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드러운 여성의 장점 살린 연구소 만들 것”

  
 
  
 
지난달 24일 농촌자원개발연구소에 조순재 신임 소장이 취임했다. 강렬한 눈빛과 카리스마로 첫인상은 강해 보였으나 얘기를 나눌수록 웃음 많고 인자한 성격을 느낄 수 있었다.

조 소장은 취임하던 날 취임사 준비에 앞서 퇴임사를 준비했다고 한다. 조 소장은 “퇴임사를 연구소 운영의 지침으로 삼고 싶다”면서 “퇴임 후 후배들에게 ‘좋은 지도자, 좋은 리더’였다는 말보다 ‘참 좋은 선배, 닮고 싶은 선배’였다는 말이 듣고 싶다”고 말했다.

여성의 부드러움을 살려 연구소 분위기를 항상 즐겁게 일할 수 있는 연구소, 자신의 일에 자부심을 갖고 일할 수 있는 연구소로 만드는 것이 큰 목표라는 조 소장에게 농촌자원개발연구소가 나아갈 방향에 대해 들어봤다.


15대 농촌자원개발연구소장 취임을 진심으로 축하한다.
농촌지역자원개발을 통한 농촌지역 경제활성화와 주민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해 농촌사회개발 기능 확대가 요구되는 매우 중요한 시기에 직면해 있다. 이런 시기에 중책을 맡게 돼 막중한 책임감을 느낀다. 30여 년간의 현장지도와 연구경험을 살려서 최선을 다하겠다.

몇 안되는 여성 기관장 중 한사람인데 여성 소장으로서 장점이 있다면?
일하는 데 여성, 남성 구분이 되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하지만 여성 리더의 장점은 분명히 존재한다고 본다. 여성은 남성보다 일과 조직 운영에 섬세함, 부드러움 등의 감성을 불어넣을 수 있다는 것은 큰 장점이라 생각된다.

농촌자원개발연구소의 연구성과와 위상이 농업인에게 어떤 영향을 주는가?
우리 연구소의 연구목표는 농촌에 부존하고 있는 지역자원을 체계적으로 보전 관리해, 살고 싶은 정주생활 공간으로 주민의 삶의 질 향상과 농촌의 부가가치를 증진하고, 이를 지역관광자원으로 개발해 농촌지역 활성화를 도모하는 것이다. 우리 연구소는 연구기능을 보강해 좀 더 많은 기술을 개발하고 보급해 나감으로써 도시보다 살기좋은 전원생활, 레저공간으로 조성해나갈 것이다.
취임 일성으로 현장성 있고 고객지향적인 연구 추진, 홍보강화, 인재육성, 건강한 조직문화 형성 등을 당부했는데 그 중 가장 역점을 두고 해낼 것을 꼽는다면?
모두 다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고객이 원하는 연구를 수행해 그 결과를 잘 홍보하고 보급하는 것을 촉진시켜 나가고, 연구를 잘 하기 위한 인재를 육성하고, 일하는 분위기를 조성해나가는 것, 이것들은 좋은 연구성과를 도출하기 위한 부품과 같은 필수요소라고 본다. 이 중 어느 것 하나가 빠진다면 공장에서 완제품을 생산할 수 없는 것과 마찬가지다.

농자연은 농촌 어메니티 연구, 장수·테마 마을, 농작업 건강연구 등 많은 연구를 하고 있는데, 올해 가장 중점적으로 다루는 연구 과제가 있다면?
2005년도부터 추진해오고 있는 농촌어메니티자원 구축사업을 가장 중점적으로 다룰 예정이다. 이는 농촌자원개발의 기반이 되는 국가기초조사사업으로서 2009년까지 전국 3만2천개 농촌마을을 대상으로 어메니티 자원을 발굴조사하고 이를 DB화 하는 사업이다.
또한 농촌전통자원을 활용한 향토산업모델 개발, 농촌관광활성화를 위한 체험관광프로그램 등에 역점을 두겠으며, 올봄에 개관한 양조발효연구동을 적극 활용해 농촌어메니티와 연계한 지역특산 ‘농민주’ 개발, 전통음식을 문화상품으로 개발하는 것에 중점을 두고자 한다.

