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들의 약진이 눈부시다. 교사의 대부분이 여성이라는 것은 이미 뉴스거리가 아니고, 사법연수원생의 60% 이상이 여성들이다. 그동안 상대적으로 열세였던 수학이나 과학계에도 여성바람이 드세게 불어오고 있고, 남성들의 전유물이었던 중장비운전 같은 거친 직업세계에도 여성의 진출이 괄목할 만하다.

리더십이나 성적이 뛰어나고 성취동기가 강한 여학생을 ‘알파걸’이라 지칭하는데, 이들의 특징은 부모로부터 여성상과 남성상이 조화롭게 발달될 수 있는 환경에서 성장했다는 점이다. 알파걸들은 어머니로부터 여성의 능력을 물려받았고, 아버지로부터 바람직한 남성상을 학습 받았다. 여성이지만 남성에 못지않은 자신감은 여성다움을 포기하고 반 남성이 돼야했던 구시대 튀는 어머니들의 가치관과는 사뭇 다르다.

이들의 양성성(兩性性)은 반 남성이 됨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여성다움을 뽐내면서도, 남성들과의 경쟁을 회피하거나 주눅 들지 않고 당당하게 능력을 발휘함을 의미한다.

문제는 이렇게 능력 있는 여성들이 결혼과 육아라는 장애물을 제대로 넘지 못하고, 이거냐 저거냐의 선택을 강요받는다는 사실이다. 평범한 인생스케줄을 포기하고 ‘골드 미스’가 됨은 국가 전체로 봐도 중요한 인적자원의 손해고, 결혼을 선택하고 육아의 벽에 부딪혀 스스로 아까운 재능을 포기함은 더 큰 손해다.

사회의 진화에 따라 미래가 어떻게 변화할는지 예측불허지만, 분명한 것은 여성들의 파워가 증대하리란 점이다. 여성중심의 사회가 새로운 모계사회의 출발점이라고 두려워하는 남성들은 겨우 500년밖에 안된 부계사회의 몰락을 가슴 졸이며 바라볼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다.
저작권자 © 여성농업인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