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과 들에서 장본 재료로‘자연’ 담은 밥상 선사

▲ 김덕수 대표와 그의 친언니 김금자씨 (왼쪽부터)
여주군의 최남단, 해발 609m의 오갑산이 포근하게 둘러싸고 있으며 비옥한 토지, 청정 환경을 자랑하는 여주군 점동면. 이곳에 맛집이라면 전국 방방곳곳 찾아가는 식도락가들의 입은 물론 눈, 코, 귀 등 오감을 사로잡은 곳이 있다. 바로 농가맛집 ‘토리샘(대표 김덕수·57세·여주군 향토음식연구회장)이다.

토리샘은 여주군농업기술센터가 발굴·육성한 향토음식지원화사업장으로 지난 2010년 12월 개장했다. 이 농가맛집은 토리샘이란 간판을 걸고 운영한 역사는 짧지만 식도락가들 사이에선 이미 입소문이 파다한 곳이다.
작지만 야무지고 옹골찬 뜻의 ‘토리’와 앞마당에 위치한 옻샘의 ‘샘’을 따서 지은 ‘토리샘’. 이곳으로 농촌의 맛을 찾아 떠나보자.


감칠맛 나는 종갓집 며느리의 손맛

식도락가들의 입맛을 사로잡은 토리샘 안주인인 김덕수 대표는 19살 종갓집에 시집왔다. 어린나이에 큰살림을 맡는 것이 쉽지만은 않았다. 하지만 지역에서도 알아주는 손맛을 가지고 계셨던 시어머니에게 향토음식을 전수받으며 큰살림을 이끌 수 있었다.
“저희 집은 종갓집이라 늘 사람들로 북적였어요. 그 큰살림을 혼자 맡아서 하다 보니 음식 솜씨가 늘 수밖에 없었죠. 그리고 시어머니께서 음식 솜씨가 좋으셨어요. 평생 가족을 위한 먹거리는 손수 만드셨어요. 또 향토음식을 계승하고자 하는 뜻이 크셔서 된장, 간장, 고추장 등을 만들 때 전통방식을 고수하셨죠. 저는 그 맛과 정신을 지키고 있는 겁니다.”
김 대표는 시어머니로부터 종갓집 대대로 전해 내려오는 전통장류와 향토음식을 전수 받아 주요리부터 반찬 하나까지 모든 음식을 손수 만들고 있다.

“산과 들로 장보러 가요”

토리샘이 식도락가들의 입맛을 사로잡은 이유는 김 대표의 손맛과 함께 ‘특별한 재료’에 그 비법이 숨겨있다. 특별한 재료란 바로 ‘자연’이다. 김 대표는 식당을 운영하면서도 농산물 시세를 알지 못한다. 모든 재료를 자연에서 얻기 때문이다.
“저는 여성농업인이잖아요. 쌀, 찹쌀 등 잡곡 종류는 물론이고, 상추, 가지, 고추, 마늘 등 제철 농산물을 재배하고 있어요. 또한 바로 뒤에 있는 오갑산에 자생하는 산딸기, 산나물 등을 채취해 사용하고 있죠. 조금만 노력하고, 눈을 돌리면 사방에 식재료가 있으니 시장에 갈 필요가 없어요. 토리샘의 요리 중 유일하게 사는 것은 ‘돼지고기’뿐이랍니다.”

예약제로 운영되는 토리샘은 손님이 예약한 날 아침에 식재료에 사용될 농산물을 수확한다. 갓 수확한 농산물로 반찬을 만들기 때문에 더욱 맛있고 신선하다.
또한 모든 요리에는 화학조미료를 절대 넣지 않는다. 김 대표가 직접 담근 효소, 된장, 간장 등으로 간을 맞춘다. 이에 웰빙을 추구하는 도시소비자들에게 환영받고 있다.

“맛과 건강 잡은 향토음식 대령이요~”

김 대표의 손맛과 자연이 가득 담긴 토리샘의 대표메뉴는 ‘토리샘정식’과 ‘토리샘토종닭백숙’ 두 가지다.
토리샘정식은 국산돼지고기를 6시간이상 벚나무로 훈연한 훈제바비큐 정식이다. 이 정식은 향토음식 세계화를 위해 외국인 입맛에도 일품인 음식을 고민하던 중 대학에서 조리학을 전공한 아들에게 아이디어를 얻어 탄생하게 됐다.

정식에는 벚나무 향이 은은하게 베인 바비큐와 함께 직접 재배한 채소로 만든 상큼한 샐러드, 고소한 산나물 무침, 젤리처럼 탱탱한 도토리묵, 전병, 손두부 등 한상 푸짐하게 차려진다.
토리샘토종닭백숙은 김 대표가 뒷산에서 자연 방사해 키운 토종닭을 이용한 백숙정식이다.

특히 이 백숙에는 당귀, 엄나무, 가시오가피, 인삼, 동충하초 등 30여가지의 한방 약제를 24시간 고아 추출한 엑기스를 넣는다. 약재를 닭과 함께 넣고 삶은 것보다 한방엑기스를 넣은 백숙의 맛이 더 깔끔하며, 약효 성분이 뛰어나다.
또한 백숙과 함께 현미찹쌀, 녹두 등 오곡 잡곡이 들어간 죽과 함께 먹으면 일품이다.
이와 함께 모든 메뉴에는 오가피, 두릅, 깻잎 등 각종 장아찌가 함께 올라와 식욕을 돋운다.


향토음식과 농촌문화 알리기에 앞장

토리샘은 단순히 외식공간이 아닌 농촌체험을 함께 할 수 있는 곳으로 이용되고 있다.
도시에 살아 전통음식을 접해보지 못한 사람들을 위해 된장 만들기, 떡 만들기, 장아찌 만들기 체험 등을 하고 있는 것. 또한 농사체험도 도시민들에게 인기다. 고구마 캐기, 고추 따기 등 제철 농산물을 이용한  다채로운 체험이 이뤄지고 있다.
이렇듯 농촌과 향토음식 알리기에 앞장서고 있는 김 대표는 앞으로도 다양한 체험과 함께 ‘향토음식 교육장’ 건립을 꿈꾸고 있다.

“요즘 젊은 사람들이 향토음식을 잘 알지 못하는 것이 안타까워요. 또 한국에 정착해 살고 있지만 김치도 만들지 못하는 결혼이주여성들에게 우리의 것을 알려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어요. 교육장을 건립해 많은 사람들에게 향토음식을 알려 우리의 것을 지키고 싶습니다.”
한국을 넘어 세계에 건강한 음식을 전파하고 싶다는 김 대표의 당찬 포부를 나타냈다.

주소 : 경기도 여주군 점동면 관한리 419-1번지
예약전화 : 010-9251-7676
홈페이지 : http://www.saemgard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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