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 신용부문, 총체적 부실 질타’

농업협동중앙회에 대한 신· 경분리를 근간으로 한 농협법 개정안이 국회에서 발목이 묶여 있는 가운데, 국회 농림수산식품위원회 소속 여, 야 의원들의 농업협동조합중앙회에 대한 국정감사가 지난 8일 농협중앙회 로비층 대강당에서 지속됐다.

이날 국감 중 중요 관심사로 부각된 신용사업 부문사업의 총체적 부실을 질타했다. 농협의 부동산 PF(프로젝트 파이낸싱)대출이 2005년 대비 236% 증가한 9조532억원이고 이중 부동산 PF대출 연체금이 6천억원을 넘은데다 연체율도 6.67%로 사상 최대이며 회수불능 대출액이 596억원, 부실채권만도 8천225억원이다면서 “PF대출은 움직이는 시한폭탄이다”고 강조했다.


부동산 PF대출 연체금 6천억 넘어서
윤영 의원(한나라당 경남 거제시)은 “지난 8월 현재 농협의 PF대출 금액이 9조532억원에 달했고 이중 부동산 PF대출은 7조8천580억원으로 2005년 2조3천408억원 대비 236%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지적했다. 특히 농협의 PF대출에 대한 기업들의 연체금액은 6천37억원으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고 2005년 연체금액 84억원 대비 무려 72배나 증가한 것은 물론 연체율 또한 6.67%에 달한다.

농협의 PF대출 후 부도난 8개 업체의 대출액이 1천258억원에 달했을 뿐만 아니라 이 중 4개 업체 대출금 569억원은 회수가 불가능한 것으로 드러났다고 밝혔다.

특히 수도권 보다 분양율이 저조한 비수도권 부동산 PF대출금이 2조2천663억원에 달하고 도급순위 100위 이하 건설업체도 수십개에 달한다는 윤 의원은 “부동산시장 침체로 사업이 중단되고 시공사 부도가 확산되는 등 PF부실위험이 더 커지고 있다”고 우려했다.

부동산 PF대출 둘 중 하나는 손해
김우남 의원(민주당 제주 제주시을)은 “2007년 이후 부동산 PF대출수익은 계속 감소했고 2009년부터는 손해를 보고 있음은 물론 지난 8월 현재 부동산 PF손익비중은 49.5%로 PF대출 2개 중 하나는 수익에서 손해가 나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2009년 말 농협의 부동산 PF연체율은 3.24%로 시중은행의 평균 1.35%보다 2배 이상 많았고 지난 8월 말 현재 총180건의 부동산 PF대출 사업장 중 42%에 해당되는 77개 사업장이 부도, 기업회생, 워크아웃, 분양과 공사 미개시, 기타 신용등급 등을 이유로 공사 진행에 차질을 빚고 있다.

이로써 총 PF대출금 8조3천억원의 41%인 3조4천억원이 대출잔액으로 남아 원금회수를 장담하지 못하는 상황이다고 밝혔다. 김 의원은 “농협은 PF대출당시 시공사의 신용등급별 분석현황을 보면 신용평가기관이 투자부적격(BB)이라고 평가하고 회사채등급도 없이 농협중앙회 자체 신용등급과 매핑해 총3천299억원의 대출을 승인했다”면서 책임을 추궁했다. 이렇게 생긴 막대한 부실을 2009년처럼 전국 1천700개 단위농협에서 1조원의 자본금을 수혈 받아서 손실을 메울 것이냐고 질타했다.

부실채권 3조4천142억원에 달해
정해걸 의원(한나라당 경북 군위· 의성· 청송)은 “농협의 부실채권은 2007년 7천886억원에서 2008년 1조5천906억원, 2009년 1조9천741억원으로 매년 증가세를 보이며 올해 8월말 기준 3조4천142억원에 달한다”고 밝혔다. 자산건전성이 크게 악화된 큰 원인은 부동산 PF(프로젝트 파이낸싱) 대출로 2005~2008년 건설경기 호조에 따라 금융기관간 부동산 PF 대출을 과다하게 경쟁적으로 취급해 최근 PF대출 규모가 45조에 달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국제금융시장 불안, 국내 부동산시장 장기침체로 건설사 구조조정이 진행되면서 무분별하게 취급했던 PF대출이 큰 부실로 나타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정 의원은 “농협 신용부문의 올해 1분기 당기순이익이 1천359억원에서 2분기에 153억원으로 급감했고 국제신용평가회사인 무디스가 PF대출로 위험에 노출된 은행으로 농협, 국민은행, 우리은행, 수협을 꼽았다”면서 대책을 추궁했다.

단위조합 금융사고 중앙회 2배
윤영 의원은 이어 “2007년부터 지난 8월까지 무려 188건의 금융사고로 248억6천300만원의 34.4%에 이르는 85억1천700만원은 회수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농협중앙회의 경우 사고금액 81억9천200만원 중 미회수 금액은 총67억3천700만원으로 82.2%에 달하는 금액을 회수하지 못하고 있다.

단위조합은 금융사고 금액이 총166억7천100만원으로 전체 대비 67.1%를 차지하면서 농협중앙회 사고금액의 약 2배에 달한다고 말했다. 이 중 내부직원의 횡령이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는 윤 의원은 “같은 기간 내부직원 횡령 건수는 총 66건으로 전체사고 188건의 35.1%, 횡령금액은 총161억9천700만원에 이른다”고 지적했다.

