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개발 투자 확대가 미래 한국농업 ‘씨앗’”
기후변화, 시장개방, 곡물위기 등 세계농업 요동
농업발전 견인차는 튼실한 연구기반, 선진기술 보급
안팎 위기 넘을 ‘새 틀’ 필요…동력은 R&D 집중투자
농업발전 견인차는 튼실한 연구기반, 선진기술 보급
안팎 위기 넘을 ‘새 틀’ 필요…동력은 R&D 집중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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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업의 틀, 구조를 바꿔야한다는 주장이 심심찮게 제기되고 있다. 무엇을 어떻게 바꿔야하는가에 대한 논의도 봇물을 이룬다. 이른바 대선정국에서의 농정공약을 비롯해 학계와 농업인단체의 요구안이 ‘새 틀’에 비견된다. 농산업을 이끌기도 하고 규제하기도 하는 정책의 중요성은 애써 부인할 필요는 없다.
그러나 농업발전의 주요한 축으로 작용해온 연구개발(R&D) 부문을 잡도리하지 않으면 실효성 있는 정책도, 쏟아 넣는 예산도 무용지물이 될 수 있다. 노동집약적인 우리 농업이 자본집약의 여타 산업이나 농업강국의 농산업과 그나마 맞서고 경쟁할 수 있었던 것은 짧은 기간 비약적인 발전을 보인 농업기술이 든든하게 자리 틀고 있었기 때문이다. 녹색혁명, 백색혁명 같은 농업혁명의 산실은 바로 연구와 개발에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닌 까닭이다. 농업발전 역사가 연구개발 강화의 필요성을 역설하고 있는 것이다.
이 같은 문제의식에서 본지는 농업발전의 주요축이 돼왔으며 향후 새로운 틀을 짜고 성장을 견인해낼 수 있을 농업 연구개발의 성과와 과제를 짚어보고자 한다. 특히 농업 연구개발의 대표기관인 농촌진흥청의 최근 성과를 집중적으로 살펴봄으로써 향후 10년 이상 농업현장에서 각광받을 기술들을 소개하는 한편 보완과제 제시를 통해 농촌진흥청의 분발을 촉구할 계획이다. 마지막 회로 박현출 농촌진흥청장 인터뷰를 싣는다.
■ 농촌진흥청장에 취임한 지 1년여가 됐다. 그간 성과를 간략히 말씀해달라.
올해는 농촌진흥청 개청 50주년 해로 내부혁신과 일하는 방식을 개선하는데 주력했다고 자부한다.
이를 위해 농촌진흥청에서는 연구 어젠다를 5분야 19어젠다 70개 대과제로 재설정하고, 농가소득 증대와 관련한 현장성과 중심의 평가체제를 구축했다.
더불어 농업 R&D 성과 극대화와 업무효율 향상을 위해 본청 인력을 감원하고, 농과원과 같은 소속기관의 인력을 보강하는 등 기술보급 담당 공무원들의 역량강화에도 노력을 기울였다.
또한 귀농귀촌종합센터 통합 운영, 현장기술지원단 운영 등 농식품부 농업정책과의 공조체계 강화 등을 통해 시너지 효과를 발생시켰다.
이밖에도 농촌진흥청에서는 올 해 ▲4가지 병해충 저항성 벼 품종 ‘익산592호’ ▲돼지 유전체 완전 해독 및 지도 작성 ▲지중저수열 이용 히트펌프 냉난방 기술개발과 같은 성과를 올렸으며, 2012년 국가과학기술위원회 주관 국가연구개발사업 우수성과 66건중 10건이 선정됐다.
취임 후 대내외적으로 현장중심의 농촌진흥사업을 추진하기 위해 적극적인 소통을 주도했다.
먼저 내부적으로는 전문연구부서를 순회하고, 직원들과의 수차례 간담회를 통해 올바른 연구방향을 설정하는 등 연구개발기술이 현장에 적용될 수 있는 방안을 찾았다.
이와 함께 직원들에게는 개인 경쟁력을 갖추도록 적극적으로 당부했는데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발휘할 수 있는 의식변화가 필요하다.
또 외부적으로는 역대 농촌진흥청장·전국단위 농업인단체장들과의 간담회를 통해 현장의 목소리를 수렴하고, 연구개발과 기술보급에 반영했다. 더불어 RDA 인테러뱅, 월드포커스, 알기쉬운 농업용어집 등을 발간했다.
■ 지난 2008년 조직개편 등으로 인해 여성농업인과 같은 농촌사회분야 연구가 미진하다는 지적이다.
2008년 농촌진흥청 전체 조직축소로 인해 농촌자원개발연구소 농업인복지과가 폐지되는 등 농업인 건강, 여성농업인 등의 연구가 미진 할 수 밖에 없었다.
그럼에도 올 해 각 부서에서는 ▲농촌어메니티 발굴 ▲전통지식연구 ▲농작업안전연구와 같은 연구업무를 지속적으로 수행했으며, 앞으로도 농작업 안전과 다문화 등 관련 분야를 종합적으로 연구해 나갈 계획이다.
