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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에 대하여 잘못 알려진 이야기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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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묵
등록일
2010-05-03 10:09:02
조회수
5405
차가운 겨울바람이 따뜻한 봄바람으로 바뀌고 얼음이 녹기 시작하면, 정원의 잔디가 매주 다르게 쑥쑥 자라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일단 자라기 시작한 잔디들은 약 1달간 거의 매일 깎지 않으면 무성해서 보기 싫어집니다.

대나무도 마찬가지입니다. 대나무는 나무처럼 보이지만, 실제는 일종의 거대한 잔디입니다. 대나무는 지구에서 가장 빨리 자라는 식물 가운데 하나입니다. 대나무 가운데 한 종인 마다케 (madake) 라는 대나무는 하루에 최대 1미터씩 자라납니다. 한 달 동안 성장한 이 대나무는 22미터에 이르고, 이것을 자르기 위해서는 잔디 깎는 기계가 아니라 헬리콥터를 사용해야 합니다.

그리고 4월이 되어 봄비가 내리면 꽃들이 피어납니다. 이때 내리는 비는 봄비 특유의 신선한 땅 냄새를 가지고 있습니다. 이 냄새를 재현하기 위하여 많은 회사가 섬유 유연제에 향료를 첨가하지요. 이 냄새에 대하여 1964년 두 명의 오스트랄리아 과학자들이 연구하였습니다. 그들은 건조한 겨울 동안 나무가 특별한 향을 가진 기름을 발산하고 이 식물성 기름이 바위와 땅에 흡수된다는 것을 발견하였습니다. 따뜻한 봄비가 내리기 시작하면 이 기름이 공기 중에 흩뿌려지기 때문에 봄비 냄새가 난다고 합니다. 이 식물에서 나온 기름을 “페트리코어(Petichor)” [그리스 말로 바위(petros) + 신의 향수(ichor) 이라는 의미]라고 부르고 있습니다.

하지만, 모든 비 냄새가 식물에서 나온 좋은 기름 냄새는 아닙니다. 나무가 우거진 곳에서 나는 비 냄새는 사실은 세균의 포자(Spore) 냄새입니다. 빗방울이 땅에 떨어지면서 흙을 튀기는데, 빗방울이 동시에 흙 속에 있던 세균 포자를 공기 중에 뿌리게 됩니다. 이 세균은 흙속에 사는 악티노마이셋(actinomycete)라는 세균인데 항생제를 만드는 일반적으로 안전한 세균에 속합니다. 세균 포자가 내는 냄새를 우리는 비 냄새로 느끼게 됩니다.

이창묵 (국립 농업과학원 기능성물질개발과)
작성일:2010-05-03 10:09:02 152.99.8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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