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심 경쟁에서 벗어난 아이들 여유와 웃음 넘쳐


도심 학원가는 밤 10시가 되면 도로가 마비 될 정도로 아이들을 태워 나르는 학원버스로  가득찬다. 도시민들에게 더 이상 낯설지 않은 이 광경은 아이들을 무한 입시 경쟁으로 이끄는 길로 인식되고 있다.
이런 도심속의 경쟁에서 벗어나 아이들이 자연속에서 정신적, 육체적으로 건강하게 자랄 수 있도록 가르치는 산촌유학이 최근 이목을 끌고 있다. 또 산촌유학은 젊은층의 유출로 점차 소외되고 있는 농촌교육과 농촌사회에 활력소를 불어넣는 역할까지 하고 있다.

지난 달 29일 경북 예천군에서 ‘용문농촌유학 시골살이 아이들’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는 송난수(60?소나무선생님), 이현숙(49?시냇물선생님)씨 부부를 만나 산촌유학 프로그램 운영자로서의 생활과 산촌유학에 대한 진솔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수학, 물리학 관련 출판업을 하던 남편 송난수씨와 국어선생님을 하던 아내 이현숙씨가 산촌유학 프로그램을 운영한지는 5년째로 시작은 자연속에서 뛰어노는 아이들이 예뻐서였다고. 현재 이들 부부의 집에는 경기도와 대구에서 온 8명의 아이들이 머무르고 있고, 부모와 함께 내려온 아이들 7명도 용문초등학교에서 공부를 하고 있다.

“산촌유학에 관심을 가진 것은 방과 후 대안교실을 통해 시골아이들을 만나면서부터였어요. 자연을 벗삼아 뛰어노는 아이들이 너무 예쁘더라고요. 동시에 ‘도시에서는 이 시간이면 학원간다고 정신없을건데’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이에 이현숙씨까지 교직생활을 접고 지리산과 속리산 지역에서 산촌유학에서 대한 공부를 한 뒤 상주에 자리를 잡았고, 이후 현재는 예천군 용문에서 아이들과 함께 생활하고 있다.
이들 부부가 운영하고 있는 ‘시골살이 아이들’은 도시에 사는 아이들이 시골에서 생활하면서 정신적인 여유를 갖고 육체적으로도 건강하게 자라길 바라는 뜻에서 시작됐다.

이곳에서 아이들은 이부자리 정리하기, 양말꿰매기 등 생활에서의 스스로 할 일부터 씨앗뿌리고 수확하기, 전통문화 체험 등 다양한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다.

“아이들은 일찍 일어나서 이불을 정리하고 밥을 먹을때도 서로를 먼저 챙기는 것을 익혀요. 이렇게 공동생활을 하면서 마음의 여유도 갖고 자연속에서 지혜도 쌓으면서 생활해요.”

시골살이 아이들의 프로그램은 1년의 계획, 한 학기 이상의 장기생활로 이뤄지는데 이것은 이들 부부의 소중한 경험에서 나왔다고 한다.

“용문으로 오기전 상주에서 산촌유학을 시작했는데 그때는 20일정도의 단기생활로 진행을 해서 아이들끼리 친해질 시간도 부족하고 심지어는 도시아이들에게 물들었다고 하소연 하는 부모도 있었어요. 그래서 용문에서는 장기로 진행을 하고 있는데 확실히 단기생활 보다는 아이들끼리도 친해지고 도시로 돌아가서도 꾸준히 연락하는 모습도 볼 수 있었어요.”

이들 부부에 의하면 한국의 산촌유학 프로그램은 역사는 이제 10년 남짓한데 일본의 경우는 30년도 넘었다고 한다. 그리고 최근들어서는 농림수산식품부와 같은 정부기관도 관심을 갖기 시작해 산촌유학마을 등에 지원을 해주고 있다.

그렇다면 도시의 부모들이 원한다고 산촌유학을 다 보낼 수 있는 것일까.
시골살이 아이들의 경우 2~3일 정도의 맛보기 캠프를 통해 아이들이 시골생활에 불편함 없이 적응하고, 다른 아이들과 어울릴 수 있는지를 판단한다.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 것이 아이들의 의사인데 부모가 아무리 원해도 아이들이 원하지 않으면 아이들의 의견을 우선시하고 있다.

“산촌유학은 아이들에게 개인이 아닌 함께하는 생활의식을 심어주고, 스스로 무언가를 할 수 있는 힘을 키워줄 수 있어요. 또 도시아이들이 있어서 시골에는 학생수가 늘어나고 도농교류까지 이뤄진다면 농촌경제에도 도움이 되고요. 무엇보다 우리나라의 미래인 아이들이 밝고 건강하게 자라는 모습에서 뿌듯해요.”

이처럼 송난수 이현숙씨 부부는 산촌유학 프로그램이 사회에 뿌리를 내려 많은 도시아이들이 나눔과 어울림을 배울 수 있길 기대하고 있다.
도시아이들과 시골아이들이 정을 나누고, 아름다운 사회를 만들어간다면 우리나라가 살맛나는 곳이 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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