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7일 초여름의 싱그러움을 재촉하는 이슬비가 내리는 아침.
설레는 가슴 안고 난생 처음 해외 여행길에 나섰다. 집안일 아이들 걱정 모두 묻어두고…
생활개선회는 여성농업인들이 농사일을 하면서 능률적으로 부수입을 올리 수 있고 능력을 향상시킬 수 있게 일하면서 배우는 학습단체이다.

먼저 마산시에서 많은 후원을 해주시며 해외 연수를 주선해 주신 마산시 관계자님과 농업기술센터에 진심으로 감사드리는 마음으로 이 글을 쓴다.
하늘에서 내려다 본 발 아래 풍경은 환상적이다.
일본 나리타 공항에 도착, 일본 땅에 첫 발을 내렸다.

차분하게 물 흐르듯 유유히 흐르는 도로의 차 흐름이 이 나라의 질서를 인식케 했다. 인구 1,200만이 살고 있다는 인공섬 동경도….
48층의 동경 신도청 전망대를 관람하고 후지산을 전방에 배경으로 한 가와구지호에서 첫 밤을 보냈다.

다다미 방에 물을 끓이지 않고 먹는 나라, 호텔에서 식수는 세면대에서 받아 먹으라고 한다. 그만큼 이 나라는 식수 관리를 잘 했기에 식수에 관한 그들의 자긍심이란 생각이다. 대신 호텔마다 녹차를 끓여 먹을 수 있도록 녹차와 전기 주전자가 준비되어 있어 그들의 차 문화를 느낄 수 있었다.

이튿날 우리나라의 관광농원 같은 야마나시 현에 있는 농산물 가공 공장과 와사비 농장을 둘러보았다.
자체에서 생산한 과일과 생산물을 이용하여 만든 많은 가공품들은 자체에서 개발하여 수입을 올리고 있었다.
특히 인상적인 것은 매운맛을 내는 와사비와 달콤한 아이스크림의 맛은 전혀 궁합이 맞지 않을 것 같은데 와사비 아이스크림을 판매하고 있었다. 먹어보니 와사비의 매콤한 맛이 그런 대로 먹을 만했다.

오와구타니 유황계곡을 관광하고 하코네로 이동하여 아시 호수에서 해적선을 타고 천왕별장지의 멋진 풍경을 관광했으며 셋쨋날에는 오다농산물 도매시장과 긴자 쌀 갤러리에 들러 쌀 소비촉진홍보에 관한 여러 자료와 쌀로 만든 화장품 외에 음식과 과자류 등 여러 제품들을 둘러보며 쌀에 관한 요리법과 소비의 필요성을 느끼게 했다.

도쿠가와 이에야스 사당인 동조궁을 갔다. 이로하 언덕 넘어 난따이 산은 2,484미터로 그 높이가 가히 짐작이 간다. 귀가 먹먹하고 모습이 아직도 눈에 선하다.
깊이 163미터, 둘레가 25킬로미터나 되는 중선사 주겐지 호수의 평화로운 품속에서 잠시 심호흡한 뒤 초당 2천 톤의 물이 쏟아져 내리는 화엄폭포의웅장함에 감탄했다.

관광지 어디를 가든 자판기가 많이 설치되어 있으나 일회용 컵을 사용하지 않고 재활용할 수 있는 용기를 사용했으며 화장실의 한 줄 서기 문화는 본받을 만했다.
더구나 쓰레기소각장이 시내 한복판에 자리잡고 있으며 공원처럼 꾸며져 있어 혐오 시설이라기보다는 공원이 되어 도심에 사는 이들의 여유로운 쉼터로 만든 그들의 지혜를 보았다.

마지막 날에는 속이 노란 수박을 특산품으로 재배하는 수박 농가를 방문 견학했다.
그곳 역시 시설 투자비가 많이 드는 현실이다 보니 노력에 비해 수입이 약해 도시로 떠나가고 농촌총각들의 결혼문제도 어렵다고 했다.

우리의 민속촌은 그림이나 인형을 만들어 옛 모습을 볼 수 있으나 일본은 공무원이 그곳에 출근하여 옛모습을 재현해가며 수강을 원하는 사람에게는 수강도 하면서 관광객에게 좋은 인상을 심어주고 홍보하는 그들에게서 그들이 전통과 문화를 사랑하며 지키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이 아름다웠다.

4박5일간의 일본 연수를 마치고 돌아오는 길은 선진국이라 하는 일본보다는 우리나라가 살기 좋은 나라라는 것을 뼛속 깊이 느끼며 내 나라 내 위치에서 절약하며 내 나라를 사랑하고 가꾸며 무엇보다 일회용품을 줄이고 아껴쓰기를 실천하며 후손에게 부끄럽지 않은 땅과 문화를 물려줘야겠다는 다짐을 했다.

앞으로 더 많은 격려와 지원으로 많은 농업인들이 선진국의 전문화된 농업을 보고 배우며 견문과 지식을 넓혀 보다 나은 선진국형 농업 경영인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이끌어 주시길 바라며 두서없는 글 끝까지 읽어주셔서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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