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마의 역경 딛고 최고의 치즈생산 기대

전북 무주군 무풍면 김종배(57세), 고성순(53세)씨 부부는 반딧불목장을 운영하면서 젖소 60여 마리에서 잉여우유로 발효유, 모짜렐라 치즈를 만들어 지난해부터 본격적으로 판매하고 있다.
3년 전 무주군농업기술센터에 요리를 배우러 오가다 치즈를 만들어 보면 어떻겠느냐는 담당자의 추천을 받고 치즈사업을 시작한 고성순씨는 무주에서는 처음으로 시도하는 것이라 배울 곳이 없어 한국목장형유가공연구회와 같은 전국의 연구회와 교육장을 찾아다니면서 치즈가공기술을 배웠다고 한다.

특히 이렇게 갈고 닦은 실력으로 2012년에는 목장형 자연치즈 콘테스트 고다치즈부분에 입상하는 결과를 낳기도 했다고. 반딧불발효유는 살균 처리한 우유에 젖산균을 넣어 발효시킨 것으로 맛이 좋고 단백한데 자연치즈는 신선한 원유에 유산균을 접종하여 응유효소를 첨가해 응고시킨 후 유청을 제거 숙성발효시킨 치즈로, 가공치즈처럼 각종 식품첨가제와 유화제를 첨가하지 않아 안심하고 먹을 수 있다.

이들 부부는 “전국을 다니며 배우다보니 거리가 멀어 교통도 불편했고 힘도 많이 들었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발효유와 치즈를 만드는 재미에 그 때는 힘든 줄도 모르고 다녔다”고 지난 시간을 되돌아보았다.
하지만 이들 부부는 지역에서 역경을 이겨낸 부부로 더 알려져 있다.  김종배, 고성순씨는 30여년 전 젖소 2마리로 축산업을 시작해 안양, 화성을 거치면서 조금씩 목장을 키워 지금의 철목리에 자리를 잡았다.

하지만 이곳에 자리를 잡고 2002년 한 번의 큰 위기가 찾아왔다. 강한 바람과 많은 비를 동반한 제15호 태풍 ‘루사’의 영향으로 하천이 범람해 축사 두동이 무너졌다. 당시 집은 침수 돼 진흙이 10㎝정도 쌓였는데 가전기기도 침수 돼 사용할 수 없는데다 전기까지 12일간 끊어져 젖도 짤 수 없는 상황에 이르렀다.

또 하천에는 둑도 없었고 주택도 무허가였던 것이 화근이 되어 제대로 된 보상도 받을 수 없었다.
“태풍이 왔을 때 젖소는 물이 넘치지 않는 곳으로 몰아놓고 주민들은 1주일 동안 동네로 피신해 있었어요. 1주일 만에 집에 와 보니 물이 빠진 후라 축사는 물론 주택까지 진흙으로 들어 차 있는 것을 퍼내느라 얼마나 고생했는지 몰라요. 다시는 생각하기도 싫지만 돌이켜보면 축사도 다시 정비하고 목장의 소중함도 다시 한번 깨닫는 계기가 된 것 같아요.”

이어서 축산농업인의 힘듦도 토로했다.
“젖소는 하루 두 번씩 젖을 짜 주어야 하기 때문에 축산농업인들은 아파도 쉴 수가 없어요. 또 아직까지 치즈와 요거트는 홈페이지도 만들지 않고 무주에 아는 사람들에게만 아름아름 판매되고 있는데 판로개척이 숙제에요. 아마도 농업인들이라면 대부분 판로걱정을 하겠지요.”
부부에게 앞으로의 꿈을 물었다.

“가장 하고 싶은 것은 발효유, 치즈 만드는 체험목장이에요. 체험목장을 하고 싶어 다른 목장을 견학해보니 시설도 잘 돼있고 목장 규모도 커 우리 목장과는 비교가 되지 않지만 차츰 차츰 준비를 해 나갈 계획이에요. 압축기계를 구입해 고다치즈를 만들어 적상산 와인동굴에서 무주머루와인과 함께 판매를 생각하고 있고, 앞으로 판로 확보를 위해 농협 하나로마트 납품도 준비하고 있습니다.”
최근 젖소 사육하는 축산농가에서 송아지가 단돈 만원에도 거래되지 않고 있는 상황에 배합사료 값도 오름세가 지속되고 있는 등 축산농가의 사정이 여의치 않다.

하지만 이들 부부는 희망의 끈을 놓지 않고 목장을 열심히 꾸려 나가고 있는 모습에 이제 막 도움닫기를 시작한 반딪불목장의 미래가 기대되는 이유다.

주소 : 전북 무주군 무풍면 철목리 3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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