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가집 맏며느리 장맛은 곧 ‘나눔의 장맛’

우리나라만의 고유문화 가운데 하나는 ‘나눔’으로 여성농업인들은 이웃과 함께 먹을거리를 나누고, 정(情)과 사랑(愛)을 나눈다.
경기도 안성시 공도읍 고향愛 장옥기(61)대표 역시 맛있는 음식을 만들어 이웃들과 나누던 장류를 사업으로 발전시킨 주인공으로 나누는 것을 큰 기쁨으로 여기며 살아가고 있다.

한 종가집 맏며느리로 30년이 넘는 세월동안 갈고 닦은 장맛을 지금은 전국에서 맛보고 있는 셈이다.
장옥기 대표는 종가집 맏며느리로 시집을 오면서 명절 때마다 많은 친지와 손님들을 맞아 야 했는데 타고난 손맛으로 친지와 손님들의 입맛을 사로잡았다.

“시집을 왔는데 시어머니께서 장을 한 번 담가 보라고 하시더라고요. 그래서 담갔는데 친척분들이 그 맛을  보시고 조금씩 싸달라고 하신 것이 고향愛의 시작이라고 할 수 있었어요.”
친척들은 장 대표의 집을 방문하면 꼭 장과 음식을 싸가야 할 만큼 손맛을 좋아했고, 장 대표 역시 정성껏 담가 음식을 나눠줬다고 한다. 그렇게 20여년이 지나자 오히려 친척들은 물론이고 지인들까지 나서 장값을 주겠다고 성화가 빗발쳤다.

“한동안 그렇게 저희 집에 오시는 분들한테 장을 드렸는데 나중에는 돈을 주시겠다고 하시더라고요. 돈 받으려고 장을 담가드린 것도 아니었는데 되려 서운한 마음도 있었어요. 남편하고 상의해서 결국에 장값을 매겨서 판매를 하기 시작했어요.”

장옥기 대표는 당시 ‘된장 아줌마’로 불렸는데 맛있는 장을 담가 좋은 사람들과 나누고자 했던 마음이 어느 덧 사업체를 운영하는 여성농업인 CEO로 변신해있었다. 또 남편과 가족의 도움 없이는 지금까지 이렇게 장을 담글 수 없을 것이라고 한다.

“우리 남편과 가족 도움이 없었으면 이렇게 장을 담그고 사업체를 운영할 수 없었을 거에요. 지금 콩농사, 벼농사 등등해서 만평 정도 농사도 짓고 있는데 재료를 순수 우리 집에서 재배한 것만 사용해요. 그래서 더 안심하고 소비자들한테도 맛있는 장을 내놓을 수 있는 거에요.“
특히 장옥기 대표는 장 사업을 시작하면서 늘 마음속에 품어 두었던 생각을 실천하고 있는데 그것은 바로 아이들에게 건강한 장맛을 선사하는 것이었다.

장옥기 대표는 지금은 장성한 두 자녀의 먹을거리를 직접 만들어서 먹였을 정도로 아이들의 먹을거리에 관심이 많았고, 어떻게 하면 아이들에게 건강한 장을 먹일 수 있을까 하는 고민을 늘 해왔다.
더불어 지난 2006년 안성시농업기술센터에서 지원하는 농산물가공소득원개발 시범사업에 선정된 후 2008년 3월부터는 간장, 고추장, 된장을 본격적으로 학교급식에 공급하고 있다.

장 대표의 고향愛 장을 맛보고 있는 학생 수만도 평택, 안성 등 수도권 지역에 2만여명이 될 정도로 비교적 깐깐한 학교급식 담당자들의 입맛도 사로잡은 것이었다.
이런 노력의 결과는 안성마춤 브랜드 승인, 경기도 G마크 인증, 2011년 농산물 가공경진대회 대상이라는 공로로 인정을 받았다.

이런 장옥기 대표의 장은 단순한 장이 아닌 남다른 비법이 숨어있다. 아무리 판매할 장이 부족해도 최소 3년에서 5년 동안 자연 숙성시킨 것이 아니고서는 절대로 판매하지 않는데, 특히 ‘6년 숙성 장’은 고향애의 최고 인기 상품으로 꼽힌다.

“고향愛 장을 맛보고 아이들이 건강하고 소비자들이 건강하다면 그것만큼 좋은 일이 어딨겠어요. 생각만 해도 기쁜 일이에요. 그래서 장 만드는 시간이 너무 행복해요.”
종부로 지내면서 다져진 장 담그는 솜씨를 사업화해 이렇게 성공을 거둔, 나눔을 미덕으로 삼아온 장옥기 대표에게서 아이들이 자신의 장을 맛보며 즐거워하는 모습에 더 즐거워하는 소박한 할머니 같은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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