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끊임없는 배움 통해 농사일도 척척”

“농촌에 살았어도 농사에 대해서는 잘 몰랐어요. 지금은요? ‘꽈리고추’라면 척하면 척입니다.”
김찬남 생활개선밀양시연합회장(61세)은 남편과 함께 20년간 꽈리고추를 재배하며 두 아들을 건실하게 키우고, 야무지게 집안을 일으켰다.

지금은 ‘꽈리고추 재배의 신’이라고 불려도 될 정도로 꽈리고추라면 척척박사인 그녀지만 처음 농사를 시작했을 때는 농사(農事)의 농(農)자도 잘 모르고 시작했다.

“결혼 후 남편과 함께 사업을 했었어요. 그런데 어느 순간 농촌에서는 사업보다는 농사를 짓는 것이 제격이라는 생각을 하게 됐어요. 그리고 농사짓기 좋은 환경을 두루 가지고 있는 밀양시에서 살고 있으면서 농사를 짓지 않는다는 것이 손해 보는 것 같았어요.”

빽빽할 밀(密), 양지 양(陽). 밀양시는 말 그대로 풍부한 일조량을 자랑하고, 밤낮의 온도차가 크다. 또한 토양이 비옥해 농작물의 품질과 수확량이 좋다. 특히 풍부한 일조량으로 시설채소를 재배하기에 좋은 조건을 가지고 있다.
이에 김찬남 회장도 20년 전 시설재배로 꽈리고추 재배를 시작했다. 그녀만이 터득한 농사비법은 무엇일까?

“특별한 비법은 없어요. 단지 남들보다 더 부지런히 움직이고, 꽈리고추 포기마다 애정을 가지고 재배했어요. 꽈리고추를 재배할 때는 거의 함께 살다시피 해요. 한포기, 한포기 내 자식이라고 생각하며 포기마다 특징을 잘 살피죠.”

김찬남 회장은 또한 화학비료보다는 천연 비료를 직접 만들어 사용하고 있다고 전했다.
“저농약 인증을 받은 것은 아니지만 소비자들에게 조금 더 안전하고 건강한 농산물을 제공하고 싶어 화학비료보다는 천연비료를 많이 사용하고 있어요. 은행과 아카시아꽃잎 엑기스 등을 직접 만들어 살포해주면 꽈리고추가 아주 잘 자랍니다.”

이밖에도 김찬남 회장은 논농사와 밭농사를 돌려짓기 하는 답전윤환을 통해 토양을 비옥하게 하는 것이 또 하나의 비법이라고 전했다. 시설채소를 계속하게 되면 염류집적 등 연작장해가 생기기 쉬운데, 답전윤환 재배를 하면 그런 피해들을 줄일 수 있다는 것이다.

김찬남 회장님의 이런 꽈리고추 사랑 결과는 다른 농가 보다 2배 가까운 수익을 올릴 수 있는 비법이 됐다.
이렇게 김찬남 회장은 매년 농사일로 쉴 틈 없지만 배움의 끈도 절대 놓지 않고 무엇이든 배우려는 열정이 가득하다.

“20년 전 이웃의 권유로 우연히 생활개선회에 가입하게 됐어요. 그런데 교육들을 통해 배우는 것이 많아 적극적으로 활동했죠. 만약 내일이 교육을 받는 날이라고 하면, 그 전날부터 신이 나서 농사일을 했어요. 그 정도로 배우는 것이 좋았고, 생활개선회 활동하는 것이 삶의 낙이였어요.”
김찬남 회장은 돈은 아무리 많아도 내 것이 아니라고 생각될 때가 있지만, ‘배움’은 온전히 내 것이 돼 내 몸 곳곳에 스며들게 된다며 배움의 열정을 드러냈다.

현재 김찬남 회장의 관심사는 ‘문인화’이다. 그녀는 젊은 시절부터 독학으로 해왔고, 6년 전부터는 본격적으로 문인화를 배우게 됐다. 지금은 부산대학교 밀양캠퍼스 평생교육원 문인화반에서 전문적으로 배우며 문인화 대전, 서예 대전, 공모전 등에 작품을 출품하고 있다.
앞으로도 농사일과 더불어 많은 것을 배우고, 그것에 대해 소홀히 하지 않을 것이라는 김찬남 회장. 그녀가 지금까지 보여준 모습보다 앞으로 보여줄 모습이 더욱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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