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 여름 가을 겨울..산은 다양한 모습으로 우리에게 다가온다...요즘처럼 눈이 풍년일 때 겨울산에 올라가보자. 뽀드득 뽀드득 눈 밟는 소리와 함께 차가운 겨울바람을 맞으며 힘들게 오르는 겨울산은 어떤 맛일까. 힘들게 오른 정상에서 바라본 풍경은 감탄사를 연발하게 된다. 그 정상에서 맛보는 따듯한 커피한잔에는 상상만으로는 알 수 없는 묘한 즐거움이 있다. 겨울이 가기전에 경험해보지 못했다면 서두르자. 겨울산행을 계획하며 꿈꿔봤음직한 환상적인 설경이 당신을 기다리고 있으니 말이다.



◆ 희귀 수목군락과 운두령을 품다

강원도 평창군 용평면 소재 계방산(해발 1577m)은 우리나라에서 한라산, 지리산, 설악산, 덕유산 다음으로 높은 산이다. 주변에는 황변산, 오대산, 방태산 등이 자리 잡고 있고, 계방산은 이런 고봉들과 함께 태백산맥을 이룬다. 때 묻지 않은 아름다움을 오롯이 간직하고 있어 등산 마니아들 발길이 끊이지 않는 계방산은 `남한 5위봉`이란 별칭을 가지고 있다.

계방산은 `심마니들의 산`으로도 불린다. 생태계 보호지역으로 지정될 정도로 각종 희귀 수목과 야생화 등이 많이 자생할 뿐 아니라 질 좋은 산삼과 약초가 많이 나 심마니들이 계절을 가리지 않고 모여들기 때문이다.

계방산은 희귀 수목 군락뿐만 아니라 우리나라에서 자동차로 넘을 수 있는 고개 중 가장 높은 고개인 운두령(해발고도 1089m)을 품고 있다. 이곳에서 계방산 정상까지 표고 차는 불과 488m. 쉬엄쉬엄 올라도 2시간 정도면 정상에 닿을 수 있다.

운두령에서 등산을 시작하면 초보자도 힘들이지 않고 설산의 매력을 만끽하며 정상에 오를 수 있기 때문에 겨울이 되면 계방산은 다른 계절보다 더 분주해진다. 설산 절경을 좀 더 쉽게 눈에 담기 위한 사람들 발길이 끊이지 않기 때문이다.

계방산은 계방산 주차장이 있는 아래삼거리나 방아다리 약수터 밑에서부터 올라갈 수도 있지만 겨울에는 운두령에서 시작해 내려오는 코스를 가장 많이 이용한다. 초보자들에게는 운두령에서 시작해 이승복 생가로 하산하는 코스를 선택할 것을 권한다. 완주하는 데는 5시간 정도가 소요되며, 이 코스를 선택하게 되면 물푸레나무군락지, 쉼터, 전망대, 정상, 주목군락지 등을 둘러보며 산행을 즐길 수 있다.

영동고속도로 속사 출구에서 나와 인제 방향으로 10분 정도 자동차를 타고 달리면 평창군과 홍천군을 가르는 운두령에 도착한다. 운두령 고갯마루에 낀 안개를 뚫고 동쪽으로 나 있는 나무계단을 오르면 곧장 등산로가 이어진다. 산행시작 후 30분 정도 지나면 물푸레나무 군락지가 나타난다. 물푸레나무는 나무껍질에 하얀 무늬가 있어 다른 나무와 쉽게 구분된다. 정상까지 이어지는 능선에는 갈림길이 없어 길을 잃을 염려도 없다. 생각을 멈춰보자. 머릿속 이런저런 생각을 다 내려놓아도 좋다.

◆ 눈꽃과 빙화의 아름다움 만끽

능선을 따라 형성되어 있는 산죽, 주목 군락을 비롯해 빽빽한 원시림은 사계절 색다른 멋을 뽐내지만 겨울철엔 눈꽃과 어우러져 그 아름다움을 더욱 발산한다. 특히 주목 군락 주변 설경은 매력적이다. 바람이 불 때면 수목에 핀 눈꽃이 허공으로 나부끼며 연출하는 환상적인 분위기 또한 일품이다.

나무마다 서리서리 열린 상고대의 아름다움도 눈꽃에 뒤지지 않는다. 나무나 풀에 눈같이 내린 서리를 뜻하는 상고대는 구름이나 대기 중 수증기가 나뭇가지에 얼어붙어 생긴 빙화(氷花)로, 서리꽃이라고도 불린다.

