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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에 좋고 바이오디젤로 적합한 팜유를 생산하는 오일팜의 개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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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렬
등록일
2010-07-22 17:20:25
조회수
6027
콩, 유채, 들깨, 참깨, 포도, 해바라기, 목화 등의 식물종자나 올리브 열매에서 짜낸 기름은 대부분이 불포화지방산으로 포화지방산이 많은 동물기름에 비해 인간의 건강에 매우 좋은 것을 이미 많은 사람이 알고 있다. 땅콩, 아몬드, 호두 등의 견과류에도 불포화지방산이 많이 포함되어 있어 적당히 섭취하면 건강에 좋다는 것이 최근 널리 알려졌다.
그렇다면 식물기름은 모두 건강에 좋고 동물기름은 모두 건강에 안 좋을까? 대부분은 그렇지만 아닌 경우도 있다.

먼저 동물부터 보자면 포화지방산과 콜레스테롤이 가장 많은 것은 쇠고기이다. 반면 가장 낮은 것은 오리고기이다. 일반적인 식물기름에는 못 미치지만, 오리고기는 불포화지방산이 포화지방산보다 2배 가까이 많아 건강에 좋다. 물론 건강에 좋은 불포화지방이 많다고 많이 먹으면 칼로리도 높은데다가 필요 이상의 지방이 몸에 축적되어 건강에 이상을 초래할 수 있으니 무엇이든 적당히 먹는 것이 좋겠다.

식물기름 중에서 튀김에 많이 쓰이는 팜유는 포화지방산과 불포화지방산의 비율이 거의 같다. 오일팜에서 생산되는 팜유는 단위면적당 생산성이 가장 높고 세계에서 가장 많이 생산되는 식물기름이어서 값도 싸다. 그러나 포화지방산의 비율이 높아 사람이 먹기에는 부적합하다.
마가린이나 쇼트닝 같은 것은 거의 식물성만 팔고 있지만, 수소를 첨가하여 불포화지방을 포화지방으로 만든 경화유(硬化油)이다. 식물기름이지만 포화지방이 되었기 때문에 동물기름보다 더 좋지 않다. 또한, 이 과정에서 불포화지방이지만 포화지방과 비슷한 성질로 바뀌는 것이 생기는데 이것을 트랜스 지방이라고 한다. 트랜스 지방의 폐해가 많이 알려져있어 자세히 언급하지는 않겠지만, 포화지방보다도 훨씬 나쁜 지방이다.

요새는 경화유를 예전보다 많이 쓰지 않아 트랜스지방의 함량 0인 제품이 대부분이라 안심해도 될 것이다. 그러나 튀김에 쓰이는 팜유는 어찌할 것인가? 현재 바이오디젤로 각광받고 있는 팜유는 녹는점이 높아 저온에서 굳어져 버리는 특성이 있어 겨울이 추운 지역에서는 사용할 수 없다. 물론 석유계열 디젤에 일부 첨가하는 방식으로 쓸 경우 문제는 없겠지만, 점차 비율을 높인다면 해결해야 할 문제이기도 하다. 이 두 가지, 건강과 관련된 문제나 바이오디젤로서 효용성을 높이는 문제를 한꺼번에 해결하기 위해서는 포화지방산의 비율을 낮추고 불포화지방산의 비율을 높여야 할 것이다.

팜유에서 가장 많은 비율을 차지하는 포화지방산은 탄소 16개 길이의 팔미트산이다. 식물에서 지방은 엽록체에서 최초로 만들어지고 세포질로 방출되어 변형과정을 거친 다음 중성지방으로 저장되는데 보통 팔미트산은 엽록체에서 제일 먼저 방출되는 지방산으로 별도의 변형과정 없이 중성지방으로 축적된다. 그래서 팔미트산을 엽록체에서 방출하게 하는 효소의 유전자가 작동하지 못하게 한다면 그다음 단계의 지방산인 올레인산(탄소 18개 길이의 불포화지방산)으로 바뀌어 방출될 것이다. 이것이 성공적이라면 기존 팜유의 올레인산의 비율은 40% 대에서 60~70% 이상으로 증가할 것으로 생각한다. 불포화지방:포화지방의 비율이 1:1에서 2:1 이상인 양질의 기름으로 바뀌는 것이다.

오일팜의 유전자를 조절하려면 형질전환을 해야 하는데 최근 오일팜의 형질전환이 보고되었으므로 매우 어려운 일은 아닌 것 같다. 오일팜의 최대생산국은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등인데 이들 나라에서도 어느 정도의 기술은 가진 것으로 보이지만 한국의 기술, 자본이 합작하여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것이 훨씬 효율적일 것으로 판단된다. 바이오디젤로, 튀김유로 쓰임새가 더욱 커질 팜유의 변신이 기대되고 있다.

국립농업과학원 농업생명자원부 농업연구사 이경렬
작성일:2010-07-22 17:20:25 152.99.3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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