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연염색 연구와 올바른 전통 문화 보급에 앞장”

“천연염색을 하는 과정은 항상 똑같아요. 하지만 같은 작업을 똑같이 반복해도 매번 다른 색이 나오기에 15년간 천연염색을 했어도 아직 그 매력에 빠져있는 것 같아요.”

지난 21일 인천 강화군 길상면 동검리에 있는 한 체험농가에서 이종남 천연염색연구원장(52)을 만났다.
이 원장은 지난 1995년 천연염색연구원을 개원한 이후 천연염색을 연구하고 올바른 전통 문화 보급을 위해 애쓰고 있다. 기자와 만난 날도 후배 양성과 천연염색에 대한 올바른 지식을 알리기 위해 실습교육을 하고 있었다.

대학에서 공예교육과 염색전공을 한 이 원장이 주로 했던 것은 화학염색이었다. 그랬던 그녀가 전통천연염색의 길로 들어서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
이 원장은 대학 졸업 후 우연히 ‘행복이 가득한 집’이란 잡지책에 실린 한 조각보 사진을 보게 됐다. 청색과 홍색으로 심플하게 디자인 된 조각보는 그녀의 마음을 사로잡았고, 이 원장은 사진과 똑같은 조각보를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 하지만 절대 같은 느낌의 조각보는 나오지 않았다. 천연염색이 아닌 화학염색으로 했기 때문이다.

이때부터 이 원장은 같은 듯 오묘한 색의 차이를 나타내는 천연염색에 매력을 느끼게 됐고, 이후 천연염색에 대한 자료를 모두 수집하며 공부를 하기 시작했다.
또한 옛날에 한약재가 좋은 염색 재료로도 사용된 것을 알고, 한의서에 간단히 설명돼 있는 한약재의 염료 성분도 꼼꼼히 공부했다.

“천연염색은 꽃과 나무, 풀, 흙 등 자연 환경 속에서 채취되는 모든 것들이 재료가 되죠. 모르고 지나칠 때는 그저 ‘풀’이지만 천연염색에서는 고운 원색을 내는 염료가 되는 것이 신기했어요. 공부를 하면 할수록 천연염색을 하면 할수록 아름다운 천연색에 푹 빠지게 됐어요.”

이렇게 3년간 집중적으로 연구한 끝에 1997년에 ‘가나아트스페이스 1회 초대개인전’을 열기도 했다. 이 당시 무명작가였음에도 1천여명의 관람객이 찾아 대성황을 이뤘다. 천연염색을 이용한 실용품을 만들어 전시한 것이 사람들의 이목을 집중한 것이다.

“그 때 당시에는 대부분 밥상보로 사용했어요. 그런데 식탁이 생기면서 활용도가 떨어지기 시작했죠. 그래서 생각해 낸 것이 액자로 만들거나 쿠션 등 실용품을 만드는 것이었어요. 전시회 이후 여기저기서 문의가 들어올 정도로 큰 반응을 일으켰었죠.”

조각보는 조형미가 뛰어나지만 기능이 없었다. 그러서인지 천연염색은 대중적인 사랑을 받지는 못했었다. 이에 이 원장은 실용품을 만드는 등 현대적으로 이용해 활용하면 널리 우리의 것을 알리는데 큰 도움을 줄 것이라는 생각을 했고, 이것이 큰 파장을 일으킨 것이다.

이후 웰빙 바람을 타며 천연염색의 인기는 승승장구 했다. 또한 세계 곳곳에서 천연염색의 특징을 활용한 환경 친화적인 상품을 개발하며 천연염료를 이용한 천연염색이 부활하고 있다.
천연염색은 자연을 바라보는 것과 같은 자연스러운 색감을 얻을 수 있어 눈을 피로하지 않게 하고 사람의 정서를 차분하게 만들어 주며, 환경 친화적이기 때문에 환경오염을 덜 시키며 인체에도 유익하기 때문이다.

전국의 많은 여성농업인도 천연염색의 매력에 빠져 관련 교육을 많이 받고 있으며 실생활에서 많이 활용하고 있다. 이에 이 원장은 천연염색의 보급에 반가운 마음과 우려의 마음을 함께 전했다.
“전국의 농업기술센터에서 천연염색에 대한 교육을 많이 하고 있다고 들었어요. 천연염색을 하는 방법도 중요하지만 단순히 실습 교육으로 끝나는 것이 아닌 염색을 통해 나오는 부산물들을 2차적으로 사용 할 수 있는 활용방안도 함께 생각해 보았으면 해요. 또 아무리 천연재료라고 해도 유기물이기 때문에 냇가나 아무 곳에 버리면 환경오염을 일으키죠. 여성농업인들은 천연염색의 올바른 실습과 함께 이러한 사실들도 간과하지 않으셨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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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페이지 : www.천연염색연구원.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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