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제역 때 농민끼리 서로 정보를 일찍 교환했다면 확산을 더 빨리 막을 수 있었을 것 같아요.”
지난 2일 울산시농업기술센터에서 만난 이참아(32.여)씨의 꿈은 한우 농가를 경영하는 것이다.

전국을 휩쓴 구제역의 상흔이 여기저기 남아 있지만 그래도 희망의 끈을 놓지 않고 앞날을 준비하는 축산인은 여전히 우리의 농촌과 함께 하고 있다.

울주군 언양읍에서 한우를 키우는 부모님 밑에서 자란 이씨는 농촌에서 사는 것이 가장 행복하다고 말했다.

대학에서 아동과정 복지학과와 일어일문학을 복수 전공한 그는 졸업 이후 교수의 추천으로 일본에 ‘농촌 공부’를 하러 떠났다.

“졸업 당시 교수님께 농촌에서 일하며 살고 싶다고 했더니 우리보다 앞선 일본에서 농업을 배우고 오라고 하시더라고요. 망설임 없이 출발했죠.”

그는 2004년 시마네(島根)현립대학에서 농촌지역개발분야를 공부해 석사학위를 받았다. 귀국해선 바로 농협에 취직했다. 경기도 안성에서 그는 양곡과 축산 품질관리와 영업 마케팅 관련업무를 2년6개월 정도 맡았다.

결혼하면서 일을 그만둔 그는 농촌에 살고 싶어 귀농했다. 아이를 키우느라 그동안 정신이 없었지만 이씨는 올해부터 일본에서 공부하고 농협에서 일한 경험을 바탕으로 본격적으로 ‘소 농사’를 준비하고 있다.

그 첫걸음으로 이씨는 울산시농업기술센터가 주최하는 그린농업대학 한우과에 등록해 지난달 28일 입학식에 참가했다.

이씨는 “주위에서 젊은 여자가 왜 희망없는 농촌 일을 하려고 하느냐는 소리를 많이 들었어요.”라며 “이제는 여자가 할 수 없는 일은 남자도 할 수 없는 시대고 농촌에도 희망적인 사업 아이템이 많다고 생각해요”라고 말했다.

그는 5년 이내에 자신만의 한우 농가를 꾸리는 것이 일차 목표다. 하지만 더 큰 목표는 농민끼리 서로 정보를 공유하고 후계자를 길러내는 네트워크를 만드는 것이다.
대부분이 아버지뻘인 그린농업대학의 학생 사이에서 이씨는 의아해하는 시선을 느끼기도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씨의 당찬 포부에는 힘이 넘쳐났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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