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덕모 할아버지, 10kg쌀 100포대 전달

거리에 버려진 폐지나 박스 등을 모아 판매한 돈으로 이웃사랑을 실천하는 70대 전직 배달부가 있어 화제다.
17일 중구 태화동주민센터에 따르면 신기경로당 회장 안덕모(75) 할아버지는 전날 태화동주민센터를 찾아 어려운 이웃에게 써달라며 10㎏ 쌀 100포대를 맡겼다.

이 쌀은 안 할아버지가 지난 1년간 동네 주변을 돌아다니며 재활용품을 주워 번 돈으로 마련한 것이다.
안 할아버지가 처음 재활용품을 수거하러 다닌 것은 2002년 신기경로당 총무를 맡으면서부터다.
경로당 살림을 살아야 하는 데 당시는 정부보조금이 없어 경로당 친구 2〜3명과 함께 직접 운영비를 마련하고자 거리로 나섰다.

20여년 간의 집배원 생활과 15년간의 한국전력 전보배달원 생활을 하고 1995년 퇴직한 안 할아버지는 처음 폐지를 주우러 다닐 때 부끄럼이 앞섰다고 했다.

그는 “집도 있는 사람이 저러고 다닌다고 욕을 많이 들어먹었다”며 웃었다.
정부보조금이 나오면서 경로당 살림이 나아졌지만 안 할아버지는 폐지 수집을 멈추지 않았다. 폐지로 어려운 이웃을 돕는 것이 좋겠다고 생각해서다.

지난해 추석에는 재활용품을 판 돈과 태화지구대 안전지킴이를 하며 받은 돈을 털어 20㎏ 쌀 50포대를 태화동주민센터에 내놓기도 했다.
할아버지의 선행이 알려지자 이제는 주변 병원이나 단체, 아파트 등에서 먼저 할아버지에게 폐품을 가져가라며 연락을 주기도 한다.

안 할아버지는 “이제는 죽음을 준비하는 나이”라며 “건강이 허락하는 한 나보다 어려운 사람을 위해 돕고 싶다”고 말했다.
태화동주민센터는 할아버지가 맡긴 쌀 100포대를 지역의 어려운 이웃 50가구에 전달할 예정이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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