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콜릿과 커피 전통발효 최초 성공

▲ 한두희 대표(왼쪽 첫번째)와 장지은 대표(왼쪽 두번째).


지난 달 29일 강원도 원주시 행구동 치악산 자락. 고풍스런 ‘황후’라는 간판이 걸린 손탁호텔에 들어서니 달콤한 초콜릿향으로 가득하다. 곧이어 계량한복차림 장지은(34세·장상궁), 한두희(43세·한가비)와 대표가 반갑게 맞는다.
황제가비는 호텔베이커리 출신인 장지은씨와 도예가인 한두희씨가 지난 10월에 마련한 공간으로 이들은 오랜 연구 끝에 ‘황제’ 발효 커피와 ‘황후’ 발효 초콜릿을 탄생시켰다.

‘가비’는 조선시대의 커피(coffee)를 한자로 표현한 것이고, ‘황후’와 ‘황제’는 조선에 처음으로 초콜릿을 들여온 명성황후와 처음으로 커피를 들여와 즐긴 고종황제에서 역사적 스토리를 담아냈다. 또 손탁호텔 역시 1902년 정동 29번지에 문을 연 우리나라 최초의 서양식 호텔이자 커피 판매점으로 기록되어 있다.

무엇보다 장지은 대표는 호텔베이커리 출신으로서 20살 때부터 전국의 발효 고수들을 찾아다니며 발효기술을 전수받았고 지금은 장 대표만의 발효커피를 개발했다. 또 세계 최초로 카카오에서 효소를 추출해 우리나라 전통발효 기법으로 만들어 냈다.

누구도 생각지 못했던 커피와 초콜릿을 발효한다는 새로운 발상은 여러 곳에서 인정을 받아 2011년에는 특허정보원장상을 수상했고, 2012년에는 세계발명대회 금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장 대표는 “발효커피는 카페인성분과 속쓰림으로 평소에 커피를 마시지 못하는 사람들이 마셔도 속이 대부분 불편하지 않다”면서 “밤에 커피를 못 마시는 사람도 편안하게 마실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한두희 대표도 “초콜릿과 커피를 만들면서 솔직함과 당당함으로 건강한 명품을 만들 것이고, 앞으로 우리나라 각 지역 농산물을 접목시켜 각 지역 초콜릿을 만들어 사회적 기업을 기반으로 한 지역경제 네트워크를 계획하고 있다”는 포부를 밝혔다.

한두희 대표에 따르면 발효커피는 천연원두에서 효소를 배양해 항산화 효과를 3배 가까이 높이고 카페인을 30%정도 감소시켰다. 그 결과 일반원두에서는 맛볼 수 없는 원두커피 본연의 아로마 향을 살렸다. 또 일반 원두커피의 떨떠름한 끝 맛이 전혀 없고 발효로 인한 감칠맛과 개운한 맛을 낸다고 한다.
더불어 황제가비의 초콜릿에는 사과, 식용꽃, 복숭아, 커피 등 다양한 재료와 함께 숙성시켜 풍미와 식감을 더했다. 이렇게 천연재료를 직접 넣어 만든 초콜릿은 인공첨가물을 사용하지 않고 발효과정을 거치면서 항산화도는 높이고 당도는 낮추어 특별한 맛을 선사한다고 한다.

특히 다른 수제 초콜릿의 유통기한 10일 전후인 것에 비해 ‘황후’는 이보다 긴 100일 정도이며, 시간이 지나면서 발효가 계속 이뤄져 당도는 계속 떨어지고 맛 또한 다른 느낌으로 다가온다고. 그래서 판매를 옹기에 담는다고 했다. 의순공주, 경순공주, 효명공주, 정명공주, 정선공주 등 다섯 종류의 초콜릿도 모두 조선시대 실존했던 공주들의 이름을 따서 명명한 것이다.

장 대표는 “소비자의 입장에서 일반 수제초콜릿의 가격보다 40~50%이상 착한가격으로 모든 사람들이 한번이라도 건강한 초콜릿을 맛볼 수 있게 하는 것이 목표”라면서 “황제가비는 사람들과 건강한 초콜릿으로 소통을 이뤄나가는 것이 꿈”이라고 전했다.

커피는 초콜릿에 반해 발효커피가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루왁’으로 사향고양이가 커피체리를 먹어 약 24시간 소화 후 배설되면서 발효과정을 거친 커피는 특유의 맛과 향이 만들어진다.
하지만 커피 100그램에 15만원을 호가하는 점과 아무리 맛이 좋은 커피라도 배설물에서 얻어진 결과물이라 점이 일반인들에게는 다가가기 쉽지 않다. 반면 황제가비는 경제성과 맛 두 마리 토끼를 잡은 셈이다.

발효라는 새로운 시도로 이들이 과연 시장으로부터 환호를 이끌어낼 수 있을까하는 궁금증이 벌써부터 생긴다. 100년의 한국 커피와 초콜릿 역사에 새로운 한페이지를 황제가비가 장식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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