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무안군하면 흔히들 양파를 상기하기 마련이다. 최근 무안양파가 ‘지리적표시제’까지 획득한 터라 무안양파의 유명세는 하늘 높은 줄 모를 정도다. 그러나 무안군이 내세우는 자랑거리 중 두 가지를 꼽으라면 양파와 연(蓮)이다.

무안군에서는 양파와 연 이 두가지의 특산품을 중심으로 한 가공산업에 관심이 높다. 특히 양파, 연을 이용해 갖가지 요리, 음료 등 산업화를 주도적으로 시도하고 있는 곳이 무안군생활개선회(회장 정수자)이다. 무안군생활개선회를 찾아 그들의 활약상을 들여다 봤다.[편집자 주]

실제로 무안생활개선회는 지역특산물인 양파, 연 등을 이용한 음료, 요리 등을 직접 개발해 소비자들에게 선보여 큰 호응을 얻기도 했다. 군내 각종 행사에서 양파, 연 등을 활용한 요리 시식행사에서는 소비자들이 줄을 서가며 맛을 보는 진풍경을 연출키도 했다. 급기야 맛을 본 소비자들이 ‘제값 주고 사먹을 테니 팔아 달라’고 아우성을 쳤을 정도다.

지난 8월 4일~12일까지 개최된 무안백련축제에서는 그동안 생활개선회가 개발한 각종 요리를 직접 판매하는 시도를 했는데, 소비자들로부터 뜨거운 반응을 불렀다. 인공 조미료를 전혀 사용하지 않으면서도 감칠 맛 나는 각종 요리는 소비자들의 입맛을 사로잡기에 충분했기 때문이다.

지난 1958년 생활개선구락부로 출발, 1990년 농촌지도자중앙회 생활개선분과위원회로 활동해오다 지난 1994년 사단법인으로 새롭게 출발한 무안군생활개선회는 현재 정수자 회장을 비롯해 560명의 회원들이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다.

무안생활개선회는 지역농업을 기반으로 한 특색있는 농촌여성 조직으로 육성, 공동화·고령화에 대응한 전문 농업인력으로서의 능력배양, 1회원 1과제 연구회 가입·활동으로 전문능력 배양 등을 올해 추진목표를 설정하고 분주한 발걸음을 멈추지 않고 있다.

특히 풍물놀이, 우리음식, 천연염색, 생활원예, 규방원예 등 1인 1과제 분과 가입활동 추진은 회원들에게 높은 호응을 얻고 있다. 회원들에게 소속감을 불어넣는 것은 물론 ‘할 수 있다’라는 자신감을 갖게 된 회원들의 자발적 참여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또 농특산물직거래, 농산물 공동구입, 일감 갖기 생산제품 판매, 도시여성 농사체험 추진 등 지역 우수농산물 홍보 및 농외소득활동 추진에 적극적으로 전개하고 있다.

이밖에 무안생활개선회는 시장바구니 사용, 쓰레기 분리수거, 농약빈병 및 폐비닐 등 폐농자재 수거, 가로수·유실수 심기, 주제가 있는 마을 조성 등 각종 사회·봉사 활동을 끊임없이 이어가고 있다.

이처럼 각종 행사로 분주하지만, 회원들의 참여가 결코 떨어지지 않는 것은 무안생활개선회의 큰 장점이다. 정수자 회장은 “봉사활동만 십수년간 해온 그동안의 활동이 회원들에게 자연스레 몸에 배어나 스스로 참여할 수 있는 분위기가 조성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정 회장은 “솔직히 영농활동만도 벅찬 회원들이 많지만, 잠시 일손을 놓고 봉사활동에 참여하는 의지는 무안생활개선회만의 자랑거리”이라며 “우리 농촌에서 회원들의 손길이 필요하다면 어디든 도움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바쁜 영농활동속에서도 회원들은 잠시 짬을 내 ‘농촌사랑 간병인’, ‘무의탁 노인 밥 짓기’, ‘청소년 가장 지원’ 등 각종 봉사활동을 연중 실시해 지역사회에서 생활개선회의 칭송은 그치질 않는다.

무안생활개선회는 최근 우리 농촌에서 새로운 변화를 이끌고 있는 이주여성에 대한 지원책을 강구하고 있다. 농촌으로 시집온 이주여성들의 조속한 적응을 위해 움직임을 시작했다는 것이다. 비록 이주여성들을 위한 교육프로그램이 완벽하게 준비돼 있는 것은 아니지만, 중·장기적 목표를 두고 이주여성들과 함께하는 생활개선회를 시도하고 있다는데 높은 점수를 받고 있다.

무안군농업기술센터 진종옥 생활지도사는 “이주 여성이 그들의 문화를 생활개선회원들에게 전달할 수 있는 교육을 진행중”이라면서 “이주여성과 생활개선회원간 교류를 점진적으로 확대하는 방안을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양한 봉사활동에 자연스럽게 참여, 특산품 산업화에 앞장, 우리농촌 발전에 적극 참여 등 무안생활개선회의 활약상은 어느 모로 보나 아름다운 사람을 표현한 ‘팔방미인(八方美人)’에 비유해도 결코 낯설지 않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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