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명절을 앞두고 농촌경제가 큰 수렁에 빠져들고 있다.
여성농업인들이 지난해 봄부터 가을철 결실까지 작황부진과 태풍 등으로 큰 어려움을 겪은데 이어 연말부터 지금까지는 구제역 회오리가 몰아치며 농촌 경제가 파탄지경으로 내몰리고 있다.

구제역 파동으로 살처분된 가축수만 200만두에 이르고, 지역 특산물과 쌀 산업 등 농업전반은 물론 일반 상가 매출 부진, 관광산업에까지 영향을 미치며 농촌경제기반을 송두리째 흔들고 있다.
특히 관광객의 발길이 끊기며 식당이나 일반상가들도 매출 하락의 타격을 받으며 농촌 경제가 1990년대말 IMF 때보다 더 심각한 위기감에 휩싸이고 있다.

구제역 최초 발생지역인 경상북도는 구제역 차단을 위해 지난 12일 경북도내 11개 시·군의 재래시장 46개소를 폐쇄했다. 지난해 구제역 발생 이후 안동과 영주를 시작으로 영천·의성·청송·영양·영덕·예천·봉화 등 42개 재래시장이 폐쇄된 데 이어 올해 들어서도 안강시장 등 경주지역 3개소와 포항 기계시장이 폐쇄 조치됐다.

또 충청남도는 당진군이 합덕읍 일대를 중심으로 발생한 구제역의 확산을 막기 위해 당진(5, 10일), 합덕(1, 6일), 신평(2, 7일)의 5일장을 15일부터 구제역이 종식될 때까지 폐쇄했다.
이들 재래시장은 구제역 사태가 마무리될 때까지 무기한 폐쇄될 예정이어서 구제역이 장기화될 경우 농촌경제는 최악의 위기상황에 처할 것으로 우려된다.

특히 상인들은 최대 대목인 설 명절을 앞두고 장터가 줄지어 사라지자 생계 대책을 호소하고 있다.
재래시장은 여성농업인들이 정성들여 가꾼 각종 농작물을 사고팔며 농촌가계를 지탱해 주는 경제활동의 근간이다. 여성농업인들은 정성들여 가꾸고 수확한 각종 농특산물을 창고에 보관했다가 설과 같은 명절 특수때 한꺼번에 내다 팔아 경제적 수익을 창출하고 있다.

하지만 구제역으로 인해 지역 농특산물의 중요한 소비처였던 각종 대도시 농·특산물직거래장터도 무기한 연기 또는 취소되고 있어 여성농업인들의 주된 수입원인 농산물 거래통로는 거의 모든 출구가 막힌 상태다.
씨앗 한알, 채소 한포기에 정성을 담고 자연에 순응하며 정직하고 순박하게 살아가는 여성농업인들은 지금 큰 시름에 잠겨 있다.
저작권자 © 여성농업인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