연구성과는 실제 영농현장에서 어떻게 적용되는냐에 따라 달라진다. 농자연의 연구성과 가운데 실제 영농현장에 적용되는 비율이 얼마나 되고, 성과(실적) 대비 농업인들의 호응도는 어떠한지?
우리 연구소는 시군 농업기술센터의 농업인 기술지도나 보급사업에, 또는 농업전문인이 자체적으로 영농 또는 농업 현장에 활용하는데 필요한 연구결과, 즉 영농활용 성과를 2004년에 55건, 2005년에 39건, 2006년에 43건 생산하는 등 높은 실적을 올렸다.
이러한 연구성과가 실제 영농현장에 적용되는 비율 또한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006년 8월 국민경제경영연구소가 전국 시군 농촌진흥공무원 1,146명을 대상으로 농촌진흥청에서 생산한 ‘영농활용기술’에 대한 인지도, 활용도, 만족도, 농업인의 반응 등을 조사한 결과 인지도와 활용도에서 우리 연구소가 기관별 순위에서 가장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종합순위에서도 상위 10위 내에 우리 연구소 연구성과가 4건이나 포함되어 있었는데 ‘농촌관광마을 성공사례 활용’ 기술이 1위를 차지했고, ‘건강장수마을 프로그램’, ‘농촌어메니티 활용방안’ 기술이 각각 3, 4위를 차지하는 등 활용도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농촌의 고령화와 여성화로 인해 ‘직업인’으로서의 여성농업인에 대한 중요도가 크게 부각되고 있다. 직업인인 여성농업인들의 위상을 제고하고 지원하기 위한 연구는 어떤 수준에 있고, 이를 개선하기 위한 정책입안 당국과의 연계는 어떠한가?
여성이 활발하게 농업에 참여하는 것에 비하여 ‘직업적인 농업인’으로서 법적인 지위를 인정받거나 경제활동에 따르는 신용거래 접근 등은 상당히 제한되어 있다.
따라서 그동안 우리 연구소에서는 2002년부터 이러한 문제를 제기, 농림부 ‘여성정책과’와 공동으로 담당부서에 법 개정의 필요성을 이해시키고 여성농업인의 어려움을 전하며 함께 협력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5년이 지난 이제 결실을 맺어 개정 농업농촌기본법(안)에 관련규정의 근거가 포함되는 성과를 올렸다.

여성의 복지가 많이 향상되고 있지만, 여전히 여성농업인에 대한 복지문제는 해결이 시급한 현안이다. 이에 대한 비전을 제시한다면?
여성농업인의 복지정책은 이전보다 여성농업인의 관점에서 상당히 진일보하고 있다. 만 5세 아동이 있는 농가에서 시설 등에 보육을 맡길 수 없는 여성농업인을 위한 일손돕기 지원사업, 사고나 상해를 당했을 때 활용할 수 있는 취약농가 영농도우미와 노인부양부담을 덜어주는 고령농가 가사도우미 제도, 영유아 양육비지원, 출산도우미 지원과 여성농업인 센터 운영 등을 비롯하여 최근 늘어나고 있는 결혼 이주여성가족 지원사업 등이 그것이다.
앞으로 우리 연구소는 그동안 복지 정책과 전문능력 향상을 위해 다양한 프로그램들이 정책으로 시행될 수 있도록 지원하고 또한 관련 정책들이 여성농업인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되도록 해나갈 예정이다. 또한, 제3차 여성농업인 육성 정책(2011~2015)에 대비하여 여성농업인을 위한 미래 비전과 젊은 여성들이 살고 싶은 농촌생활이 될 수 있도록 제도적 개선을 해나갈 계획이다.

마지막으로 여성농업인 신문과 독자에게 당부 말씀 한마디.
여성농업인들은 누구보다도 학습열이 강하고 활동의욕이 높다. 향후 여성농업인 자신의 꿈과 목표를 위해 그에 걸맞는 능력도 갖출 수 있기를 바란다. 앞으로 여성농업인이 더 많은 영역에서 훌륭한 활동을 펼칠수록 우리 농업과 농촌의 미래가 발전할 것이라고 믿으며 그 길에 우리 연구소가 함께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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