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이주여성 꿈과 희망 가득한 ‘두리두레 사업단’ 출격


‘꽃물드림’카페, ‘두리두레 홈패션’매장 오픈 성황

  공동체 형성…결혼이민여성 인지도 상승효과 기대


▲ 두리두레 사업 김인선 이사장과 결혼이주여성 판티난, 이분옥 이사(오른쪽부터)


최근 전북 익산시 황등면에 위치한 황등풍물시장에서는 결혼이주여성들의 행복한 웃음소리가 끊이지 않고 있다.
지난 18일 기자가 찾은 황등풍물시장은 장날이 아니라 한적하고 조용했다. 그런데 시장 안쪽에 들어서자 황토로 지어진 예쁜 집 두 채에서는 힘찬 재봉틀 소리와 함께 결혼이주여성들의 즐거운 웃음소리가 끊임없이 흘러나오고 있었다. 그곳은 바로 결혼이주여성들이 꿈과 희망을 키워가는 곳, ‘두리두레 사업장’이었다.
농촌이민여성센터(이사장 김인선)가 여성가족부의 농촌여성일자리 사업을 지원 받아 ‘두리두레 사업’을 꾸린지 일년여. 결혼이주여성과 지역 주민들의 힘으로 ‘꽃물드림’ 카페, ‘두리두레 홈패션’매장을 차리며 그 성과를 보이기 시작하고 있다.


■ “우리 힘으로 희망을 찾아갑니다”

2008년 설립된 농촌이민여성센터는 그동안 영농교육, 자립·자활, 중고생 상담 및 아동 돌봄 등을 중점적으로 진행해왔다. 그러던 중 취업기반이 부족한 농촌지역의 결혼이주여성들의 수익과 일자리 창출을 위해 지난해 여성가족부의 농촌여성일자리 사업을 지원 받아 두리두레 사업단을 꾸린 것이다.
사업 시작 후 농촌이민여성센터에서는 홈패션, 도배·장판, 전지·정정 등을 농촌지역 여성들에게 교육하며 사업을 진행해 왔다. 이전에는 한 번도 해보지 않은 것들을 몸에 익히고 숙달시키기 위해 교육에 참여한 여성들은 부단히 노력했다. 특히 결혼이주여성들의 열정은 따라올 자가 없었다.
사업 초반 성과가 보이지 않아 “과연 상품으로 만들 수 있을까?” “수익이 생겨날까?”라는 고민은 잠시. 교육 참가자들의 열정으로 모든 어려움을 이겨내고 황등시장 내 ‘꽃물드림’카페와 ‘두리두레 홈패션’매장을 지난 4월에 열게 됐다.

결혼이주여성들의 일자리를 창출하고 전문 인력으로 양성하기 위한 첫발을 내딛은 것이다. 또한 사업을 통해 얻은 수익금 일부는 결혼이주여성의 교육 등을 위해 사용할 계획이여서 이 사업은 결혼이주여성들의 삶의 질 개선에도 큰 도움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함께 두리두레 사업이 지역 주민들에게 큰 호응을 받고 있는 것은 사업의 주체가 ‘결혼이주여성’에게 있다는 것이다.

이 사업의 이사 총 7명. 이 중 2명은 결혼이민여성 판티난(베트남·37), 이분옥(중국·41)씨이다. 또한 매장건물 2체의 보증금은 결혼이민여성들과 지역 주민들 50여명이 함께 출자금으로 한푼 두푼 모아 마련했다. 이 사업이 다문화 가정 모두의 것이고, 주인의식을 갖게 하기 위해서이다.


▲ 두리두레 홈패션 매장에서 일하고 있는 결혼이주여성들이 앞치마를 제작하며 밝게 웃고 있다.


