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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이 많은 논과 돌밭

닉네임
강성수
등록일
2010-07-19 09:05:51
조회수
5922
돌이 많은 논과 돌밭

흙에 큰 자갈이 많이 섞여 있는 논과 밭을 자갈논, 자갈밭이라 부른다. 자갈은 강 상류의 하천변 하상지(河床地)와, 풍화에 견디는 변성암 지대의 곡간이나 선상지에서 많이 볼 수 있다.
자갈논의 경우는 만들어 질때 굵은 입자가 먼저 가라앉으므로 표층에는 가는 흙 알갱이들이 많이 퇴적되어 자갈이 없는 수가 많다. 때로는 인위적으로 고운 흙을 넣어 준 것도 있다. 하천변의 자갈논이 그들이다. 제방을 만든 다음 제방 안쪽의 땅을 모두 논으로 만들기 위하여 인공적인 작토를 만들어 준 결과이다. 합천댐 하류의 넓은 자갈논을 이렇게 만들었다. 이들 인위적인 자갈논은 면적이 넓고, 평야지에 있기 때문에 자연적으로 생성된 자갈논과 약간 다른 점이 있다. 논에서 재배되는 벼의 경우는 물을 대어서 재배하고, 벼 자체가 적응력이 높은 작물이므로 한 자 정도의 작토층만 확보해 주어도 그런 대로 잘 자란다. 그러나, 자연적으로 태어난 자갈논은 대부분 산간곡간의 다락논으로 생산력도 낮다. 그래서 팔려 하여도 잘 팔리지도 않고, 값도 싸다. 그러므로 자갈논을 판다는 뜻은 살림밑천을 팔겠다는 뜻이므로 불쌍한 민초가 강구하는 최종수단이다.
한편, 자갈밭은 자갈논보다 침식을 많이 받아 표토에 자갈이 많은 경우가 흔하다. 선상지에 있는 자갈밭은 식양질 또는 사양질이고, 뙈기도 크며, 토심도 깊어 농사도 잘된다.
흔히 자갈이 오줌을 누기 때문에 가뭄피해도 적다는 말이 있다. 일리가 있다. 자갈이 오줌을 눌리야 없지만, 자갈이 표면을 덮을수록 비가와도 흙 알이 덜 부서져 표면에 토막(土膜)을 적게 형성하고, 물 스밈(투수)을 좋게 하여 침식을 줄여준다. 또한 가뭄에는 토양 표면에 있는 자갈이 수분의 증발을 막아 준다. 그러니 자갈이 없는 흙보다 물 공급량이 많은 것은 당연하다. 옛 사람들의 관찰이 틀린 것은 아니라는 이야기이다. 단지 원인을 해학적으로 표현하였을 따름이다. 그러나 이때 자갈의 굵기는 밭갈이에 지장이 없을 정도로 작은 잔자갈이고, 양도 너무 지나쳐서는 안 될 것이다.
자갈은 태양열도 많이 흡수하여 지온을 높여 주는 효과도 있다. 눈이 녹을 때 자갈이 있는 밭과, 없는 밭의 차이를 한층 더 명확히 알 수 있다.
따라서 자갈밭은 자갈논과 같은 천덕꾸러기가 아니며, 가련한 한 가장과 명운을 같이 할 수도 없기에 “자갈논을 팔아서라도󰡓라는 말은 흔히 듣지만 󰡒자갈밭을 팔아서라도󰡓라는 말은 듣기 힘들다.
자료작성 : 농촌진흥청 토양비료관리과 박찬원
☏ 031-290-0339
작성일:2010-07-19 09:05:51 152.99.3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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