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민족 최대의 명절인 추석. 반가운 친지들을 만나 정담을 나누고 맛있는 음식을 먹을 수 있어 입과 눈은 즐겁지만, 우리 몸의 각종 관절들은 고생길이다. 음식을 장만하는 사람들은 평소보다 많은 음식을 준비하느라 허리, 무릎, 손목 등 온갖 관절이 다 무리를 하게 되고, 고향을 찾아 자동차를 운전하는 이들은 허리나 목, 어깨의 통증에 시다릴 수 있다. 전문의들은 무엇보다도 관절에 무리를 주지 않는 자세로 요리나 운전을 하되, 중간에 쉬는 시간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고 권고한다.


 ■ 의자에 앉아 요리하라

과거보다는 음식 장만이 많이 줄었다지만, 여전히 추석 음식 준비는 그 자체로 관절에 해롭다. 되도록이면 먹을 양만 준비하도록 해 노동 시간을 줄이고, 의자에 앉아서 요리를 하는 것이 관절 건강을 해치지 않는 지름길이다. 쪼그려 앉거나 방바닥에 앉으면 엉덩이나 무릎 관절은 물론 허리 관절에까지 영향을 줘 명절 뒤에 심한 통증이 생길 수 있다.

 의자에 앉기만 해도 허리에 가해지는 몸무게 부담을 크게 줄일 수 있고, 꼭 방바닥에 앉을 수밖에 없다면 방석을 까는 것이 좋다. 친지들이 오랜만에 모여 음식이나 술을 먹거나, 화투 놀이 등을 할 때도 마찬가지이다. 음식 준비 뒤 허리나 손목, 어깨 등이 아플 경우, 20~30분 정도 온찜질을 해주면 통증 감소에 도움이 된다. 가장 중요한 점은 가사 노동을 온 가족이 함께 나누는 것이다. 일하는 시간이 줄수록 관절의 통증 역시 줄어든다.

■ 장기간의 음식 준비,어깨와 무릎 통증 유발할 수 있어

차례상 전 부치기와 같은 단순 가사일을 장시간 할 때 손목에 무리를 줘 통증을 유발하는 경우를 들 수 있다. 이 외에도 서 있는 상태에서 허리를 숙인 채 요리를 하는 경우에도 근육과 인대가 불필요한 힘을 쓰게 돼 근육 피로도가 증가하고 근육통과 요통을 유발하게 된다. 따라서 집안일에 주로 사용하는 손은 자주 번갈아 사용하고, 몸 전체의 자세 역시 수시로 바꿔주는 것이 좋다.
또한 1시간에 1번 정도는 손을 뻗어 팔과 어깨의 스트레칭을 해주는 것이 바람직하다. 어깨와 목의 힘을 뺀 상태에서 앞뒤 좌우로 고개를 충분히 돌려준 후, 한 쪽 손을 머리 위로 넘겨 반대편 귀에 닿은 상태로 고개를 지그시 눌러주면 근육통 해소에 도움이 된다.

서서 오래 일할 경우에는 상체 못지 않게 하체에도 무리를 줄 수 있는데, 음식 준비 등으로 인해 장시간 서 있을 경우 특히 다리에 피로감을 느끼면서 퉁퉁 붓는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 이 때는 따뜻한 물에 족욕을 하면 경직된 근육과 신경 근육을 풀어주는 데 효과적이다. 물의 온도는 40~42도 정도가 적당하며, 발을 물에 담근 채로 10분에서 15분 가량 양 발을 마주 대고 비벼주는 것이 좋다. 또한 스스로 발바닥 지압을 해주는 것도 다리 피로를 풀어주는 데 도움이 된다.

■ 최소 2시간마다 쉬면서 운전, 틈 날때마다 스트레칭해줘야

한 자세로 오랜 시간 운전하게 되면 이른바 ‘이코노미 증후군’이 나타날 수 있고, 허리와 어깨에 심한 통증이 올 수 있다. 운전자에게 이코노미 증후군이 나타나는 이유는 비행기의 좁은 좌석에 앉아 있는 것처럼 한 자세로 오래 있으면서 장딴지 근육이 움직이지 않게 되기 때문이다. 원래 심장에서 다리로 내려간 피는 상당부분이 다리 근육이 수축할 때 피를 짜주면서 심장으로 올라가는데, 같은 자세로 운전을 계속하면 이 근육 수축이 이뤄지지 않는다. 결국 피가 다리에 정체되면서 드물기는 하지만 혈전이 생겨 다른 혈관을 막게 되는 이코노미 증후군이 나타날 수 있는 것이다.

