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북도 중북부에 위치한 안동시는 양반의 고장, 유교문화의 본고장이며, 전통문화의 유산이 풍부한 역사와 문화의 고장이다.
신분에 따른 차별이 엄격하고 남존여비, 남녀차별을 강조하는 유교, 그러한 유교의 본고장이라는 안동에서 여성농업인들을 위한 시설인 여성농업인센터가 전국 최초로 생겼다는 점은 참으로 아이러니하다.
1호 여성농업인센터인 이곳 안동여성농업인센터에서 안동 여성농업인의 희망, 나아가 모든 여성농업인의 희망을 살펴봤다.


가장 가까운 이웃
경상북도 안동시 길안면에 위치한 안동여성농업인센터는 2001년 4월에 개소해 운영 7년째에 접어들고 있다.
면 소재지에 위치해 주민들의 이용 편의성이 높고, 센터의 바로 앞에는 보건소가 위치해 있어 쉽게 이용할 수 있다. 초등학교와 중학교도 바로 앞에 위치해 아이들이 학교 수업이 끝나면 바로 이곳으로 달려온다. 아이들에게는 이곳이 학교 겸 놀이터 겸 학원인 셈이다.

또 여성들을 위한 교육과 상담 프로그램 등을 통해 여성농업인의 의식향상도 향상시키고 있다.
어려운 일이 생기면 제일 먼저 찾게 되고 항상 곁에 있어 이제는 너무나도 익숙해져 버린 안동여성농업인센터. 길안면 주민들은 이제 여성농업인센터가 없어서는 안될 존재라고 입을 모은다.

농촌 아이들 더 밝고, 건강하게
여성농업인센터가 2003년에 시작한 ‘잎푸른 어린이집’에는 현재 17명의 아이들이 이용하고 있다.
이곳은 여성농업인들이 안심하고 영농활동에 임할 수 있고, 나아가 보육 교육에 대한 시설이 없어 이농하고자 하는 젊은 농업인부부들이 농촌에서 정착할 수 있게 하기 위해 만들어진 시설이다. 농사일에 바쁜 부모를 대신해 기본 생활교육과 놀이, 현장 견학과 자연 체험학습 등을 실시해 아이들이 또래와 더불어 신나는 하루를 보낼 수 있게 도와준다.

박인옥 안동여성농업인센터 소장은 “현재 농촌의 결손가정의 비율이 30%가 넘는다. 그 아이들이 보통 가정의 아이들과 자연스럽게 어울려 밝게 지내는 모습을 보면 너무나 뿌듯하다”고 말했다.
초·중학생의 방과 후 학습지도를 하는 ‘신나는 공부방’도 학습지도와 더불어 봉사활동 지도와 심리지도, 쉼터기능의 제공 등을 맡고 있다.

초등학교 학생은 큰나무반, 풀잎반 두 개 반으로 구성해 주 5일중 1일은 특별활동, 나머지 4일은 숙제지도 와 학습지도 등을 한다. 중학생은 각 학년별로 1개 반을 구성해 수학과 영어 위주로 학습지도를 하고 있고, 특히 중3학생들은 독서실을 만들어 일주일 내내 조용히 공부할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해 주고 있다.

여성농업인의 자아실현·지위향상

안동여성농업인센터는 이름 그대로 여성농업인을 위한 시설이다. 그렇기 때문에 그 어떤 활동보다도 여성농업인의 교육과 문화 활동에 많은 중점을 두고 활동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인간 성격 유형을 나타내는 에니어그램 프로그램을 진행해 인간의 성격을 파악하는 교육을 실시했다. 이 프로그램을 통해 자신과 타인의 성격을 파악해 대인관계에 대한 이해를 높일 수 있게 하고 자신의 부족한 부분을 알게 돼 보완할 수 있는 기회를 가졌다.

또 미처 한글과 숫자를 깨우치지 못한 여성농업인들을 위해 한글교실과 수학교실을 운영해 큰 호응을 받았다.
이와함께 댄스 스포츠와 풍물 등의 문화 교육을 실시해 여성농업인의 여가활동에 도움을 주고 있고 천연화장품·대안생리대·천연수세미·천연비누 만들기 등의 각종 유용한 체험 프로그램도 실시했다.
올해에는 노래교실과 웃음치료, 산악활동 등의 다양한 프로그램이 계획 돼있다.

더 발전된 센터를 위하여…
센터가 생긴지 7년이 지났다. 그러나 아직 풀어가야 할 과제가 산더미다.
2005년 여성농업인센터가 지방이양사업이 되면서 센터 재정 상태는 매우 불안정해졌다. 운영비의 15%는 자부담금으로 충당하고 있는데 자부담금의 충당을 위해 공부방 이용학생들에게 초등학생은 3개월마다 15,000원, 중학생은 1년에 16,000원씩 걷고 있다.

센터는 현재 ‘공부방과 문화활동을 저렴한 비용으로 면단위에서 가능하게 해 낮은 농업 소득에 도움을 준다’는 본래 취지를 살리기 위해 도와 시에 시설 지원에 필요한 예산 책정을 요구하고 있다.
특히 현재 센터는 복지회관을 개조해 사용했기 때문에 아이들을 위한 샤워시설이라든지 화장실 시설, 자료실 등이 아직 미흡하다.

이 같은 여건을 개선하기 위해 센터는 올해 안동시의 예산지원을 받아 센터를 신축할 예정이다. 박 소장은 “이번 신축은 여성농민회와 센터운영위원회 위원들의 노력이 없었으면 성사되기 어려웠을 것”이라고 하고 “지역 여성농업인의 승리”라고 평가했다.
이번 신축을 통해 안동여성농업인 센터에는 다용도실과 상담실, 여성농업인 전용공간 등이 생길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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