금융사고 84% 내부직원 비리
정해걸 의원은 “농협중앙회 임직원의 횡령· 유용에 의한 피해액이 4년 동안 74억3천500만원에 달한다”면서 “농협 전체 금융사고 피해액의 84%가 내부직원의 비리에 의한 것이다”고 밝혔다. A씨는 5년동안 수납한 공과금 등을 수회에 걸쳐 205억5천900만원을 유용하고 2천825만원을 횡령했다. B씨는 위조한 대한주택공사의 토지건축자금 대출추천서, 단독주택용지 분양계약서 등에 의거 무단으로 대출해 명의도용 채무자 계좌에 임금후 자금출금 또는 계좌이체를 통해 횡령했다. 

단위조합 무이자자금 지원 ‘로비 때문? ’
김성수 의원(한나라당 경기 양주· 동두천)은 “일선 단위조합 조합장의 부적절한 접대관례, 법인카드 이용 실태가 무이자자금 등 중앙회로부터의 지원을 획득하기 위한 로비 때문이라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지난 3년간 무이자자금 지원액수 상위 10개 조합을 보면 다수의 동일한 조합이 매년 거액의 자금을 반복해 지원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자금지원의 편중 또는 운영기준 적정성에 의구심이 든다”고 강조했다.

 농협 수익성 시중은행 최하위
조진래 의원(경남 의령· 함안· 합천)은 “농협의 신용사업 당기순이익은 2008년 1만1천742억원, 2007년 1만4천363억원에 2008년 3천716억원, 2009년 5천208억원 등으로 떨어져 2010년 상반기에는 1천512억원 수준이다”면서 “신한은행 9천688억원, 기업은행 6천834억원, 우리은행 4천830억원 등에 비하면 저조한 실적이다”고 지적했다. 또 올해 상반기 신용사업부문의 1인당 수익성(2010년 상반기 당기순이익을 인원으로 나눈 것)은 950만원으로 국민은행과 더불어 은행권 중에서 가장 낮은 생산성을 보이고 있다고 역설했다.

농신보 기본재산 증가, 농업인 배려해야
성윤환 의원(한나라당 경북 상주)은 정부 출연금과 함께 기본재산이 계속 증가하고 있는 데도 신규보증 건수와 보증잔액이 계속 줄어들고 있는 이유를 묻고 “농신보가 어려운 농업인들을 위해 보증료율을 낮춰야 한다”고 역설했다. 성 의원은 “농신보에 대한 정부출연금은 2005년 4천억원에서 2009년에는 9천95억원으로 2.3배 증가했으나 같은 기간 보증잔액은 17조8천88억원에서 10조5천31억원으로 41% 감소했다”고 지적했다.

신규보증건수 역시 2006년에는 5만3천287건에서 2009년 3만3천982건으로 감소한데 반해 기본재산은 2005년 2천395억원에서 2009년 1조5천971억원으로 증가했다고 말했다. 2000년대 이후 농신보의 보증한도를 나타내는 운용배수는 지속 증가해 2006년에는 법정 최고운용배수인 20을 5배 가까이 상회하는 96.0까지 기록한 바 있으며 부실보증의 증가로 인해 기금운용의 위기를 가져온 바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2005년 이후 각종 보증제도가 강화됐으며 2006년 7월 이후 최저 0.5%~최고 1.6%로 인상됐다고 밝혔다. 성 의원은 “기금부족으로 운용배수가 96배까지 높았다가 최근 6.6배로 낮아졌다는 것은 법정 운용배수인 20배를 크게 밑도는 것으로 농신보의 기금운용이 정상화됐다는 것을 의미한다”면서 농어업인들에 대한 보증료율을 인하할 때가 됐다고 강조했다.

농신보는 최저 0.5~최고 1.6%의 보증료율을 적용하면서 자금압박을 받고 있는 영세농업인에게도 적용하는 최저 보증료율은 신용보증보험이나 기술신보 등과 동일한 수준이다고 지적했다. 더욱이 주택금융공사는 현재 최저 0.2%~최고 1.3%의 보증료율을 적용하고 있어서 농신보의 보증료율보다 훨씬 낮은 수준이다고 말했다.


농협 신용부문 경쟁력 낮다
김효석 의원(민주당 전남 담양· 곡성· 구례)은 “농협의 신용부문 건전성은 국내 다른 은행보다 뒤지는 것으로 나타났다”면서 “고정이하 비율은 농협이 2.24%인 반면 국내 은행 평균은 1.18%, 대손충담금 비율도 농협은 89.1%인 반면 국내 은행은 105.1%, 생산성 지표인 1인당 실질 총자산은 농협이 120억원· 국내은행이 190억원이다”고 밝혔다.

지난 8월말 현재 농협중앙회의 해외투자잔액은 17억5천200만달러이고 이중 CDO, CDS 투자 누적액은 5억9천200만달러(40건)인데 잔액은 7천900만달러이다면서 “2007~2009년간 CDO, CDS에서 3천410억원의 손실이 발생했다”고 지적했다.

농협, 자기자본 획기적 늘지 않으면 정상운영 곤란
김 의원은 또 “지난 6월말 현재 농협의 BIS 비율은 15.37%로 국내은행 평균인 14.29%보다 높은 편이다”면서 자기자본이 획기적으로 늘어나지 않는 한 정상적 운영이 곤란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지난 8월 현재 7조8천580억원에 이르는 부동산 금융에서 6.67%의 높은 연체율, 2008년 금융위기시 조달한 3조1천600억원의 후순위채권의 2014년 상환 도래 등으로 국내외 여건 변화에 따라 향후 농협의 BIS 비율은 유동적이고 최악의 경우 권고수준인 8% 유지가 어려울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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