■ 농가소득 향상을 위한 친환경 유기농업 지원은 어떻게 하고 있나.
국내 유기농식품 시장규모는 2008년 3조2,000억원 2009년 3조 7,000억원, 2011년 5조5,5000억원으로 매년 26%씩 성장하고 있는 추세다.
이와 관련 농촌진흥청에서는 친환경농업의 성공적인 연구개발을 위해 난황유와 미생물 등을 이용한 병해충방제 친환경 농자재를 개발하는 등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또 소비자 안전 요구에 부응하기 위해 친환경 농산물과 유기농자재에 대한 품질 인증제를 도입 매뉴얼을 개발하고 있고, 보다 획기적인 유기농업발전을 위해 친환경농업단체화의 협력체계를 구축하는 등 기술개발에 노력하고 있다.
■ 농업의 미래 성장동력을 창출하는 데도 힘을 기울여야하지 않나.
농축산업은 기능성식품, 의약품 분야에서 다양한 식의약 소재로 활용되는 등 미래 성장동력 산업으로도 각광을 받고 있다. 농촌진흥청에서도 비타민 C를 함유한 황금쌀, 당뇨 예방 고아미, 고혈압 예방 홍국쌀을 개발했다.
또 실크치주막, 봉독함유 여드름 치료제와 같은 양잠·양봉산물을 이용한 식의약소재도 14건을 올 해 개발하는 성과를 올렸다.
이밖에도 왕겨와 쌀겨를 이용한 생분해성 필름을 개발하는 등 섬유, 에너지 소재개발에도 앞장섰다.
■ 지난 1년간 농촌진흥청의 R&D 연구성과에 의미를 부여한다면.
농촌진흥청에서는 농업과학기술 기초기반연구, 실용화 기술 등을 포함한 ▲품종개발 ▲특허 ▲논문 ▲영농활용 ▲정책건의 분야에서 가시적인 성과를 올렸는데 이는 기후변화 대비와 녹색성장에 맞는 연구를 추진한 결과다.
또 국가 R&D 예산의 3.4%만을 사용해 우수성과 비중 15%를 차지한 것은 연구원들의 땀의 결실이다.
앞으로도 농촌진흥청은 우수인력 확보를 통해 농식품산업 발전에 기여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 FTA 대응과 관련해 농촌진흥청에서 어떤 대책을 추진하고 있나.
한미, 한중FTA로 우리 농산물은 국내시장에서 수입농산물과 경쟁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국내농산물이 수입농산물에 맞서기 위해서는 농업인들이 기본적으로 저비용·고품질 생산과 저비용·고효율 마케팅을 펼쳐야한다.
이에 농촌진흥청에서는 못자리 없는 직파재배기술과 같은 R&D를 지원하고, 전문인력 양성에 더욱 매진할 것이다.
또 정부차원에서도 제정이나 세제지원과 같은 제도개선을 과감히 시행해야한다. FTA로 인해 농업 농촌이 어렵지만 시장이 넓어지고, 농식품산업이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전환 될 수 있는 전화위복의 기회로 삼는다면 위기는 극복될 것으로 믿는다.
■ 올해는 귀농열풍이 불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데, 농촌진흥청의 귀농·귀촌과 관련한 성과는.
지난 3월 12일 농촌진흥청, 농어촌공사, 농협을 통합한 귀농·귀촌종합센터가 농촌진흥청내에 개소했다.
귀농·귀촌종합센터는 귀농·귀촌에 관련된 원 스톱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데 10월까지 전체 상담건수가 1만6,402건에 달하는 등 1일 평균 100건의 상담이라는 성과를 달성하고 있다.
농촌진흥청에서는 귀농·귀촌인들이 농촌에 성공적으로 정착 할 수 있도록 ▲단계별 맞춤형 종합상담 ▲민간부분 협력 귀농·귀촌 교육 ▲시군농업기술센터연계 영농기술 교육 등 적극적인 노력을 다하겠다.
■ 마지막으로 마무리 말씀 부탁드린다.
우리농업은 FTA, 기후변화와 같은 변화의 소용돌이를 맞이하고 있는데 농업 경쟁력 제고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농촌진흥청과 같은 전문농업기관을 통한 R&D가 뒷받침이 되어야 한다.
농업은 생업에서 산업으로 점차 진화하고 있는데 미래에는 식량안보 산업으로서의 역할과 함께 일자리를 창출하는 부가가치가 높은 산업이 될 것으로 믿는다.
농촌진흥청에서는 농업이 국민의 먹거리를 책임지는 효자산업으로 성장 할 수 있도록 적극적인 투자와 연구개발을 할 것을 약속드린다.
농식품산업이 새롭게 전진할 수 있도록 많은 관심과 협조 부탁드린다.
김수현 기자
soohyun@nongupi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