■ 사랑방 역할 톡톡…‘꽃물드림’ 카페

포근하게 느껴지는 정겨운 황토벽과 시원하게 뚫린 창문, 푹신한 방석…꽃물드림 카페의 내부는 사랑방처럼 포근함이 가득했다.
다문화가정과 함께하는 ‘꽃물드림’카페는 지난 21일 본격적으로 문을 열고 다문화 음식과 꽃차 등을 판매하고 있다.
이 카페의 주메뉴는 한국의 김밥, 일본의 우동, 베트남의 월남쌈 등 삼국의 맛을 고루 느낄 수 있는 세트 메뉴인 ‘삼국우동’과 연잎의 향긋한 맛이 일품인 연잎밥이다. 요리는 모두 옹기그릇에 정갈하게 담아 화려함보다는 소박한 농촌의 맛을 담아냈다. 또한 이 두 메뉴는 따끈한 차가 함께 나오기 때문에 식후를 여유도 즐길 수도 있다.


간단한 요깃거리를 원하는 손님을 위해서는 베트남요리인 월남쌈, 태국 전통과자인 덕적 등 차와 함께 먹으면 일품인 간식거리들도 함께 마련했다.
두리두레 사업단이 카페를 개설한 이유는 결혼이주여성들의 일자리 창출도 있지만 지역 농산물 소비 촉진을 돕기 위함도 포함된다. 때문에 이 카페에서 만들어지는 모든 메뉴의 재료는 우리 농산물로만 만들어졌다. 결혼이주여성 대부분이 영농 활동을 하고 있어 농업을 활용해 할 수 있는 사업을 구상하다 카페를 생각하게 된 것이다. 또한 앞으로 카페가 활성화 되면 농산물 직거래도 펼칠 계획이다.

이와 함께 지금은 이분옥씨와 판티난씨 두 사람이 카페를 운영하고 있지만 메뉴 다양화와 색다른 변화를 주기 위해 태국, 일본 등 각국의 결혼이민여성을 매달 초청해 그 나라 전통음식을 특선으로 선보일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인선 이사장은 “꽃물드림 카페는 다문화가족 뿐만 아니라 누구나 부담 없이 편히 와서 쉬었다 갈 수 있는 장소가 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전했다.

■ 한땀한땀 정성 가득… ‘두리두레 홈패션’

꽃물드림 카페 맞은편에서는 “드르르륵 드르르륵” 재봉틀이 신나게 돌아가는 소리가 들렸다. 앞치마 360개 단체주문이 들어와 결혼이주여성들은 쉼 없이 재봉틀을 돌리고 있었다. 힘들 법도 하지만 얼굴에는 미소가 떠나지 않았다.
‘두리두레 홈패션’ 매장은 결혼이주여성들이 이불, 베개, 쿠션, 앞치마, 파우치 등 생활 속에서 필요로 하는 것들을 상품화해 판매하고 있다.

또한 결혼이주여성들에게 홈패션 제품 생산기술을 교육해 전문 인력으로 양성하는 일도 함께 하고 있다.
이곳에서는 6명의 결혼이주여성들이 일하고 있는데 처음엔 기계에 실 하나를 꽤는 것도 어려워했지만 지금은 재봉틀 선수들이 됐다. 홈패션 매장을 개장하기 전부터 꾸준히 실력을 쌓았던 결과인 것이다.
베트남에서 온 팜 티장용(31)씨는 “처음에는 재봉틀 기계가 무서워 과연 내가 문건들을 잘 만들 수 있을까 걱정했지만 예쁘게 만들어진 물건들을 보면서 자신감을 얻었다”면서 “앞으로도 꾸준히 연습해 더욱 질 좋은 물건을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부연 농촌이민여성센터 홍보담당(44)은 “제품들 모두 기계로 찍어내듯이 만든 것이 아니라 결혼이주여성들의 정성을 담아 만들었다”면서 “이 제품을 소비함으로써 결혼이주여성들을 도와주며 사회에 기여 할 수 있다는 생각을 갖고 결혼이주여성들이 만든 제품들을 많이 소비해 주셨으면 한다”고 전했다.

주소 : 전북 익산시 황등면 황등리 588-7
문의전화 : 063-852-07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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