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촌어린이에 추억 안기고 싶을 뿐”

충북 괴산군의 한 시골학교 학생들이 지역 기업체의 도움으로 올해도 꿈에 그리던 수학여행을 다녀올 수 있게 됐다. 괴산군 사리면 보광초등학교(교장 송정화)에는 최근 회사 이름을 밝히기를 거부한 한 기업체 간부가 찾아와 수학여행 경비에 보태라며 400만원을 선뜻 내놓고 돌아갔다.

이 기업체는 1999년부터 매년 6학년 학생들의 수학여행을 위해 학교에 200만원씩을 전달해 오다 학생수가 크게 줄어든 2009년부터는 5학년 학생들까지 합동으로 여행을 다녀올 수 있도록 수학여행비를 400만원으로 올려 지원하고 있다.

이에 따라 학교는 6일부터 2박3일 일정으로 5, 6학년 학생 51명 전원과 교직원들이 포항과 경주로 수학여행을 떠나기로 했는데, 작년에는 서울 남산타워와 경복궁, 국회의사당, 청와대, KBS, 강화도 등지로 여행을 다녀왔다.

기업체는 보광초등학교 학부모 대부분이 농업에 종사하고 있어 농촌의 어려운 현실에 다소라도 도움을 주기 위해 이 같은 선행을 13년째 베풀어 오면서도 외부에 이름이 알려지는 것을 꺼리고 있다.

기업체 관계자는 “어린 시절 학생들이 견문을 넓히고, 또 생애 가장 큰 추억으로 남을 수학여행을 다녀오도록 하고 있다”며 “특히 농촌지역 학부모들이 자녀 수학여행비 마련이 여의치 않다는 사실을 알고 매년 조금씩 도울 뿐”이라고 말했다.

송정화 교장은 “업체가 13년째 어린이들을 위해 해마다 소중한 역사문화 체험의 기회를 갖도록 도와주고 있다”며 “어린이들이 누군가로부터 받은 큰 사랑을 성장한 뒤 사회에 환원할 수 있는 마음가짐을 갖게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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