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농산물유통채널,먹거리의 가능성을 열다


유통단계 단축·유통마진 절약으로 참여농가 소득향상

얼굴 있는 안전한 농산물로 소비자에게 신뢰감 형성



“상추와 쌈채소가 갖다 놓는 대로 팔려 나가 하루에도 2~3번씩 수확해 진열대에 올려놓고 있어요. 제가 재배한 농산물이 팔려 나가는 것을 직접 제 눈으로 확인할 수 있어 아주 기분 좋습니다. 요즘은 농사를 짓는 것이 신바람 난다니까요.” 친환경 쌈채소를 생산하는 이양순씨(용진면 용흥리)의 말.

요즘 개방화 물결로 값싼 수입농산물이 범람하고 있다. 이에 농업인들은 정성스럽게 생산한 농산물을 제값도 받지 못하고 판매하는 등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런 가운데 최근 전북 완주군 용진면에서 새로운 농산물유통채널이 국내 처음으로 도입돼 농가·소비자 모두에게 주목받고 있다. 바로 지난 4월에 개장한 ‘용진농협 로컬푸드 직매장’이다.

생산자에게는 안정적 판로 확대와 소득증대를, 소비자에게는 저렴하고 안전한 먹거리를 제공하는 로컬푸드 직매장. 개장한지 2개월이 조금 넘었지만 평일에는 1000명, 주말에는 2000명이 찾아오며, 평균 하루 매출은 1500만원을 상회하고 있다.
이처럼 용진농협 로컬푸드 직매장이 승승장구하고 있는 비결은 무엇일까.

■ 개장 전 철저한 선도농가 교육 및 준비
로컬푸드 직매장은 일본의 직거래 판매방식을 벤치마킹해 적용한 사례로, 지난 2010년 11월 용진농협은 완주군와 연계해 지역농산물을 지역에서 소비하는 로컬푸드 직매장 개설을 추진했다. 하지만 우리나라에는 생소한 ‘로컬푸드’개념과 이를 기본으로 한 직매장을 농가에 알리고 뜻을 모으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니었다.
이에 용진농협은 농가를 찾아가 설득해 50여명의 선도농가를 꾸렸고, 꾸준한 교육과 일본 답사 등을 통해 참여 농가들을 한마음 한뜻으로 모으는데 성공했다.
또한 지난해 8월부터 임시직매장을 운영하며 선도농가에게 자신감과 로컬푸드 직매장에 대한 확신을 심어주었다. 이와 더불어 소비자들에게는 임시직매장을 통해 로컬푸드를 알리는 계기로 작용해 홍보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 안정적인 판매처 제공, 중소농들에게 ‘호응’
현재 로컬푸드 직매장은 260㎡의 규모로 중소농 150여농가가 참여하고 있다.
대규모 영농을 하는 농가들은 대형거래처나 인터넷 판매 등 다양한 유통경로로 판매를 하고 있지만 중소농들은 판로의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에 로컬푸드 직매장은 중소농에게 문을 활짝 열며 안정적인 판로 개척과 수익창출에 큰 도움을 주고 있는 것이다.

안정적인 판매처가 생긴 중소농들은 로컬푸드 직매장에서 채소·육류·건채류·가공식품 등을 내놓고 판매하고 있다. 참여농가는 당일 아침 농장에서 농산물을 수확해 직접 가격을 측정하고 가격표시와 바코드를 붙여 로컬푸드 직매장 판매대에 진열하게 된다.
매일 아침 농가들이 직접 생산한 농산물을 포장해 자율적으로 가격을 정해 내놓고 있으며, 판매정산관리는 농협이 맡고 있다.

■ 생산자와 소비자 간 신뢰 상승
현재 우리나라의 일반적인 농산물유통채널은 생산자→산지유통인→도매시장→경매→중도매인→소매상→소비자 순으로 농산물이 5~6단계의 복잡한 과정을 거치게 된다. 하지만 로컬푸드 직매장은 생산자→직매장으로 유통을 간소화, 유통마진을 최소화해 생산 농가와 소비자에게 수익을 돌려주고 있다. 물류비와 포장비를 크게 절감, 판매가격을 시중 가격보다 20~30% 낮췄기 때문이다.

유통단계를 간소화는 농가의 수익증가와 함께 소비자에게 좀 더 싼 가격에 신선한 농산물을 제공할 수 있게 했다. 유통시간을 줄여 농산물의 신선도를 높인 것이다. 또한 로컬푸드 직매장에서는 자체규정 ‘1일 유통 원칙’을 준수하며 당일 폐점시간까지 팔리지 않은 상품은 생산자가 직접 회수해가는 등 소비자들에게 신선한 농산물을 공급하고 있다.

이와 함께 로컬푸드 직매장은 생산자가 당일 아침에 수확한 농산물을 직접 매장으로 가져와 생산자 본인이 가격, 생산자명, 주소, 전화번호, 품목명, 출하일자 등이 표시된 바코드라벨을 상품에 붙여 판매대에 진열하고 있다. 모두 얼굴 있는 상품들인 것이다.
생산자는 자신의 농산물을 먹는 소비자들을 알게되고, 소비자 역시 생산자를 알게 된다. 생산자는 이에 대한 책임감을 느끼게 되고, 이를 통해 안전하고 믿을 수 있는 먹거리가 생산 되는 계기로 작용하게 된다.

■ 지속적인 농산물 품질·직매장시스템관리
용진농협은 자체 안전성 검사기기를 이용해 믿을 수 있는 먹거리를 제공하고 농산물품질관리원 전북지원 완주군과 협약을 맺어 안정성 검사를 실시하고 있다.
이 같은 시스템 운영은 생산자에게는 안정적 판로 확대를, 소비자에게는 저렴하고 안전한 먹거리를 제공한다는 당초 취지를 충분히 살리고 있는 것이다.

또한 용진농협은 로컬푸드 직매장 참여농가의 인식제고를 위해 지속적인 교육을 제공할 계획이며, 기존 참여농가와 함께 새로운 농가를 영입·육성할 예정이다. 이에 앞으로 더욱 다양한 완주군의 농산물이 로컬푸드 직매장에 판매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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