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정’과 ‘뚝심’으로 귀농 성공 반열 오르다

“귀농 성공이요? 아직 성공보다 실패경험이 더 많아요. 후배 귀농인들에게 성공사례가 아닌 실패사례를 알려주며 막다른 길로 가지 않게 길을 안내할 뿐입니다.”

전라남도 장성군 남면에 위치한 <행복한 반석농원>의 김옥순, 김승권 부부는 귀농인의 길잡이가 되며 농업·농촌과 잘 동화될 수 있게 교량자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김 씨 부부는 2005년 광주광역시에서 장성군으로 귀농해 블루베리, 라즈베리, 매실, 사과, 가시오가피, 헛개나무 등 27000㎡(8천여평) 규모의 농장을 운영하는 귀농부부이다.

김 씨 부부가 귀농을 결심하게 된 것은 아이들의 교육을 위해 농촌을 자주 왕래하면서부터였다.
김옥순 씨는 “아이들에게는 농촌이 최고의 교육장이죠. 그래서 주말마다 농촌을 찾아다녔어요. 이 때문에 귀농을 결심 했다기보다 자연스럽게 귀농을 하게 됐어요.”라며 8년 전 귀농을 시작했을 때를 회상했다.

그러나 그녀의 생각만큼 농촌으로 가는 길이 순탄치 않았다.
이 씨 부부는 귀농 후 첫 작목으로 가시오가피와 헛개나무를 3300㎡(1천여평)에 심었다.  생산만 하면 모두 수매해 준다는 지인의 말을 철썩 같이 믿었기에 과감하게 농사를 시작했다. 그러나 첫 수확의 기쁨도 잠시, 유통을 책임져주겠다던 지인이 나몰라라하며 생산한 가시오가피와 헛개나무의 유통이 막히게 됐다.

유통센터, 생물협회, 생약협회 등 모두 다니며 판로를 찾았다. 그러나 유통할 수 있는 방법은 없었다. 마지막 방편으로 친척, 친구를 통해 아름아름 직거래로 팔기 시작, 스스로 판로개척에 나섰다.
귀농 후 여러 어려운 점에 봉착하게 됐지만 그 이상으로 농업에 매력을 느낀 김 씨 부부는 본격적으로 농사를 지어보겠다고 결심했다.

김승권 씨는 “사람들이 입버릇처럼 할 거 없으면 농사나 짓지 뭐 이런 말들을 하잖아요. 그런데 농업이 단순한 게 아니라 모두 과학이에요. 대충 봄에 씨 뿌리고, 가을에 수확하는 개념이 아니죠. 동네 어르신들이 참 대단하게 느껴졌어요.”라고 농사를 지으며 어려웠던 점을 토로했다.
김 씨 부부는 전라남도농업기술원, 농촌진흥청, 장성군농업기술센터를 오가며 농법을 하나라도 더 배우기 위해 불철주야 공부했다. 또 선도 농가를 찾아가 기술을 익혔다.

그러나 귀농은 농사를 잘 짓는 것만으로 잘 정착했다 말할 수는 없었다. 김 씨 부부는 “농업은 현실”이라고 입을 모으며, 농사뿐만 아니라 마을 주민과의 동화, 자금 순환 등의 문제를 귀농의 어려운 점으로 꼽았다.
이에 당장의 주말농장이라든지, 농업인 인턴제 등 차츰 농업에 발을 들여놓으며 적응 한 뒤 귀농을 해도 늦지 않는다고 조언했다.

이처럼 김 씨 부부는 8년간의 귀농 경험을 토대로 귀농인들의 멘토가 돼 아낌없는 조언과 격려를 해주고 있으며 앞으로도 귀농인들이 조금 더 빠르게 정착할 수 있게 희망의 횃불이 될 것을 약속했다.
김 씨 부부의 행복한 반석농원은 지난해 농촌진흥청에서 교육농장으로 지정돼 농촌의 가치를 높이고 농촌을 찾는 도시민과 귀농인들을  확대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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