에서 우러나오는 잔잔한 얘기로 채운 작품이라 엄마를 내세운 작품 치고는 매우 담백한 느낌이다. 비극성을 강조하려고 엄마의 불행을 극한까지 밀어붙이는 작품에 비해 불편함이 훨씬 덜 하다. 하필 김장하는 날이 배경인 것부터가 그렇다. 그들이 한데 모여 담그고 나누는 것은 김장뿐 아니라 삶에 대한 이해와 공감이기도 해서다. 2만~2만 5000원. (02)747-10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