상고대는 영하 6도 이하, 습도 90% 이상일 때 그 모습을 드러내기 때문에 안개가 많고 기온차가 심한 해발 1500m 안팎인 고산지대에서나 만날 수 있다.

아름다운 설경에 취해 1시간30분 정도를 오르면 나무 데크로 조망대를 설치해 놓은 1492m봉에 닿는다. 1492m봉에서 건너편 정상까지는 30여 분 거리. 1492m봉에 올라서면 강원도 첩첩 산줄기가 꼬리를 물고 쉼 없이 이어지는 웅장한 모습에 탄성이 절로 터져 나온다.

계방산 정상은 거대한 돌탑이 세워진 널찍한 공터다. 정상에 오르면 구름 사이로 인근 지역 명산들 주요 능선이 한눈에 들어온다. 날씨가 좋은 날에는 북쪽에 자리 잡은 홍천군 내면의 넓은 골짜기와 설악산이 가물거리고, 동쪽으로는 노인봉과 대관령이, 서쪽으로는 운두령 너머로 회령봉과 태기산이 파노라마를 연출한다.


인근에서 최고 전망대로 손꼽히는데, 정상에 오르면 그 이유를 자연스럽게 깨닫게 된다. 정상에 서서 발아래를 내려다보자. 가슴 속 깊은 곳까지 시원해지는 것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정상에서 북동쪽으로 리본이 많이 달린 능선길은 오대산으로 이어지며, 15분 정도 걸으면 만나는 삼거리에서 오른쪽으로 내려서면 이승복 생가를 거쳐 아래 삼거리로 하산하게 된다. 하산하는 길에 살아 천년, 죽어 천년을 간다는 주목 군락을 만나게 된다. 주목 군락 밑으로 1㎞ 정도는 가파른 길이 이어지기 때문에 특히 조심해야 한다.

계방산 등반은 정상 가까이에서 산행을 시작하기 때문에 다른 산을 오르는 것보다 수월한 건 사실이다. 하지만 겨울 산행은 다른 계절에 비해 체력 소모가 많고 정상에 다가갈수록 체감온도가 급격히 떨어지므로 철저한 준비가 필요하다. 에너지를 보충할 수 있는 열량 높은 비상식량과 뜨거운 물, 그리고 언 눈길에 대비한 아이젠, 스패츠, 보온성이 좋은 방한복 등을 꼭 준비하도록 한다.

겨울산행 준비물 

1. 등산화-방수처리가 잘 된 고어텍스제품으로 중등산화 이상의 신발을 준비 한다. 
 ※ 겨울등산화 손질: 가죽등산화는 산행 2~3일 전에 왁스칠을 해 두면 방수에 더욱 효과적이다.

2. 배낭- 타계절과 달리 겨울산행에는 배낭에 넣을것이 많아서 최소 50리터 이상의 배낭을 준비한다.
 겨울과 상관없이 안전을 목적으로 목 뒤까지 올라오는 배낭을 선택하는것도 좋은 방법이다.

3. 방한복 - 겨울 추위를 막을수 있는 윈드 자켓을 준비하고 산행중에는 입지 않고 능선부에 올라서거나  휴식시에 체온유지를 위해서 입는다.

4. 장갑 - 등산용 장갑으로 일반적인 모장갑으로 산행 오름길에 사용하고 능선등 경우에 맞추어서 더 강력한 고어텍스용 장갑등을 착용하여 추위를 막아주는게 좋은 방법이다.

5. 아이젠 - 4발보다는 6발이상이 좋음, 체인형 아이젠이 좋음. (발목에 무리가 가지않음) 신발 가운데에 걸리는 4발일 경우 바위길이나 눈이 녹아서 흐르는 얼음눈일 경우 발바닥에 피곤함과 발목관절에 무리가 많이 감      

6. 스패츠 - 등산화및 신발내부에 눈이나 바람이 들어가는것 방지 하는 장비로 겨울산행시 꼭 가지고 다니는 장비중 하나인데, 생각보다 많이 사용하지 않는경우가 많다.    
  
7. 스틱 - 등. 하산시에 힘의 분산에 큰 역할을 하며 특히나 하산길에 무릎관절을 보호하는데 효과적이다. 스틱하나보다는 두개가 더욱 효과적이나 거친산이나 험준한산일경우 한손은 지형지물을  붙잡을수 있도록 하나의 스틱만 사용해도 좋을 경우가 생긴다.

8. 고글, 썬글라스 - 썬글라스는 폼으로 쓰는게 아니다. 특히 눈이와서 날씨가 맑으면 눈에 피로도가 상당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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