또 같은 자세로 오랜 시간 운전을 하면 허리와 목, 어깨 근육이 긴장하면서 심한 통증을 부를 수 있다. 이를 예방하려면 최소 2시간마다 한번씩은 차를 세우고 10분 이상 쉴 필요가 있다. 이 때 가볍게 걷기와 함께 스트레칭을 하면 좋다. 스트레칭 요령은 차의 범퍼에 한쪽 다리를 올리고 상체를 다리 쪽으로 굽히는 자세를 15초 정도씩, 양쪽을 번갈아 하면 된다.
어깨와 허리를 위해서는, 차 안에서는 한 손으로 운전대를 잡고 다른 한 손은 천장까지 손을 뻗는 동작을 반복하거나, 양어깨를 힘껏 위로 올렸다가 내리기를 반복하는 것도 좋다.

운전 자세도 중요한데, 등받이는 90~100도 정도로 세우고 엉덩이를 뒤로 밀착시킨 자세에서 운전대 윗부분을 잡았을 때 팔이 쭉 펴진 자세가 권고된다. 페달을 밟았을 때에는 무릎이 다 펴지지 않을 정도로 거리를 유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등받이를 뒤로 젖히고 운전하면 허리의 피로감이 더 심해질 수 있다. 뒷주머니에는 지갑 등을 넣지 말고 비워두고, 목받침대를 이용하는 것도 권장된다. 명절 후 관절에 후유증이 남지 않으려면 자주 휴게소에 들러 관절을 스트레칭 해주는 것이 좋으며 운전 중 틈틈이 긴장된 부분을 주물러 주어 통증을 방지해야 한다.

 ■ 성묘길에서는 안전사고에 주의하자

성묘를 하러 산에 올라갈 때는 경사가 높고 비탈진 산길을 오르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평소에 쓰지 않던 다리 근육이 갑자기 경련을 일으키거나 발을 헛디뎌 무릎 사이에 있는 물렁뼈나 발목 관절에 손상을 입을 수 있다.

또한 나이가 많은 부모님들의 경우 자칫하면 넘어져 무릎에 타박상을 입거나 손목 관절이 골절될 수도 있으므로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안전한 성묘를 위해서는 산에 오를 때 넘어지지 않도록 지팡이를 사용하고 운동화나 등산화를 준비해 가는 것이 중요하다. 높지 않은 산을 오르더라도 출발 전에 반드시 간단한 준비운동을 해야 하며, 넘어져 다쳤을 경우 압박붕대 등을 감아 다친 부위가 많이 움직이지 않게 고정해야 한다.

■ 추석 먹거리, 식중독과 과식 조심해야

명절 음식은 튀김이나 전, 잡채 등 기름기와 지방이 많은 음식이 높은 비중을 차지하기 때문에 과식이나 소화불량 등이 발생하기 쉽다. 지방이 많은 음식은 소화 능력을 떨어뜨려 소화불량을 야기할 수 있다. 또한 동물성 지방이 많은 음식은 식도와 위 사이 괄약근을 느슨하게 하고 위산 분비를 촉진시키며 위에 장시간 머물게 해 역류 가능성을 높여 식도곳곳이 헐거나 염증을 일으키는 역류성 식도염을 유발할 수 있다. 따라서 튀김은 튀김옷을 최대한 얇게 하여 기름 흡수량을 줄이고, 나물의 경우 볶는 것보다는 무치는 방법으로 요리해 가급적 기름을 적게 사용하는 것이 좋다.

식중독 또한 조심해야 한다. 추석에 항상 먹는 송편 등 직접 손으로 만드는 음식의 경우 미생물에 오염될 가능성이 높다. 특히 올해에는 기온이 예년 추석에 비해 높을 것으로 예상돼 음식물을 상온에 두지 말고 냉장, 냉동 보관하는 것이 안전하다.

식중독에 걸리면 복통을 동반한 구토나 설사 증상이 나타나며 보통 음식을 먹은 후 빠르면 1시간 이내, 늦으면 72시간 이내에 증상이 발현된다. 동일한 음식을 같이 먹은 사람 중 2명 이상에게 같은 증상이 나타난다면 식중독을 의심해 볼 수 있다. 간혹 자가진단으로 소화제나 지사제를 복용하는 경우가 있는데, 억지로 구토나 설사를 멈추게 되면 섭취한 독성물질이 체외로 빠져 나가지 못해 오히려 몸에 해가 될 수 있다. 따라서 전문의를 찾기 전까지는 일단 물을 많이 마시고 설탕이나 소금을 타서 마시면 전해질 균형을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된다.

 ■ 명절 마지막날은 산책을 하자

명절 뒤 업무에 잘 복귀하려면 연휴 중에 망가진 생체리듬을 다시 회복해야 한다. 이 때문에 연휴 마지막 날은 산책과 같은 가벼운 운동을 하는 것이 권장된다. 산책 중에 스트레칭이나 가벼운 체조를 하면 더욱 좋다. 또 연휴 마지막 날은 피곤하더라도 평소와 같이 일어나도록 하며, 정 졸리다면 낮잠을 20~30분 정도 자는 것이 생체리듬 회복에 좋다. 연휴 중에 친지가 모였을 때에도 먹고 마시기보다는 함께 산책을 하면서 이야기를 나누면 관절 건강을 지키는 것은 물론 비만이나 호흡기 질환 예방에도 도움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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