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카메라의 열풍이 한차례 지나간 덕에 가구당 디카보급률이 60%를 넘었다고 한다. 장롱 속의 필름카메라와 핸드폰카메라를 합하면 거의 모든 집에 카메라가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경치가 좋은 배경이나 기념할만한 곳을 발견하면 너나없이 기념사진을 찍게 된다.

그러나 막상 찍으려고 들면 처음부터 막막해하는 사람들이 많다. 새벽같이 집을 나서도 목적지에 도착하면 해가 중천에 떠있기 마련이고 교통혼잡을 생각하면 그곳에서 해가 질 무렵까지 머물고 있을 수가 없어서 결국, 기념사진은 오전 10시~오후 4시 사이에 찍게 된다. 해가 머리 위에 있을 경우가 더 많다. 재미있고 간직하고 싶은 가족이나 각종 모임의 기념사진, 특히 야외로 나들이가서 사진을 잘 찍는 법을 소개한다.

 
■ 군대식 줄서기를 피하라
 
불과 10년 전의 각급학교 졸업앨범이나 야유회 때 기념 사진을 보면 질서정연하게 세로, 가로로 줄을 서서 찍은 사진이 대부분이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서는 평범한 직선의 줄서기를 피하고 새로운 선을 만들면 된다.
사람이 많으면 숫자를 그려도 되고 서너 명이면 삼각형이나 마름모꼴로 세우기만 해도 사진이 달라진다. 찍는 사람은 피사체보다 약간 높은 장소를 확보해야 한다.
 
■ 즐겁고 자신있게 찍어라
 
뭐니뭐니 해도 놀러가서 찍는 사진은 재미가 있어야 한다.
일단 찍는 과정을 즐기는 것이 필요하다. 머리 위로 하트모양을 그리든, 하이파이브를 하든, 한쪽 눈을 가리든 간에 발랄한 포즈를 요구하면서 변화를 주면 외형도 볼 만하고 동작을 취하는 동안에 동심으로 돌아갈 수 있다.
인물사진은 사진 찍는 사람의 적극적인 연출력이 필요로 하는데 어느 자리에, 어떤 자세로 인물을 배치할지 확신 있게 행동해야한다.

일행 중 사진을 담당하기로 예상되는 사람은 미리 여러 가지 동작에 대해 연구를 하고 가야하는데 사람들을 앞에 세워두고 현장에서 고민하면 사진 찍히는 사람들이 지겨워할 수 있고 표정이 굳어질 수 있다.
이런 위기상황을 탈출하기 위해 웃음을 유도하는 유머를 몇 개든 외우고 다니면 좋다. 사람이 많으면 구성원 중 한 명이 눈을 감을 확률도 높아진다. 최소한 사람 수만큼 눌러야 모두 눈 뜬 사진을 얻을 수 있다는 말이 있다. 많이 찍도록 해야한다.
 
■ 지형지물을 이용하라
 
사진의 속성은 기록에 있다. 기념사진은 구성원들의 얼굴이 잘 나오게 하는 것이 가장 큰 미덕이긴 하지만 찾아간 곳에 대한 기억은 추억을 풍성하게 만든다.
놀러간 현장이 명승지가 아니더라도 특색있는 구조물이나 지형이 있을 것이다. 사람들의 배경으로 현장의 일부만 찍혀도 나중에 사진을 보면서 기억을 떠올릴 장치가 됩니다. 고궁의 돌담, 바닷가의 모래밭도 좋은 배경이다.
스튜디오에서 사진을 찍으면 깔끔한 이유는 조명덕도 있지만 미리 준비된 안정된 배경벽지가 있기 때문이다.
자연 상태에서 동일한 패턴을 이루는 배경을 찾으면 깔끔하면서도 인위적인 느낌이 없는 사진을 찍을 수 있다.
 
■ 노출차이를 확인하라
 
흰색, 검은색 등 노출차이가 크게 나는 옷은 자동모드의 노출계를 혼란스럽게 만들어 얼굴이 검거나 희게 만들 가능성이 크다.
밝은 색, 줄무늬. 체크무늬 등이 고른 노출을 제공할 뿐 아니라 분위기를 가볍고 발랄하게 보이게 한다.
또한, 그늘과 햇빛이 섞여있는 장소는 노출통제가 어려울 수밖에 없다.
운 좋게 얼굴이 환하게 나오더라도 사진의 일부가 짙은 그늘에 들어가면 조화가 깨진다.
완전히 그늘이 내린 곳이라면 부드러운 표정을 찍기에 오히려 좋은 조건이다. 햇빛이 있는 곳에서 역광이라면 꼭 플래시를 사용해야한다.
 
■ 뛰어다니는 아이들은  셔터를 높여야
 
자동으로 찍다 보면 흔히들 셔터속도를 무시하게 되고 초점이 흐려지거나 피사체가 흔들린 사진을 찍게 된다.
ISO를 높여 찍는 것이 흔들린 사진보다는 훨씬 낫다. 최소 1/250초는 나와야 찍는 사람의 손떨림이나 피사체의 흔들림을 막아줄 수 있다.
 
■ 배경에서 불필요한 것은 제외해라

의도되지 않은 배경은 사진의 품격을 떨어뜨린다.
사람들을 세우기 전에 프레임을 먼저 결정해두고 그 안에서 도움이 되지 않는 요소는 제외한다. 제외한다는 것은 인위적으로 들어내라는 것보다는 프레임 자체를 옮겨서 찍으라는 뜻이다.
특히 얼굴 옆이나 위에 짙은 선이 지나가지 않는지 잘 살펴본다.
찍을 땐 안보이다가 찍고 나면 자주 나타난다고 푸념하는데 이는 모두 세심하지 못한 배경설정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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